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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째 날- 아오야마에서 국립 신미술관까지

| 조회수 : 811 | 추천수 : 0
작성일 : 2012-10-15 00:39:16

 

 

 

 일요일 저녁 태풍이 온다는 소식에 급하게 본 오모테산도 힐스와 월요일 쨍한 햇살아래서 본 그 장소는 사뭇 달랐습니다.

 

전 날 저녁 인상적이었던 곳은 오모테 산도 힐스를 만들 때 그 전에 있던 오래된 아파트의 흔적을 옆에 조금 남겨놓았는데요

 

그 곳 이층에 조그만 갤러리가 있더라고요. 들어가서 봐도 되냐고 했더니 환영을 하더군요. 그림을 보다가 마음에 드는 작품이

 

세 점 있어서 그런 이야기를 그 자리를 지키고 있던 분에게 이야기하니 정말 고맙다고 하면서 어떤 점이 마음에 드는가

 

이렇게 물으면서 이야기가 시작되었지요. 알고 보니 그 분이 바로 화가였습니다. 그림을 좋아해서 자주 미술관에 간다, 한국에서

 

온 여행자인데 이 건물이 바로 안도 다다오가 남겨 둔 부분이라고 들었다고 하니 정확히 말하면 일단 부수고 나중에 그대로 복원한

 

것이라고 고쳐주기도 하더군요. 그러더니 자신의 그림을 보면서 어떤 느낌인가 묻기도 합니다. 화가가 그림 이야기를 하던 중

 

옆 공간에서 여자 분이 나오시더군요. 당연히 부인이라고 생각했는데 알고 보니 이 갤러리의 오너라고 하더군요.

 

함께 갔던 아이들에게도 지금 학교는 어떻게 하고 왔는가 물었지만 아이들이 아직은 거기까지 대답할 수 있는 일본어 실력이 못되어서

 

통역을 해주기도 하면서 그녀와도 조금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그림 보는 일을 좋아한다는 말에 다른 외국에도 가보았는지

 

혹시 프라도는 가보았는지 물어보길래 프라도에 간 적이 있다고 하니 흥미를 보이면서 혹시 그림을 사기도 하냐고 하네요.

 

사는 것은 무리이지만 가끔은 포스터를 구해서 집에다 걸어두고 보고 있다는 이야기, 그림을 보는 일은 제겐 음식을 먹는 일처럼

 

즐거운 일이기도 하다는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습니다.

 

다시 가보았지만 아직 문을 열기 전이었습니다 .그렇다고 한 층 더 위를 올라갔습니다. 그 곳에서 전날 밤 쿠사마 야요이의 그림을

 

여러 점 보았던 점이 기억에 남아서 한 번 더 보고 싶었고 혹시 사진을 찍을 수 있는지 물어보려고요. 안에서는 곤란하다고 하네요.

 

전 날은 누구인지 잘 몰랐던 화가 한 사람을 지혜나무님이 설명을 해주어서 도움이 되었습니다. 무라카미 누구라고 알려준 이름을

 

지금은 잊었지만 한자를 보면 생각날 듯한 사람, 그에 관한 글이 두꺼운 책 한 권으로 출간된 그런 현대 일본의 팝 아티스트라고

 

하더라고요.

 

그 곳을 둘러보고 재미있는 안경점 한 곳을 들어가서 진열한 방식에 대해서 눈여겨 본 다음

 

크레용 하우스에 갔습니다. 전 날 밤 태풍이 온다고 미리 문을 닫았더군요. 너무 이른 시간에, 그런데 안에 불이 켜 있길래

 

문을 두드리니 한 여성분이 나와서 이미 문을 닫아서 잠시 보는 것도 곤란하다고 하더군요. 보는 것도 곤란한가, 우리는 멀리서

 

온 여행자인데 일부러 찾아왔다고 사정을 이야기했지만 만약 보고 나서 사고 싶은 것이 있어도 살 수 없으니 곤란하지 않는가

 

그러니 구경할 수 없다고 하네요.

 

그런데 아침에 다시 왔으니 이왕 근처까지 온 김에 둘러보자고 들어갔습니다 .다양한 그림책이 있어서 배열한 방식, 무엇을 주로

 

출간하고 있는지, 어른들을 위한 책은 무엇이 있는지 이런 것들을 보고, 아직은 무엇을 구할지 마음이 서지 않아서 구경만 했지요.

