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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만에 비목을 듣는 사연

| 조회수 : 1,362 | 추천수 : 1
작성일 : 2012-08-25 14:34:07

 

 

 

오늘 저녁 정발산의 한 집에 모여서 music together란 이름의 음악회를 합니다.

 

군대에서 막 제대한 옛 제자 유빈이가 (성악과 ) 노래를 두 곡 불러주기로 했는데

 

아무래도 반주자와 음악을 맞추어야 할 것 같아서 적당한 장소를 물색하다가 집으로 오라고 했지요.

 

오전에는 오카리나 연습이 있어서 반주자 연수가 엄마랑 함께 와서 한동안 수고를 해 주었습니다.

 

갑자기 우리 집에서 음악의 향연이 벌어진 기분이 든 날,

 

아직 오지 않은 반주자를 기다리면서 노래 연습을 하는 유빈이의 목소리를 듣다보니

 

마침 그 중의 한 곡이 비목이라서 방해가 될까봐 방에 들어와서 저도 비목을 틀어놓고 들어보게 되네요.

 
 
음악회를 오래 다녔어도 이상하게 성악곡을 들으러 가는 기회 혹은 가곡을 들으러 가는 기회가 거의 없었군요.
 
그래서 이번 음악회가 계기가 되어 한동안 성악곡을 듣게 되지 않으려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되네요. 가느다란 실이 가끔은
 
커다란 뭉치가 되는 경우도 있어서 이번 음악회가 어떤 문을 열게 될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일단 열어봐야 알게 될 테니까요
 
아침에 연습하러 온 현희씨가 유빈이 이야기 듣더니 고음불가인 사람들을 구제해줄 수 있는가 물어봐달라고 해서 웃었지만
 
모르지요. 정말 음치탈출교실이나 고음불가 탈출교실이 열릴지요!!
 
유빈이는 어학에도 관심이 많아서 9월부터는 독일어 수업에 합류하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인사차 온 날
 
노래때문에만 안다는 독일어 (발음만 할 줄 안다는 의미로 ) 를 읽어보라고 하니 목소리 그 자체가 울려서 우리가 읽는 것과는
 
완전 다른 포스가 나서 놀랐답니다. 앞으로 어떤 식의 수업이 될지 기대가 되네요.
 
신문을 열어보기가 겁나는 요즈음, 어른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이 있을까 고민하게 됩니다.
 
그냥 나와 무관한 일이야 설마 나에게도 우리 가족에게도 그런 일이 닥치랴, 불운한 사람들이나 관련될 뿐이야라고 가볍게 넘길 수 없는
 
비극성이 잠재하고 있어서 가만히 길을 가다가도 생각을 하게 되더라고요. 본인도 본인이지만 뉴스를 장식하는 그 사람의 가족은
 
특히 부모는 어떤 심정으로 하루 하루를 살아가고 있을까, 살얼음보다 더 한 상황속에서 산다고 하기보다 견뎌야 하는 하루 하루의
 
무게는 어느 정도일까요?
 
간단히 이해한다고 말하기엔 상상이 허용되지 않는 부담이 아닐까 싶어요. 공부로 인연을 맺었던 옛 제자들을 포함하여
 
함께 만나는 아이들에게 단순히 공부만이 아니라 그것을 즐기고, 더 나아가서 자신만을 위해서 공부하는 것이 아니라
 
더불어 살아가는 공간을 스스로 열어가는 힘을 기르는 장으로서의 공간을 꾸려갈 수 있다면 하고  음악회 준비를 하면서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되는군요. 그것이 아주 미약한 것이라도 아무 것도 하지 않고 있는 것보다는 한 발 내딛는 것이 더 의미있다고
 
믿으면서요.
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코알라^&^
    '12.8.30 3:24 AM

    오랜만에 인사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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