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꽁치 통조림의 추억^^

| 조회수 : 1,663 | 추천수 : 16
작성일 : 2006-09-01 11:51:01

성북동027_복사.jpg


  나의 어린 시절 꽁치 통조림에 대한 기억은 지금도 내 가슴을 아리게 하며 남아있다.


그 기억은 서울 성북구 三仙橋(지금은 아스팔트로 뒤덮여 없진 死線橋가 되어 버린 곳)


에서부터 시작된다.


 


삼선시장에서 장을 본 나는 누이들을 뒤따라 성북동에 있는


외할아버지의 별장을 찾아가는 길이다.


 


근 50년전. 아득하기만 하겠지만 지금의 내 기억은 바로 어제의 상황으로 다가오고있다.


꽁치 통조림은 고사하고 고등어 자반 두어 손을 사갖고 어두운 산길을 걸어올라간다~


반갑게 맞이해주지도 않는 그 곳으로 말이다~~~


 


  성북동021_복사.jpg


 자두밭이었던 자리는 온데간데 없이 사라지고 아파트가 흉물스럽게 떠억 버티어 섰고,


그래도 당시의 지형을 어렴풋하게 보여주는 건 개울과 그 건너 산의 지형이다^^*


 


 여기...


삼청터널이 뚫리고 길이 생겨나면서 우후죽순처럼 많은 집들이 들어서면서


나의 외할아버지 별장도 사라졌다.


그 것은 자연스런 현상이 아닌 비민주적인 절차에 따라서...


 


1972년도인가?


남북적십자회담 북측 대표단을 위한 만찬이 삼청각에서 치러지게되자


중정부장이었던 김형욱이 둘러보면서 "허름한 저 집(?)을 당장 헐어버려!" 


이 한 마디에 그토록 아름답던, 꽃대궐 같았던 그 곳은 영영 사라져버렸다...


 


 성북동019_복사.jpg


 


 삼청각의 높은 담이 붙어있는 이 공터가 바로 그 자리였다.


기역자 집으로 안방문 위에는 '綠天亭' 현판이 걸려있고 마루 바로 앞엔 어른 세 명이서


감싸안아야만 될만큼 키 큰 전나무와 넓은 마당엔 예쁜 감나무 한 그루


그리고 집 양편으로는 시냇물이 소리쳐 흘러내리며 合水되던 그 곳..


 


 누이들을 따라 올라가면 먼저 와계신 외조부모님께 인사드리고 외사촌들과의 만남^^


아침이면 참매미 소리에 눈을 뜨던 곳.


 


집 아래쪽으로 약 20미터가량을 박석으로 깔아 놓아 계단을 이루고


그 양편으로는 아름드리 벚나무의 행렬~


 


잠시 쉴 틈도 없이 뛰며 멱감고 놀았었는데..


이젠 그 흔적 조차 찾을 수가 없어졌습니다~~~


 


성북동037_복사.jpg


 그런데 왠 꽁치 통조림 타령이냐구요?


ㅎㅎㅎㅎㅎ헤헤ㅔㅔㅔ


 


이미 돌아가신지 30년이 넘은 외할머니의 기억과 함께


그 눔의 꽁치 통조림이 나를 울리네요.


식사는 외사촌형제와 조부모님께서 함께, 그리고 우리 남매.


이렇게 나누어 따로 차려 먹었습니다.


왜 그랬는지는 확실치 않습니다만 아무튼 우린 그러려니하고


그렇게 온 여름을 지냈지요^^


 


할머니께선 남녀 차별이 유난히 심하셨지요.


아들과 딸, 그리고 친손주와 외손주.


그러니까 이렇습니다.


1순위 아들의 아들, 2순위 아들의 딸, 3순위 딸의 아들, 끝순위 딸의 딸...


ㅎㅎㅎㅎㅎㅎㅎㅎ히히히ㅣㅣ


 


그러니까 저는 당연히 3순위요, 누이들은 4순위란 말씀입죠.


참! 꽁치 얘기하다가 곁길로 갔네요.