 

음반은 너무 비싸서 엄두가 나지 않았습니다 .책값도 만만치 않고요.

 

그 다음에 간 곳은 스파이럴이란 이름의 복합 공간이라고 할까요? 사실 무엇하는 곳인지 잘 모르고 지혜나무님의 추천으로 따라 간

 

곳인데 마침 그 곳에서는 그 날 오후 댄스 공연이 있어서 쇼 윈도우에서 연습하고 있는 사람들이 있었고 안으로 들어가니 요코하마와

 

이 두 곳에서 전시되고 있는 젊은 화가들의 작품이 다양하게 있었습니다 . 그림을 보던 중 궁금한 것이 있어서 물었더니

 

바로 한 여성분이 자신의 그림이라고 하면서 자세한 설명을 해주고 다른 작품들도 보여주네요. 그리고 다른 한 분은 자신도 화가인데

 

자신의 작품은 요코하마에 지금 전시중이라고 하면서 명함을 한 장 건네주더군요. 요코하마에 오면 꼭 자신의 작품도 보라고

 

당부도 하고, 제가 물어본 점에 대해서도 대답을 해주고요. 그리고는 스템프에 도장을 두 번 찍어주면서 요코하마의 붉은 벽돌 창고에서

 

열리는 전시에도 참가하면 네 번의 도장으로 책 한 권과 다른 선물도 있다고 소개하네요. 요코하마라는 이름에 그 곳에 갈 예정이라고

 

하니 친절하게 안내해준 것인데 결국 일정이 바뀌어서 요코하마에는 못 가고 말았지만 제겐 참 재미있는 경험이었습니다.

 

이틀간 세 명의 화가와 직접 이야기할 수 있었던 것은 일본 여행하면 오래 기억에 남을 일이 아닐까 싶기도 하고요.

 

스파이럴의 다른 층에서는 다양한 물건을 전시도 하고 팔기도 하는데 그 곳에는 지혜나무님의 설명으로 간신히 알게 된

 

다양한 디자이너들의 작품이 곧 상품인 것이 아주 많았습니다. 저는 한국에서 보는 지도와는 다른 세계 지도 한 장과  함께 간

 

아이들에게 여행이 끝나면 편지를 쓰려고 엽서를 여러 장 구했습니다. 헤드폰으로 들어볼 수 있는 음악도 몇 곡 듣고

 

망서리고 망서렸지만 결국 음반은 못 구했는데 지금 생각하면 아쉬운 일중의 하나였지요.

 

그리고는 드디어 아오야마 북 센터를 찾고 찾아서 만날 수 있었습니다.

 

오후 일정이 있어서 아주 오랜 시간 있기는 어렵지만 그래도 무슨 책을 진열하고 있는지 무슨 책을 구하고 싶은지

 

요즘 어떤 책이 일본에서 인기가 있는지 ,미술책은 어떤 책이 있을지, 건축 책은 어떤가, 이런 식으로 관심사 별로 여러 섹션을

 

돌아다니면서 구경을 했습니다 ,여기서도 2011년 3.11이후에 상처를 예술의 힘으로 극복해간 일반인들의 사례를 모아서

 

예술이 우리를 구원한다는 제목의 책이 있어서 마음에 두고 있었지만 다음에 와서 결정해야지 하고 미루고 말았습니다.

 

그런데 역시 여행에서 다음이란 참 기약하기 어려운 일이어서 마지막 날 그 곳을 다시 가지는 못하고 말았습니다.

 

다른 책방에서 여러 권의 책을 구했지만 역시 그 책을 (정확한 제목을 모르는 상태라서 ) 못 구하고 말았네요.

 

그 다음 찾아간 곳이 바로 신미술관, 미술관 자체가 빛과 그림자로 가득해서 가만히 바라보는 것, 카메라를 대기만 해도 사진이

 

나올 것 같은 그런 상태였답니다.

 

전시는 딱 한 곳에서 하고 있는데 ( 이곳은 상설전이 없어서요 ) 입장료는 너무 비싸고 고민이 되더군요. 그래서 편법으로 취한

 

것이 아트 숍에 들어가서 그림을 보는 것이었습니다 .사진작가 한 명과 화가 한 명의 일종의 조인트 전시, 둘이서 이야기하면서

 

그림과 사진을 실컷 보고 나니 포만감이 생겨서 미술관 본 것으로도 충분하다고 치고 (사실 충분한 것은 아니고 전시를 보면

 

더 좋았겠지만 그 날 21-21 디자인 센터, 모리 미술관도 가야 해서요 ) 미술관 내부를 두루 돌아다녔습니다.

