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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오시마에서의 하루

| 조회수 : 1,193 | 추천수 : 1
작성일 : 2013-01-10 16:19:16

나오시마 , 오랫동안 오고 싶었던 곳에 드디어 발을 디뎠습니다.

 

2013년 세토내해의 섬들이 트리에날레를 연다는 소식이 포스터에서 소개되고 있습니다.

 

2010년에 처음 시작되었다는 이 예술 축제에 대해서 듣고는 그렇다면 2013년 고오베의 개풍관과 더불어

 

오고 싶었던 축제였는데요 과연 이렇게 낯선 곳을 혼자서 혹은 길을 잘 모르는 몇 명이 모여서 잘 찾아왔겠나

 

싶어서 축제는 못 보더라도 이번 여행에 함께 한 것을 다행으로 생각하게되더라고요.

 

쿠사마 야요이의 작품이 이 섬의 상징이 되어버렸다고 느낄 만큼 다양한 곳에서 이틀동안 참으로 여러 번

 

마주치게 되었습니다.

 

민박집을 찾아가는 중에 만난 눈길을 끄는 대문입니다.

 

처음 민박집의 대문을 보았을 때는 그저 평범하게 보이는 건물이었습니다. 그런데 안으로 들어오니

 

계단을 올라가는 곳에 보이는 우키요에가 먼저 시선을 끌더라고요.

 

더 놀라운 곳은 이 곳을 다녀간 세계의 여러 나라 사람들이 남긴 메모나 그림 감사 인사등을 담은 판이었습니다.

 

사람의 마음이 얼마나 변하기 쉬운지요!! 이런 다정한 그림앞에서 벌써 이 곳이 좋아지는 느낌이 들더군요.

 

나오시마 구경을 떠나기도 전에 이 메모판앞에서 마음이 달구어지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다시 부러운 마음을 추스리기 어려워지네요. 자신의 감정을 이렇게 그림으로 그려볼 수 있는 사람들에 대한

 

질투에 가까운 감정이라고 할까요?

 

짐만 올려놓고 바로 지추 미술관을 가기로 했지요.

 

다른 여행에서보다 이번 여행길에 더 많은 사진을 찍을 수 있었던 것은 아무래도 제게 할당된 임무가 없어서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네요. 그런 점에서 앞에서 수고해주신 분들에게 얼마나 고마운 일인가 다시

 

한 번 새삼 느끼고 있는 중이랍니다.

 

박물관이나 미술관이 있는 곳이 아니라, 소도시나 사람들이 별로 다니지 않는 마을에 가서 여행하고 그 곳을

 

카메라에 담아 오는 사람들의 여행이 이해가 되는 시간이기도 했습니다 .그렇구나 그러니 자신이 잘 이해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이렇고 저렇고 판단을 내리는 것이 얼마나 이상한 편견인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된 섬나들이가

 

되었다는 것을 사진을 보면서 느끼고 있는 중이기도 하고요.

 

휴무를 알리는 소식에도 쿠사마 야요이가 등장하네요.

 

처음 배에서 내렸을 때 본 작품인데요 이 모습이 밤에는 변신을 하더군요.

 

미술관 가는 버스를 기다리는 중 동네를 한바퀴 돌았습니다.

 

포스티노님의 두 여동생, 얼마나 다정한지요. 이들이 보람이에게 좋은 언니가 될 수 있겠다 싶어서 언젠가

 

한국에 오면 꼭 소개시켜주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답니다.

 

섬은 공사중이었습니다 . 여기저기 파헤쳐진 곳들이 있고 그 속에서 일하시는 분의 모습을 담았지요.

 

어느 미술대학의 디자인과 학생들의 작품이었습니다 .가까이 들여다보니 이 안에 서로 다른 얼굴이 들어 있더라고요.

 

쿠사마 야요이의 작품을 모델로 해서 안으로 사람들이 드나들게 해놓은 설치물입니다. 벌써 안에 들어가서

 

놀고 있는 필이가 보이네요.

