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줌인줌아웃

생활속의 명장면, 생활속의 즐거움

가을 리뷰) 한 시절을 사랑하다 지는 연인처럼

| 조회수 : 1,528 | 추천수 : 1
작성일 : 2017-11-08 05:08:18
                               - 박연준


이파리로 가득한 숲속에서
나무는 얼굴이 어디일까 생각한다

바람의 힘으로 사랑에서 떨어질 수 있다면

이파리들은
나무가 쥐고 있는 작은 칼
한 시절을 사랑하다 지는 연인

누군가 보자기가 되어
담을 수 없는 것을 담으려고 안간힘을 쓰는 일
떨어지기 위해 물방울이 시작하는 일

두세해 전 얼었던 마음이
비로소 녹고

어디선가 '남쪽'이라는 꽃이 필 것도 같은



 
여자인가하면 남자고
남자인가하면 여자인
가늠할 수 없는 이름을 가졌다면
작가로서 과히 기본 골격을 그린 거

시집한권을 다 읽고
무심코 넘긴 표지사진에 허걱한다면
시인으로서 과히 허를 찌른 거

김연수작가의 책을 첨 읽고
동명이인의 여친 1호에게 너의 이름은 어찌하여 그러한가 물었던 나인데.
송종규 시인이니, 박연준 시인이니,
이름마저 정치적으로 올바른 고아한 분들이
선입견에 쩔은 나를
요래조래 달래가며, 옳고 거친 길로만 이끄신다.

시인에게는 나도 질투하는 감정외에는 없건만(Feat. 김연수작가)
요새 애들 몰고 나가는 가을숲에서 느꼈던 내 마음을
나무는 왜 이파리를 떨구어 내는가..
요새 부쩍부쩍 나이들어 가는..
어린 맛이 전부였던 연인인가..
이제 부담스러운가..등등을
고대로, 그것두 나보다 빠르게, 
한층 업그레이드된 물로 쓰신 시인의 시가
내 마음을 꿰고 있다듯이 적시더만..

것두 모자라다는 듯이
이 시를 버얼써 읽고, 

푸른 꽃양배추를 기르며
하루쯤 다녀갔음 좋겠다고 편지하겠다며
멀리 남쪽으로 간다고..
실천에 들어가실 듯한 동료까지..

이 가을에 
많이 늦은 나는
이번 생이 처음이라 그란다며..
다음 생을 기약한다.

이름부터 멋지게 말이다.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변인주
    '17.11.21 2:01 AM

    어디까지가 시 인지 어디까지가 쑥과마눌님의 끄적거림인지 모를 글들에 늘 감탄합니다.
    시를 많이 곁에 두고 계서서 인지 아님 고향을 멀리 두고 계셔서 인지.......
    늘 촌철같은 글에 저도 덩달아 시를 찾아 읽게 되네요.
    고맙다고 인사합니다.

  • 쑥과마눌
    '17.12.31 6:45 AM

    감사합니다.
    뒷늦게 보고 답글을 답니다.
    같이 감상하면, 다 더욱 좋아집니다.

  • 2. Harmony
    '18.3.17 11:34 PM

    시도
    멋지지만

    물가에 음영을 드리운
    나무 사진
    멋집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추천
20197 가을 리뷰) 한 시절을 사랑하다 지는 연인처럼 3 쑥과마눌 2017.11.08 1,528 1
20196 도솔천의 가을 도도/道導 2017.11.07 1,305 0
20195 이 곳에 2 고고 2017.11.06 3,140 2
20194 물에 빠진 가을 도도/道導 2017.11.04 1,616 0
20193 이 장소가 어딜까요? 1 BLUE 2017.11.03 7,740 0
20192 재산몰수특별법 국회 상정을 위하여-82쿡님 도움이 필요합니다. detroit123 2017.11.03 1,067 0
20191 82쿡 능력자님들~ 이 쇼파 브랜드 좀 찾아주실 수 있으실까요?.. 1 단비단비단비 2017.10.29 3,723 0
20190 가을이 넘고 있는 담장 도도/道導 2017.10.28 1,717 0
20189 편백나무 숲의 오후 도도/道導 2017.10.26 2,226 0
20188 노고단에서 만난 일몰 도도/道導 2017.10.25 1,687 0
20187 국민 재산 되찾기 운동 본부 창립 총회 -10월 25일 오후 2.. 1 detroit123 2017.10.22 1,090 0
20186 도마뱀 길들이기 철리향 2017.10.18 1,642 0
20185 삼천포 대교의 일몰 3 도도/道導 2017.10.16 1,810 0
20184 유기견 이동봉사 좀 도와주세요 ( 미국 엘에이 / 샌프란시스코.. 1 스냅포유 2017.10.15 2,280 0
20183 제2남해대교가 연결되다 도도/道導 2017.10.14 1,488 0
20182 남해 대교가 보이는 석양 도도/道導 2017.10.11 1,902 0
20181 뽀삐와 샘의 휴가 42 연못댁 2017.10.08 5,326 3
20180 잘 살아남으셨나요? 5 천안댁 2017.10.05 2,342 3
20179 섬진강변의 가을 1 도도/道導 2017.10.03 2,061 0
20178 해국 1 어부현종 2017.10.03 1,698 0
20177 세방낙조 2 도도/道導 2017.10.02 1,585 0
20176 진도대교 2 도도/道導 2017.09.30 1,715 0
20175 코스모스를 그려보았어요 2 스냅포유 2017.09.30 2,080 0
20174 (대전)제 10회 찬송의 밤 '나를 부르네' 음악회에 당신을 초.. 멋있게 살자!!! 2017.09.29 840 0
20173 셀프감금녀 국정원직원 사진 흠흠 2017.09.26 9,489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