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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속의 명장면, 생활속의 즐거움

니치

| 조회수 : 6,077 | 추천수 : 10
작성일 : 2014-04-03 06:35:43

여러분들이 저희 나키니치를 기억해주시고,

니치 소식에 너무 슬퍼하셔서... 망설이다 씁니다.

 

니치가 스테로이드에 의존하며 아슬아슬 줄타기를 할 때 그런 고민을 했었어요.

 


우리가 생명의 탄생을 환영하고 축하하듯이, 생명의 마지막 가는 길도 축복으로 가득하면 좋겠다고.

 

마지막 날은 갑자기 찾아왔었습니다.

 

고통 속에서도 니치는 조금만 정신이 들면 나키를 찾아서 핥아줬어요.

마치 내가 떠나고 난 다음에도 잘 지내야 한다는 당부를 하는 것처럼요.

 

우리가 나키를 잘 돌볼테니 너무 걱정하지 말라고 얘기해줬습니다.

 

니치가 많이 보고 싶어요.

니치의 달큰한 냄새, 촉촉 말랑하던 코, 은근히 깔깔하던 혀, 흥분하면 360도로 돌아가던 꼬리

팔락거리다 뒤로 접히던 큰 귀, 그렇게 빨빨거리고 돌아다녀도 항상 부드러웠던 발,

그리고 따뜻하고 푸근한 니치의 품...

 

열시간이 넘게 비행기를 타고, 개와 함께 산다는 것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던 저에게로 와서

온갖 말썽 끝에 엄마아빠를 결혼까지 시키고 말았던 니치^^

 

너무나 많은 아름다운 추억들을 남겨줬고,

어떻게 살것인가를 처음부터 다시 생각하게 만들어줬고,

행복이 어떤 것인지 가르쳐줬던 니치. 

 

니치는 니치에게 주어졌던 이 세상에서의 시간을 참 유쾌하게, 그리고 충만하게 살았다고 생각해요.

 

나키가 깔고 앉은 엄마 슬리퍼, 찾아서 엄마 가져다 주려고 했는데 그만 부우욱.

 

 점심을 물고 튀다 아빠한테 딱 걸렸어요.

 


 

꽃들은 시원하겠다는 니치

덴마크 코펜하겐의 아침 공기를 갈랐던 니치의 하이킥

 



 아이스크림 트럭 앞에 가면 혼자서도 항상 줄을 설 줄 알았던, 그래서 공짜 아이스크림 꽤나 얻어먹은 천재견 니치^^

 

 개를 한번도 직접 만져본 적이 없는 크리스티나가 망설이다, 큰 마음 먹고 도전을 해보기로 했을 때, 

 니치가 이렇게 해줬어요. 요기요기 턱밑을 쓰다듬으라고.

 

  

 말하고 친구하기로 한 날, 말구유 통에 고개를 박고 말먹이를 싹쓸이하느라 바빴고.

 


 

 바닷가에서는 항상 떠내려온 나무들 수집하느라 바빴고,

 



 물 속의 바위들도 모두 구조해줘야 해서 바빴고,

 



프랑스 칸의 바다에서는 몸매 자랑하느라 바빴던 니치^^

 

니치를 떠올릴 때면 마음 속에서 눈이 부시게 밝은 빛이 퍼져나가는 거 같아요.

 


이토록이나 아름다운 존재가 내 곁에 와서 이 세상에서의 소중한 시간을 함께 보내줬구나 하고 생각하면

내가 잘 살아야겠다 하고 새삼 다짐하게 됩니다.

 

이 녀석, 참 멋지고 유쾌하죠?

부디 그렇게 기억해주세요.

3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바다봄
    '14.4.3 6:50 AM

    하늘에 반짝이는 별이 되어 아직도 아빠 엄마 나키 그리고 뽀삐까지 지켜주고 있을것 같아요..
    이렇게 사랑 넘치고 따뜻한 니치랑 삶의 한 부분을 같이 보낸 연못님은 분명 행복한 분임에 틀림이 없네요.. 니치를 보면서 뭉클함에 눈물이 나네요..
    소중한 기억 나눠 주셔서 감사해요...

