- 고광헌
아버지, 읍내 나오시면 하굣길 늦은 오후 덕순루 데려가
당신은 보통, 아들은 곱빼기 짜장면 함께 먹습니다 짜장면
먹은 뒤 나란히 오후 6시 7분 출발하는 전북여객 시외버스
타고 집에 옵니다
배부른 중학생, 고개 쑥 빼고 검은 학생모자 꾹 눌러써봅니다
어머니, 읍내 나오시면 시장통 국숫집 데려가 나는 먹었다며
아들 국수 곱빼기 시켜줍니다 국수 먹인 뒤 어머니, 아들에게
전북여객 타고 가라며 정거장으로 밀어냅니다 당신은 걸어가겠답니다
심술난 중학생, 돌멩이 툭툭 차며 어머니 뒤따라 집에 옵니다
- 창비시선, '시간은 무겁다' 중에서
젊디 젊은 부부의 장녀였던 나는
너희를 키울...라는 말이,
..때..에 닿기도 전에
늘 오금을 박았다
날로 먹은 육아로
함부로 명함 날리지 마시라고.
정정하여
철도 아직 없고
아픈 데도 없는 아빠가
내 오금셔틀의 수취인
근디,
이 시를 읽고
코 끝이 시큰한 걸 보니
어리디 어린 청춘에
덜컥 부모된 우리 아빠가
저만큼은 덜 먹고,
저만큼을 날 준 게 맞다
너희를 키울...라는 말이,
..때..에 닿기도 전에
늘 오금을 박았다
날로 먹은 육아로
함부로 명함 날리지 마시라고.
정정하여
철도 아직 없고
아픈 데도 없는 아빠가
내 오금셔틀의 수취인
근디,
이 시를 읽고
코 끝이 시큰한 걸 보니
어리디 어린 청춘에
덜컥 부모된 우리 아빠가
저만큼은 덜 먹고,
저만큼을 날 준 게 맞다
허 할까 한다
너희들 키울..이라는 말이,
..때..에 닿는 것을..
너희들 키울..이라는 말이,
..때..에 닿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