어흠~


 


 맨 앞에서 말씀드렸다시피 우린 자반고등어를 갖고 가고,


형편이 나은 외사촌들은 꽁치 통조림을 갖고간단 말씀입니다.


그 것도 한두 개가 아닌 열댓개씩이나..


그러면 따로 밥상을 펴고 먹는 우리 남매들에게 사촌이 뒤돌아보면서


그 예의 꽁치 통조림 한 토막을 넘겨줍니다.


 


히야~~~


그 맛이란.. 잊을 수없었지요^^*


가시 마저도 입속에서 녹아버리던 꽁치 통조림~


 


암튼 그러면서도 여름방학이면 왜 올라갔는지?


어린 아이의 마음이니까요...


 


성북동001_복사.jpg


 이제 그 곳에서부터 북문 그러니까 숙정문을 향해 오릅니다.


50년전 두 번 올랐던 기억이 있는 그 북문~


 


지금은 작고하신(나의 우상이었으며 4.19혁명 당시 서울대 법대 1학년으로


흉탄에 맞아 돌아가신 박동훈님) 외사촌 형님을 졸라 올랐었는데,


오늘은 안내하는 아가씨와 육군 병장의 에스코트를 받고 저희 내외 둘만 올랐습니다.


 


에고~ 미안혀라^^*


 


성북동004_복사.jpg


 에게.......?


올라온지 10여분만에 다 올라왔어요^^*


그 땐 왜 그리도 힘들고 어려웠을까$^^(*&@#!*(???


물론 길도 없었으니까요^^


 


성북동006_복사.jpg


 수문장 두 사람이 위용을 자랑하면서 우리를 맞이해줍니다.


"안녕하셔요? 수고하십니다~" 민망하게도 인사도 안받고 눈동자도 움직이질 않습니다.


ㅋㅋ~


 


성북동007_복사.jpg


 반원형의 아취는 여전한데 숲이 많이 우거졌어요.


예전 기억으로는 이 곳에서 조금 더 나아가면 삼청공원이 훤히 내려다 보였는데..


 


성북동009_복사.jpg


 여기서 잠깐!


숙정문 오른 쪽의 윗쪽 돌쩌귀~


처음 올랐던 기억을 더듬어 제가 이야기를 시작했습니다.


 


당시엔 바닥에 잔돌이 많이 있었습니다.


함께 올라온 형님이 그랬어요.


"돌맹이를 저 돌쩌귀 위에 올려놓으면 아들을 낳는단다~"


히히ㅣ


 


여러 차례 실패끝에 드디어 한 개를 던져 올렸습니다.


아호~~~~~~~


나도 아들을 낳을 수있다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제닝
    '06.9.1 1:59 PM

    삼선동 저도 잘 알아요. 어제도 그곳에서 점심먹고 돌아왔어요.
    괜히 반갑네요. 학교도 혜화여고..

  • 2. 나도할래
    '06.9.1 3:18 PM

    지금 제가 가보는 곳도 나중에 아들 딸과 함께 가보면 그렇게 멋있고 좋아보일까요?
    어릴 적 생각이 언뜻 언뜻 떠오르네요.

  • 3. 안나돌리
    '06.9.2 9:02 AM

    안녕하세요^^
    유난히 더웠던 여름..잘 지내셨는 지요^^

    전 건강 회복을 하고
    어제 백운대를 올랐습니다.
    날씨 덕분에 옥빛이 도는 색감의
    신비스런 하늘도 백운대에서 만나는
    행운도 함께 했습니다.

    늘..건강하시길~

  • 4. 밤과꿈
    '06.9.2 11:34 AM

    벌써 이렇게 많은 분들의 댓글이 올랐네요^^
    감사합니다~
    건강들하시고 이 아름다운 계절을 만끽하셔요~~~

    돌리님 쾌차하심을 축하드립니다^.^*
    백운대를 오르셨군요...
    하늘 빛이 매우 아름답습니다.

    쪽빛 하늘처럼 더욱 멋지고 안전한 산행 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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