  • 2. 프리스카
    '14.4.3 7:01 AM

    나무꾼 남매 니치를 저는 뽀삐로 알았는데
    니치 정말 매력적인 반려견이었네요.
    슬프면서도 아름다운 이야깁니다.

    제가 강아지 키울 준비가 안됐던 젊은 날에
    남편이 사냥견으로 데리고 다닐려고 어린 강아지 데려온 것이
    지금 보니 니치 나키 뽀삐 같은 종이였어요.
    짧았지만 그런 취미생활이 미워서 같이 집에서 내보냈는데
    다른 집에서 잘 살다 간 그 녀석 이야기를 세월이 많이 지난 다음에
    저에게 들려주면서 그렇게 충성스런 개는 없다고 남편 기억에만 있는...
    좋은 인연으로 만났으면 저도 그 녀석도 잘 살았을 것 같은
    그런 생각을 들게하는 연못님댁 사연입니다.

  • 3. echo
    '14.4.3 7:04 AM

    아침부터 가슴이 먹먹해지는 글입니다.
    니치와 나키의 사진을 보면서 어제도 울고 오늘도 울었어요.
    연못댁님은 참 행운아 같아요.
    누군가는 한평생 살면서도 알지 못하는 삶의 진리를 얘들을 통해 깨달았으니깐요.
    니치는 전생에 아마 천사였을거에요. 그럴거라고 믿습니다.
    아름다운 이야기 공유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더 많은 이야기 부탁해도 되죠?^&^

  • 4. 진진수수
    '14.4.3 7:52 AM

    아... 동물농장에서 봤던 그 친구들이 연못님의 니치와 나키인줄 몰랐어요. 아이들 학교 보내고 아침에 이 글 읽는데 눈물이 계속 나요.. 정말 아름다운 멋진 친구들입니다.

  • 5. 긴머리무수리
    '14.4.3 8:40 AM

    아래칸에서 눈물 한바가지 흘리고 와서 정신 수습하고 왔는디요..
    또,,,
    눈물이....
    그나저나 니치..
    참으로 멋있는 삶을 살다간 사람.....아니,, 견선생입니다..
    누가 그러던데요..
    밤하늘에 제일 반짝이는 별이,, 먼저 간 사랑하는 존재들의 영혼이래요,
    그래서 제일 반짝인다고.....
    어느분이 그랬냐고요?????
    긴머리무수리라고...들어나 보셨는지요..
    니치가 그 반짝이는 별로 하늘에서 내려다 보고 있을꺼예요...

  • 6. 긴머리무수리
    '14.4.3 8:41 AM

    아,,,,
    인제 일해야지.....
    마스카라 떡졌네.....ㅠㅠㅠㅠㅠㅠ

  • 7. 브라우니
    '14.4.3 9:09 AM

    연못댁님 글 하나하나 읽고 기다리다 오늘 첨 댓글 달아요.
    리트리버, 꼭 함께 살아보고 싶은 반려견종인데.
    이렇게 님 글 읽으며 더욱 빠져드네요.

    아름다운 이야기 계속 들려주실 거죠?
    (제가 정말 좋아하는 캐나다 작가 팔리 모왓의 소설을 읽는 기분이에요~~)

  • 8. 저푸른초원위에
    '14.4.3 9:12 AM

    어제 글 보고 저도 가슴이 뭉클해서 눈물이 났었답니다.
    근데
    오늘 니치를 보니 정말 "멋지다"라는 말은 이럴때 쓰는것 같아요.
    멋진 "니치"
    우리 모두에게 행복 바이러스를 나눠주고 간것 같아요^^
    연못댁님의 추억속에 자리하고 있는 니치를 가끔이라도
    같이 들여다 볼수 있었으면 하는 바램 가져봅니다.

  • 9. 망곰
    '14.4.3 9:15 AM

    출근해서 넷질하다 훌쩍 훌쩍
    민망한 상황이 되었네요..

    나키, 니치, 우리집 망곰이 할 것 없이 모든 강아지들은
    천사임이 분명합니다.

    슬며시 세상으로 와서 진짜 사랑이란게 뭔지 (슬픈 이별까지도 받아드리는...)
    알려주고 이 되어 우리를 지켜주는
    천사들이 틀림없습니다

  • 10. 털뭉치
    '14.4.3 9:25 AM

    니치는 어쩌면 뽀삐가 되어 다시 온게 아닐까요?
    나키가 다시 보고 싶어서,
    아빠, 엄마가 그리워서...
    니치야 고맙다.