 

내부에 들어가서 놀 수 있는 공간이라서 아이들이 온다면 정말 좋아할 것 같더라고요.

 

동네 구경하러 다니던 중 만난 진자, 역시 여기도 스미요시 진자네요. 스미요시, 말하자면 살기 좋은 곳이란

 

뜻이라고요.

 

역시 이 곳도 진자를 만드는데 헌금한 사람들의 명단이 돌비석으로 나란히 서 있습니다.

 

버스 타러 오던 길에 만난 포스터에서 일본 드라마에서 자주 보던 인물이 보여서 한 컷!

 

나오시마 가이드 맵을 보면서 이 정도는 너끈히 보리라 생각했지만 이틀 있었어도 역시 다 보는 것은 어려웠습니다.

 

그러니 일주일을 머물면서 이 곳 저 곳 다니고 소개한 사람의 글을 읽었을 때 손꼽던 곳을 많이 놓친 것은 사실이네요.

 

드디어 동네 마실이 끝나고 미술관에 갑니다.

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sally
    '13.1.10 4:48 PM

    곧 모네의 수련을 보시겠네요.
    저는 칼바람 부는 날 돌고돌아 모네의 수련을 보는 순간 눈물이 왈칵 밀려오더군요.
    수많은 수련을 본 것같은데, 지추미술관 하얀 방에서 본 모네는 감동 그 자체였습니다.
    지금도 왜 그렇게 가슴이 울컥했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언젠가는 꼭 한번 다시 가보고 싶은 곳입니다.
    이미 봤는데도 님이 그곳에 계신다니 부러울 따름이네요.

    시간이 허락하신다면 오카야마에 있는 오하라 미술관도 들러가시기 바랍니다.
    마을도 예쁘고 개인 미술관으로는 굉장한 콜렉션이더군요.

    저같이 좋은 그림 볼 줄 모르는 사람에게도 나오시마와 오카야마는 죽을 때까지 잊지않을 곳이랍니다.

  • intotheself
    '13.1.12 12:48 AM

    오하라미술관을 놓고 고민하다가 나오시마에서 하루를 더 있었습니다.

    이 선택이 정말 좋았다고 기뻐할 만큼 행복한 하루였답니다.

    다음 기회에 다시 일본에 가게 되면 오카야마에 가고 싶어요.

  • 2. 젤소미나
    '13.1.10 6:57 PM

    저도 모네의 수련앞에서 현기증이 일만큼 아찔했던 기억이 나내요
    대가의 그림이란것이 수많은 시간이 흘러도 이렇게 강렬한 에너지를 뿜는구나 하는생각이 들었어요
    저는 파오에서 하루밤을 묵었었는데 그것도 참 좋은 추억이었어요^6

  • intotheself
    '13.1.12 12:49 AM

    모네의 방, 정말 좋았습니다. 아마 오랫동안 기억하게 될 것 같아요. 저도

  • 3. 섭소천
    '13.1.10 8:03 PM

    너무나 가고 싶은 곳입니다. 자세한 후기 부탁드려요..ㅋ

  • intotheself
    '13.1.12 12:50 AM

    아무리 후기를 읽어도 막상 가보면 얼마나 새로운지 몰라요. 신선하다고 할까요

    몸에 새로운 공기가 흡입되는 기분으로 이틀을 보냈답니다.

    언젠가 꼭 가보시게 되길!!

  • 4. artmania
    '13.1.10 10:19 PM

    좋은 여행, 부러워요. 봄 냄새가 마구 느껴져요.
    쿠사마 야요이 작품을 보면 이상하게 온 몸이 간지러워요.. ^^; 땡땡이 모양 때문일까요?

  • intotheself
    '13.1.12 12:51 AM

    봄냄새가 느껴진다는 표현이 상큼하네요. 아직은 추위에 오그라들고 있어서 일까요?

    그건 그렇고 오늘 행복한 왕자에서 만나서 정말 반가웠답니다. 2년간 서로가 성장하는 그런

    금요일 행복한 고전읽기가 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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