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달래씨가 스페인에 간지 한참 시간이 흘렀습니다. 그녀 가족이 가서 보내주는 매일 매일의 사진이 활력이 되어
저도 그 시간을 함께 사는 듯한 기분이 드네요. 그래서일까요? 오늘은 조금 여유 있는 수요일 오후 타피에스 그림을
찾아서 보게 되는군요. 오래 전 바르셀로나에서 타피에스의 그림을 주로 전시하고 있는 미술관에 간 기억이 새롭게
떠올라서 재미있기도 하고요.
신문지에 물감 뿌리고 바르는 것 정도라면 나라도 하겠다 이렇게 반응하는 아이들이 많을 것 같고 그 아이들의
소리가 들리는 것 같아서 재미있습니다. 실제로 아이들과 그림을 보다 보면 그런 반응을 만나곤 하거든요. 어제는
문화사 시간에 비너스의 탄생을 보다가 artcyclopedia에 직접 들어가서 그림을 고르고 올리는 법을 알려 주었습니다.
컴퓨터에 익숙한 세대라서 그런지 단 한 번에 보고 바로 따라서 그림을 올리더군요. 아이들이 각각 고른 그림이
달라서 아이들이 어떤 그림을 고르는가 지켜보는 것도 재미있는 경험이었답니다.
일주일에 한 번 만나서 화가,작곡가의 그림과 작품을 한 점씩 한 곡씩 골라서 자신이 올려보고 들어보기도 하는
시간이 오래 쌓이면 그것도 귀중한 추억이 되지 않을까요? 물론 단지 추억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어느 날 문득
그림이 보고 싶다, 음악을 들으러 음악회에 가고 싶다거나 나도 이렇게 연주하고 싶다거나 그런 의욕을 자극할
수도 있으니까요.
오늘 오카리나 시간에 선생님에게 어떻게 오카리나를 시작하게 되었는지 물었더니 일본인 선생님에게서 일본어를
배우던 중 그녀가 오카리나를 가르치기도 한다는 것을 알았답니다 .어느날 일본어 시간에 오카리나를 한 곡 연주해주는데 음색에 반해서 바로 신청해서 배우게 된 것이 시작이라고 하더군요. 이번 주 일요일 예술의 전당에서 소지로의
공연에 200명의 오카리나 연주자들이 찬조출연을 하는데 그 곳 무대에 서게 되었다고 알려주어서 함께 축하했습니다.
물론 음악을 좋아하는 성향이 있었기에 바로 반응해서 신청하고 지금까지 연습하고 공연하고, 다른 사람들에게
오카리나를 가르치는 일까지 가지를 뻗어가고 있는 것이겠지만 바로 첫 마음, 해보고 싶다는 마음을 먹게 되는
것이 신비한 작용이 아닐까 싶네요. 인생에서 그런 순간이 여러번 있을수록 삶이 풍요롭게 되는 것은 아닐까 싶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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