 

이 포스터의 전시가 결국 못 들어간 바로 그 전시였지요.

 

디자인을 잘 아는 사람들 눈에는 이런 의자가 누구 작품이란 것이 눈에 확 들어오는 모양이더군요. 디자인사에 나오는 의자들이

 

있다고 놀라는 지혜나무님 덕분에 그래요? 하면서 의자에도 앉아보고 어떤 특성의 의자인지 설명도 듣고 하면서 사람이 관심가는

 

분야와 그렇지 않은 분야는 같은 공간에 있어도 눈이 얼마나 다르게 받아들이는가 놀라기도 했습니다.

 

일본 미술관을 소개하는 여러 여행기중에서 이 미술관의 아트 샵을 칭찬하는 기사가 여러 꼭지 있길래 찾아나선 길에 만난

 

공간입니다.

 

이 곳에서는 10월 3일부터 열리는 신미술관의 특별전, 리히텐슈아인이라는 사람이 모은 작품을 소개하는 전시회가 열린다고

 

선전이 대단하던데요, 재미있는 점은 작품전시만이 아니라 이렇게 요리, 연주, 장신구 등으로 패키지를 만들어 특별 표를 팔기도

 

하더군요. 마케팅에 대해서 생각해보게 만드는 점이었지요. 이곳에서는 요리 코너를 담당하느라 준비가 한창이었습니다.

 

드디어 찾아서 내려온 아트 샵 소문대로 볼거리가 많았고 사고 싶은 것도 많았던 곳이었습니다.

 

타이포그래피가 특이한 미술관이라서 파일도 하나 구하고, 내년 일년동안 집에 걸어놓고 보고 싶은 마티스 그림으로 된 달력도

 

하나 구했습니다 .여행지에서 이렇게 구한 달력으로 일년을 여행after를 할 수 있어서 몇 년전부터 이런 방식으로 달력을 구해

 

오고 있는데요 이번 일년은 로스코가 역할을 해주고 있어요. 매일 바라보는 그림이 로스코인 한 해였네요.

 

이 의자에도 앉아보라고 권하길래 한 번 앉아보았답니다.

 

아트 샵안에도 촬영이 금지더라고요. 한참 구경하고 나오니 벌써 밖은 그 좋던 빛이 사그라들고 있습니다.

 

지긋한 나이로 보이는 분이 미술관 의자에 앉아서 가만히 지는 해를 바라보는 모습이 제겐 참 좋아보였습니다.

 

이런 공간에 혼자 와서 그림을 보고 지친 다리를 쉬면서 먼 곳을 바라볼 수 있는 여유에 대해서 생각을 해보기도 했고요.

 

아직 큰 건물을 제대로 카메라에 담을 줄 몰라서 망서렸지만 그대로 그냥 나오기 어려운 마음에 카메라에 잡히는 대로

 

담아본 모습입니다.

 

나오는 길에 우산꽂이를 이렇게 천으로 싸놓은 곳이 눈에 띄어서 한 장!!

 

다음에 찾아갈 공간을 물어보고 있는 지혜나무님, 질문에 성의있게 대답하는 미술관 직원, 모습이 아름다워서 한 장!!

 

하루 동안 간 곳이 많고 간 곳마다 이야기가 많아서 두 번에 걸쳐서 써도 아직도 할 이야기가 가득이네요.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intotheself
    '12.10.15 12:40 AM

    일요일의 카메라 사건으로 월요일에는 아껴서 찍으려다 보니

    중간에 아오야마에서 스파이럴까지는 사진이 거의 없군요.

    나중에 보니 모자라지 않았는데 적절하게 처리하는 일이 생각보다 쉽지 않구나

    지금 아쉬운 마음으로 바라보고 있습니다.

  • 2. 농부네밥상
    '12.10.16 9:24 AM

    전시나 박물관을 좋아하시는군요...오래된 일본거리를 걸어보는거도 상당히 재미있는데....다리가좀 아파서 그렇지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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