  • 11. 프랑켄위니
    '14.4.3 9:36 AM

    저도 모르게 눈물이 줄줄 났어요. 글은 커녕 댓글 쓴 적도 없이 눈팅만 하던 제가 용기내어 글 남깁니다. 니치와 나키 그리고 뽀삐까지 계속 계속 보고싶네요. 앞으로 자주 소식 전해주시길 바랄게요.

  • 12. 칠리감자
    '14.4.3 9:42 AM

    저 경쾌한 발걸음
    항상 해피한 표정
    호기심을 쏘아대는 저 눈
    개구진 콧잔등
    ...

    그리고 무엇보다 탐스러운 저 두툼한 앞발
    네가 바로 행복 전도사였구나^^

  • 13. 달달구리
    '14.4.3 9:43 AM - 삭제된댓글

    저도 아침부터 눈물 쏟네요. 늘 말씀드리지만 글 올려주셔서 고맙습니다.
    부디 계속 이 천사들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 14. 소원성취
    '14.4.3 10:00 AM

    몇년전 TV동물농장인가에서 나무하는 리트리버 남매를 본적이 있어요..
    결혼을 한 이유도 요 아이들때문이라는 부인분의 인터뷰도 생생히 기억나구요..
    근데 지금 연못님 사진들을 보니 그 때 기억이납니다..
    좋은 엄마,아빠곁에서 행복한 기억만 가지고 무지개다리 건넜을거라 믿어요^^

    성견이 됐어도 사랑스러운 아이들이네요...
    사람보다 낫다는 말이 절로나오는 나키,니치 남매견입니다 ㅠㅠㅠ

  • 15. remy
    '14.4.3 10:24 AM

    랩을 기르고 싶지만 보낼 생각하면 엄두가 안나요..
    다른 녀석 바라보면 자기 보내고 다른애들 끼고 산다고 화낼까봐....ㅎㅎㅎ
    늘, 항상, 어디서든 날 향하던 눈빛,
    눈빛만 봐도, 목소리 톤만 달라져도, 표정만 바꿔도 알아채던 녀석들..
    손가락 하나 까닥해도 알아듣던 녀석들..
    지 덩치 큰거 모르고 무작정 달려와 안기고 기대고 비비적거리는 녀석들..
    보내고 너무 많이 아파서 한달만에 8키로나 빠졌었어요..

    보내고 나서.. 5년후쯤.. 꿈에 나왔어요..
    비쩍 말라서 배고프다고...
    깨서 해뜰때까지 엉엉 울었던 기억이 있어요..
    그 후에.. 보낸 날, 먹을거 잔뜩 해서 마당 구석구석 뿌려놔요...^^

  • 16. 존왓슨
    '14.4.3 10:34 AM

    ㅠㅠ정말 니키는 행복 전도사네요,,얼굴한번 본적없는 이 많은 사람들한테도 따스함을안기게 해주는,,

  • 17. 고든콜
    '14.4.3 11:16 AM - 삭제된댓글

    정말 너무 그리울듯..

  • 18. 마샤
    '14.4.3 1:14 PM

    제가 남에게 감동이 되어봤던일이 있나 니치의 일생을 보며 생각해보게됩니다
    니치야 고맙다 되돌아 보게 해줘서...
    니치에게 인사갈때 멀리사는 아줌마가 고맙다더라고 전해주세요

  • 19. 포에버여유
    '14.4.3 1:19 PM

    반려견들은 어떤 인연 으로 우리에게 와서 무한 사랑을 주는걸까 싶어요.
    많이보고 싶고 그립겠어요....

