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원래 어제 everymonth에서 클레어님에게 쓴 글입니다.
같은 나이의 아들을 키우고 있고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는 중이라서요.
그런데 그런 고민이 한 두 사람의 문제가 아닐것같아서
함께 읽으면 도움이 될 것 같아서 올려 놓습니다.
이 문제에 대해서 집에서 대처하고 있는 방법,사춘기 남학생들이 그래도
관심갖고 보고 있는 책이 있다면 리플을 달아서
서로 도우면 도움이 되지 않을까요?
요즘 아들과 책읽기를 하고 있다는 글을 읽고
제가 어제 발견하고 바로 내 이야기,아들이 독서보다는 컴퓨터 게임에 몰두해서
속을 끓이고 있는 남학생의 부모들이 읽어야 할 이야기라고 생각해서
사게 된 책 소개를 하려고 이름을 불렀습니다.
사회평론에서 출간된 책인데 (번역서) 공부 잘 하는 여학생,공부 못 하는 남학생이 제목입니다.
제목이 너무 자극적이긴 한데
실제로 제가 오랫동안 도서관에서 아이들을 만나면서 정말 사회가 바뀐 것이 맞구나 하고 느끼는
문제의식을 저자도 똑같이 느꼈더군요.
저자는 독일에서 활동하는 여성 앵커인데 사춘기의 아들이 독서에서 멀어져서 고민하다가
자신의 고민이 혼자만의 문제가 아니란 것을 알고 교사,학부모,사춘기의 남녀학생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하고
자료를 찾고 실제로 집에서 아들과 좌충우돌하면서 책읽기에 다시 재미붙이게 된 과정을 기록한 책입니다.
그녀는 우리가 알고 있는 고전,혹은 좋은 책에 대한 집착에서 벗어나 아이가 좋아하는 책을 읽도록 돕고
그것도 한 번이 아니라 트레이너가 선수의 기량이 자리잡힐 때까지 계속 스케줄을 짜서 관리하며
돕듯이 우리 부모들도 그렇게 해야 한다고 주장하더군요.
어제 아들과 도서관앞의 서점에서 만나 원하는 책을 한 권 고르고 점심도 함께 먹기로 해서
만난 것인데
그 때 아이가 고른 책은 한국의 힘이란 책이었습니다.
그 전에 조선왕 독살사건을 사고 싶어 하는데 도서관에 있는 책이니 다른 것으로 골라라 하고
주문하니 고른 책이 한국의 힘인데 아직 저도 무슨 내용인지는 몰라요.
그 때 생각한 것이 작은 서점은 선택의 폭이 너무 좁으니 가끔 서점에 가서
본인이 원하는 책을 살 수 있게 해야겠다와
도서관에 있는 책이라도 본인이 고르는 책이라면 자신의 책이라고 느끼고 읽도록 그냥 사주는 것이 더 나은 방법이
아니었나 순간 후회가 되기도 했어요.
마침 그 자리에서 눈에 띈 책이 바로 위에서 말한 책인데
수업하러 온 한 중학생 남자아이에게 조금만 읽어보라고 권하니 조금 읽다가 졸리다고 합니다.
선생님,저는 책만 읽으면 졸려서요.
그래?
그러면 (그 아이가 마침 우리 아이랑 같은 초등학교 출신이라 서로 아는 사이라)
승태가 고른 책 한 번 읽어볼래?
승태가 골랐어요? 그러더니 읽기 시작합니다.
어라,이것은 재미있네요.
계속 읽어도 되요?
아니,그것은 어렵고 빌려줄테니 다 읽고 오면 선생님이 맛있는 것 사줄께
정말요?
책읽으면 졸린다는 사람이라 선생님이 특별히 그런 마음을 먹은 것이니
다 읽고 오라고 하고 책을 들려 보냈습니다.
옆에 앉은 책 읽기를 즐기는 남학생에게 위에서 말한 책을 읽어보라고 하니
재미있다고 계속 읽더군요.
그 차이는 어디서 오는 것일까?
앞으로 우리 집 개인의 문제를 떠나서 좀 더 고민해 볼 문제라고 생각이 드네요.
참고로 우리 아들이 재미있게 읽은 그 책의 제목은 울트라마라톤맨이고요
저도 그 책은 읽고 나서 홈페이지에 들어가기까지 한 책이기도 합니다.
운동에 흥미가 있는 아이들에겐 상당히 재미있는 책읽기가 될 것이고
after로 운동해야겠다는 생각을 확 불러일으킬 책이기도 하지요.
오늘 유진과 유진을 찾으니 대출중이라고 해서 그냥 왔습니다.
이 곳에서 클레어님이 아들과 읽는 책에 대한 글을 자주 읽게 되면
제게도 도움이 많이 될 것 같아요.
그러니 가끔씩 목록을 올려주실래요?

이 책은 글읽기가 아주 싫은 아이들에게도 즐거움을 주는 책이더군요.
특히 운동을 좋아하는 아이들이라면 더욱 몰입해서 읽을 수 있는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른의 시각에서 좋은 책이 아니라
아이들에게 우선 책읽기의 즐거움을 줄 수 있는 책을 고르는 것
말처럼 쉽지 않지만 그래도 독서의 문이 닫힌다는 17세이전에
책을 읽을 수 있는 마음을 열어주려면 세심한 배려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 요즘
공부 잘하는 여학생,공부 못하는 남학생을 만난 것은 제게 마치 아리아드네의 실같은
기분이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