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주 화요일에 일본문화사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가을 여행에 대비해서 문화사를 읽어보자는 권유에 시작한 일인데
역사위주보다는 아무래도 문화사가 좋다고 생각해서 고른 책이 멤버 모두에게 쉬운 그런 책이 아니어서 약간 고민이 되더군요
다들 어려운 시간을 내서 함께 하는 공부인데 수업을 하고 나면 머리가 확 트이면서 무엇인가 길이 보이는 그런 수업을 할
수 없을까 고민하다가 오래 된 기억이 떠올랐습니다.
아주 오래 전 일인데요 실크로드에 가보자는 이야기가 있어서 이왕이면 스터디를 하고 가기로 하고는 책을 골랐습니다.
그런데 난생 처음 알게 되는 사실들이 너무 많아서 처음 책을 읽을 때는 마치 머리에 지진이 일어나는 느낌이더군요.
그 때 공부를 싫어하거나 따라가기 힘든 아이들의 입장을 되볼아보는 기회가 되었지요. 모든 것이 낯선 말일때 아이들이 느낄
곤란과 지루함, 그리고 도망가고 싶은 심정도요.
그런데 같은 주제에 관해서 3권의 책을 읽고 나니 여기 저기서 관점은 다르더라도 같은 사건에 대한 기록이 반복이 되니
언제 그렇게 고통스럽던 글읽기였던가 이미 까마득한 사건이 되어버리고 갈수록 기억에 남는 것이 많아지더라고요.
그래서 마음 먹고 첫 번째 책을 다시 읽으니 아니, 이렇게 재미있는 책을 그렇게 힘들게 입문했구나 웃음이 나왔습니다.
어제 밤 발제 준비를 하다가 마음 먹은 것이 이왕이면 입문을 부드럽게 할 수 있도록 노트 정리를 하면 어떨까? 였지요.
생각해보면 조금은 번거로운 일이지만 이렇게 한 발을 떼면 그 다음에 조금 더 꼼꼼하고 혹시 그림에도 능한 사람이 이어서
정리를 해나가면 문화사 시간의 기록이 탄생하는 것이고 다음에 일본 문화사를 새롭게 시작하는 사람들에게도 도움이 되겠지?
이렇게 스스로를 부추기면서 나라시대까지를 대강 마무리했습니다.
일본문화사를 읽는 도중에 중국과 한국의 고대사를 피해 갈 수 없겠지요?
덕분에 아틀라스 일본사, 아틀라스 중국사도 구해서 비교하면서 읽고, 더욱 신기한 것은 오래 전 미국의 한 박물관에서 열린
동아시아 삼국의 미술전에 대한 도록을 구해 놓은 것이 있었는데 이상하게 계기가 없어서 대강 그림만 보고 밀어두었던 책을
드디어 읽게 되었다는 겁니다.
일본 고대사의 인식이란 제목의 책은 번역자를 아는 분이 제게 한 권 선물한 책인데요 처음부터 책속으로 진입이 잘 되지 않아서
선물임에도 읽지 못하고 몇 년을 묵혔던 것입니다 .그런데 이번 기회에 마음먹고 읽기 시작하니 제가 몰라서 궁금해하던 것에 대한
답이 그 안에 여러가지로 들어있어서 놀랐습니다,.
문화사를 읽자고 권한 사람에게 참 감사할 일이로구나 , 그러니 이 정도의 수고는 해도 좋은 일 아닌가, 아니 어쩌면 내 자신에게
가장 도움이 되는 스터디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되네요. 덕분에 메트로폴리탄에서 찍은 사진이 생각나서 골라서 보고 있는
중입니다.
나라 시대까지 읽는 중 가장 부족한 자료는 동아시아 삼국의 불교 미술에 대한 것인데요 디테일이 살아 있는 , 읽기를 유도하는
문을 활짝 열어주는 그런 책 소개 받고 싶네요.
인연이란 말을 흔히 하지만 인연은 저절로 오는 것이 아니란 생각을 하게 되기도 하네요. 그저 기다린다고 인연이 생기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마음을 다해서 어떤 것과 만나고자 할 때 그 전에는 침묵하던 것들이 문을 열어주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