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무덤을 보고 나서 찾아간 것이 키요미즈데라, 가을이면 저녁에도 문을 열고 단풍구경이 가능하다고 하더군요.
노무대에서 노를 공연한다면 어떤 느낌일까 막연하게 상상하게 만드는 공간도 갖고 있는 절인데요, 그 곳을 찾아가다
만난 그녀들
차마 앞에서 찍을 수는 없더라고요. 어떤 사연이 이 길을 택하게 한 것일까 이렇게 생각하는 것은 저만의
느낌일까요?
절에 올라가려고 하니 비가 오기 시작합니다 .급하게 우산을 구하고 서둘러 갔습니다.
오래 전 이 절에 왔을 때 이질적인 느낌으로 당황했던 기억이 생생하네요. 절과 신사가 한 곳에 있다는 것도
놀랍고 제가 생각하던 절의 이미지와 달라서 놀랐기도 했지요.
연말이어서 그런지 전통의상을 입은 사람들이 여기저기 보였습니다 .
시간 여유가 있다면 말을 걸어보고 싶은 그녀, 이 곳에서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궁금한 마음이 들더군요.
시간이 모자라는데도 왜 여행기를 꼬박꼬박 쓰는가 스스로에게 물어봅니다. 왜일까?
그 자리에서 찍은 사진을 다시 보면서 그 순간 카메라에 손이 갔을 때의 느낌, 거리를 두고 본 사진속에서
새롭게 느끼는 감각들, 미처 못 보고 넘어간 것에 대한 자각, 이런 것들이 매력적인 작용을 하는 것이 아닐까 싶네요.
이 절의 원래 이름은 관음사였는데 물맛이 좋아서 청수사로 바뀌었다고 하네요.
드디어 표를 사고 위로 올라왔습니다 , 상당히 높은 곳에 위치해 있어서 시야가 확 넓어집니다.
노무대가 국보인 사연이 적혀있지만 다 읽기엔 무리라서 대강 내용을 살펴보았습니다.
이 절의 스님들이 뽑은 한 해를 대표하는 글자라고 하네요. 제게 올 한 해는 어떤 해였나, 내년에는 어떤 마음으로
무엇을 하고 싶은가 생각해보는 시간이 되더군요.
절을 한바퀴 돌아서 내려오는 길에 만난 탑,규모가 작으나 상층부가 눈길을 끌더라고요.
일행은 물줄기가 셋으로 갈라진 곳에 물 마시러 간 모양입니다 . 그 사이에 이 곳에 온 사람들의 모습을
보고 있습니다.
사진을 뒤적이다가 앗 아쉽다, 차라리 아래에서 올려다보면서 얼마나 아찔한 높이에 이 공간이 올려져 있는가를
잘 파악할 수 있는 사진이었더라면 더 좋았으련만 그 때는 내려가느라 그럴 마음의 여유가 없었구나 싶네요.
언젠가 여유가 생기면 단풍이 물드는 계절, 혹시 그 때 노 공연이 있다면 금상첨화겠지요? 그 때 이 곳에서는
어떤 모습을 보여주게 될까 상상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