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8.5. PM 2:00
장소 : 곰국실
외부 온도 : 섭씨 32도
곰국실 온도 : 섭씨 60도

2006.8.5. PM 5:00
장소 : 지하 냉동창고
지하 온도 : 섭씨 25도
냉동 창고 온도 : 섭씨 영하 20도

세상은 모든것이 상대적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뉴스에서는 연일 섭씨 32-3도의 불볕 더위에 대한 기사가 줄을 잇고 있습니다.
문 밖을 나서기만 해도 헉~하고 숨이 막힐 지경입니다.
그러나 그런 더위도 식당의 주방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닙니다.
12명의 단체 손님이 주문하신 돌솥밥 12개, 설렁탕 12개 모두 24개가
동시에 화구에서 불을 뿜으면 그 열기는 순간 주방의 온도를 38-9도 까지 올려버립니다.
물론 강력 환풍기로 그 열을 밖으로 내보내지만 밖으로 나가는 열 보다 발생하는 열이
더 많으니 결국 주방에선 그 열기를 그냥 온 몸으로 견뎌내야 합니다.
주방 옆에 곰국실이 있습니다.
곰국실의 대형 가마솥에선 엄청난 화력의 터보 버너가 굉음을 내며 온종일 설렁탕을 끓입니다.
매일 일정시간 그곳에서 작업을 합니다.
그곳의 온도는 평균 섭씨 60도. 5분 이상 있으면 호흡이 가빠집니다.
아마 온도가 너무 높아 공기가 희박한 탓인것 같습니다.
평소 안경을 끼고 지내지만 곰국실에서 작업을 할 때면 안경을 벗습니다.
안경을 끼고 작업을 하면 흘러내리는 땀때문에 시야가 흐려집니다.
양손에 내열장갑을 끼고 작업 할 때는 안경을 닦거나 고쳐 쓸 수도 없으니 아예
처음부터 벗고 작업을 합니다.
그렇게 작업을 마치고 난 모습이 첫번째 사진입니다.
후즐그레한 모습이 제가 봐도 못 봐주겠군요. ^^;;
그렇게 일을 마치고 나서 주방으로 들어가면, 섭씨 38도의 주방이 그렇게 시원 할 수가 없습니다.
섭씨 60도에서 대략 20도씨나 더 추운(?) 곳이니 당연히 시원하지요.
직원들이 덥다고 투덜대도 저 혼자 시원~하다 히죽 웃습니다.
상대성 이론이 온 몸으로 실감이 납니다.
매일 오후 지하 냉동창고에서도 일정시간 작업을 합니다.
냉동창고의 평균온도는 섭씨 영하 20도.
냉동창고 작업시에도 안경에 성애가 껴서 쓰지 못 합니다.
작년 여름 땀 흘린 몸으로 시원하다는 생각으로 객기 부리며 그냥 들어가 작업 했다가
결국 귀에 동상이 걸렸습니다. 그 이후로 겨울만 되면 귀가 발갛게 되며 근질거립니다. ㅠ.ㅠ
보통 2-30분 정도를 냉동실 안에서 작업을 하니 맨 몸이면 동상 걸리는것이 당연하겠지요.
그래서 냉동실에는 꼭 저렇게 한 겨울 복장으로 장갑까지 끼고 들어가 작업 합니다.
아내에게 귀가 시리니 털 모자를 사다달라 했더니 저런 군고구마 장수 모자를 사 왔습니다.
볼품이야 없지만 뭐 귀만 안 시려우면 되지 어떤가 하며 열심히 씁니다. ^^
완전히 현상범 사진이 따로 없군요 ^^;;
그러고 보니 매일 하루 일교차 80도의 생활을 하고 있는 셈입니다.
뉴스에서의 불볕 더위의 기사도 마치 먼 나라 이야기 같습니다.
이렇게 세상사 모든것은 상대적인가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