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번의 로마제국 쇠망사, 완역으로 읽기에는 양이 너무 많아서 까치 출판사의 한 권짜리 번역본으로 함께 읽기
시작한 책, 청소년을 위한 로마제국 쇠망사를 두 번에 걸쳐 읽은 상태라고는 하지만 기번의 책이 독서에 불을 붙이는
서술 방식은 아니라서 멤버들마다 책에 진입하는 속도가 달랐을 것 같네요.
화요일에 덕수궁 나들이 가기 전 아무래도 이 책이 궁금해서 교보문고에
갔습니다. 오전 아홉시에 개장할 것으로 생각했지만 삼십분을 기다려야 했지요. 기다린다고 해도 늘 가방에
무엇인가 넣어가지고 다니는 관계로 그 시간이 무료하다거나 지루할 리는 없지만 문제는 10시에 덕수궁앞에서
만나기로 한 사람들, 그렇다면 조금 늦게 전시장에 가는 것으로 하고 가능하면 교보문고안의 역사코너 책들을
살펴보리라 마음을 먹었습니다.
같은 저자의 두 책이 나란히 있네요,. 두 권 다 조금 읽어보니
독서에 흡입력이 있는 저자라서 고민하다가 일단 첫 번째 책만 먼저 구했습니다. 함께 구한 책들과 더불어 택배를
부탁해놓고 목요일 오전에 받은 책인데요 재미있어서 순식간에 저자의 이야기에 몰입을 했는데요 기번과 입장이
달라서 오히려 비교하면서 보는 재미가 있네요.
월요일 오전 사기열전 시간에 배운 manda-la-art라는 노트 정리법을 이용해서 로마사에 대한 기본 정리도 해가면서
읽는 시간, 오랫만에 학교에 되돌아간 학생 기분인 것은 좋은데 주로 인터넷에 글을 쓰다보니 필기정리를 하는 것도
보통 시간이 걸리는 일이 아니더라고요. 제대로 필기를 깔끔하고 알아보기 쉽게 하는 방법을 조금 더 훈련할
필요를 느끼게 되네요.
지도와 더불어 발제자들의 발표를 듣기도 하고 서로 의견을 나누기도 하다 보니 아우구스투스부터 시작한 로마의
역사가 디오클레티아누스를 넘어가고 그가 왜 혼자서 통치하기 어렵다고 했는가, 그의 시대에 어떤 변화가 로마사에
나타나는가 자주 등장하는 일리리쿰이란 도대체 어디쯤 있는가 왜 지금 크로아티아에 가면 로마식 건축물을
볼 수 있는 것일까, 이런 저런 이야기들이 오고 갔습니다. 콘스탄티우스가 다스리던 곳이 어디였을까 잘 몰랐는데
이번 기회에 알게 되었다, 막연하게 알던 것들에 살이 입혀지는 것 같다, 혼자라면 평생 읽지 못했을 책을 함께
하니 읽게 된다, 기한이 정해진 공부도 아닌데 굳이 빨리 나갈 일이 있는가 보충하고 싶은 자료가 있다면 더 구해서
보면서 조금 속도 조절을 하자는 의견도 있어서 그렇다면 아우구스티누스 고백록을 읽기 전에 로마에서 중세
유럽으로 가는 시기의 역사를 한 권 다 함께 읽자는 의견을 모았지요. 덕분에 로마 제국과 유럽의 탄생을 함께
읽게 될 것 같네요.
다음 금요일까지 읽으려던 책을 한 주 더 읽게 된 덕분에 그 사이에 미진하던 부분을 보강하고 약속한 대로
로마사 정리 노트를 조금 더 깔끔하게 만들어서 발제도 하기로 했습니다. 그런 규제가 있어야 조금 더 파고
들어갈 수 있다고 생각해서 덜컥 말을 하고 나니 후회가 되기도 하네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런 규제가 있어서
무엇인가 구체적인 성과를 낼 수 있다는 것, 아직도 멀었구나 그것이 지금의 나라는 것을 인정하고 그냥
살아가는 모습도 나쁘지 않다고 스스로를 위로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