  • 20. 전지니
    '14.4.3 1:53 PM

    연못님댁 사진 처음 나왔을때 나키 니친걸 알았는데 혹시 알면 불편하실수도 있어서 모르는체 했는데 니치가 무지개 나라로 갔다는 소식에 한 자 쓰네요 우리 동물친구들은 생이 짧아서 우리는 항상 마음 아프네요 지금 내 곁에 있는 나의 강아지도 언젠간 이별의날이 오겠지요. 나키 니치의 아름다운 사진보 보며 니치 기억할게요ᆢ

  • 21. 바다
    '14.4.3 3:32 PM

    여러곳을 여행중이신가봐요~지난번 글엔 독일에 계셨다고 하고 지금은 영국사시는거죠~ 제가 동물동장은 못봤어요

  • 22. Harmony
    '14.4.3 3:38 PM

    이글도 한편의 동화같군요.
    왜 다 읽고나니 가슴이 뻐근하고 눈가가 촉촉해지는걸까요~~

    니치야!
    팬들 엄청 많은 나키가 잘 지내고 있는 것 보고 있지?

  • 23. 치로
    '14.4.3 6:10 PM

    사진을 많이 찍어야겠어요. 그리고 우리 냥이들과도 추억을 조금 더 많이 만들고 조금 더 다정하게 대해줘야겠다고 생각합니다.
    항상 그 마지막을 생각하면 마음이 너무 괴로워요.
    니치는 참 행복해보이네요.
    사진을 찍는 엄마도 같이 웃고 있어서 니치도 웃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사진속에 사랑이 아주 가득합니다.

  • 24. 정의롭게
    '14.4.3 7:54 PM

    아이고, 이뿌다, 이뿌다~~~~~^^

    힐링이란게 이런건가봐요. 더 인간답게 살아야겠다는 다짐 잠시 해봅니다.

  • 25. ㅍㅋㄷ
    '14.4.3 7:55 PM

    참 선하고 행복해 보이는 모습이 절로 미소 짓게 하네요

  • 26. 하이
    '14.4.3 10:21 PM

    삼실에서 읽다가 또 질질 짤까봐...집으로 막 달려왔어요.

    우리의 용감한 소녀 나치도 덩치 큰 말 앞에선
    귀도 훌떡 뒤로 넘어가고 안 무서운 척 말눈보다 크게 뜨고 쳐다보는 거....울다가 웃겨 죽는줄 알았어요.ㅋㅋㅋ
    저 리얼한 표정을 어떻게 잡으셨대요?

    사진 한 장 한 장 나치. 니키가 제게 말을 거는 것 같아요.
    .....보고 그리워하기만 해도 행복한 기운이 가득가득 몰려옵니다.
    나치랑 함께 할 수 있었던 연못님이 많이 부러워요...^^

    그치만 저도 아침마다 거실로 쳐들어와서 쓰다듬어 달라고 등짝이며 엉덩이부터 들이미는
    우리 개느무시키에게 더더욱 잘해야되겠다는 생각을 갖습니다.ㅎㅎ

  • 27. 푸르른날
    '14.4.4 12:55 AM

    눈은 좀 슬퍼보이는데
    표정이 웃고 있어요
    별... 되어 연못댁님 지켜주고 있을듯

  • 28. 블루벨
    '14.4.4 2:13 AM

    이렇게 아름답고 소중한 기억이 연못님의 가슴 한 가운데 있어서
    연못님 글에서도 반짝 반짝 빛이 나는 것 같아요.^^

    본 적도 없는 멋진 나치가 제 가슴속에도 좋은 기억으로 남을 것 같아요.

    앞으로 글 하나가 더 있네요. 얼른 가서 또 읽을께요.~

  • 29. 끄적
    '14.4.4 9:56 AM - 삭제된댓글

    사진과 글을 찬찬히 읽다보니 끝에가서 눈물이 왈칵...
    연못님... 엉엉..

    "이토록이나 아름다운 존재가 내 곁에 와서 이 세상에서의 소중한 시간을 함께 보내줬구나 하고 생각하면

    내가 잘 살아야겠구나 하고 새삼 다짐하게 됩니다."


    이 부분에서 엄청 감동받았습니다.
    엉엉..

  • 30. 착한여우
    '14.4.4 10:25 PM

    너무나 사랑스러운 아이......
    연못님의 글과 사진은 항상 마음을 따뜻하게 만들어 줍니다....

  • 31. 가을아
    '14.4.5 11:37 AM

    정말 얼마나 그립고 보고싶으실지..
    니치도 나키랑 엄마랑 잘 있나 지켜보며 하늘에서 웃고 있을겁니다.그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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