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모임에서 제게 가장 강한 인상을 준 것은 젊은 할매님을 만난 것이었습니다.
우선 참 멋쟁이로구나,가슴에서 빛나는 목걸이가 눈길을 끌었고요
진지하게 자신을 드러내면서 질문하는 것도 좋았습니다.
공개석상에서 제게 칭찬을 마구 들려주셔서 몸둘바를 몰라 당황한 것빼고는요.
성균관대학교에서 사진 촬영연습하면서 잠시 이야기를 나누고
돌아오는 길 함께 지하철에 탄 설은미씨와 젊은 할매님 이야기를 한참 했습니다
길은 우리 앞에 다녀간 사람들이 만들어놓은 곳이 이정표가 되어
걸어갈때가 조금 더 안전하고 즐거운 것이 아닐까 그런 생각을 문득 했지요.
늙는다는 것에 대해 우리 모두 조금씩 공포가 있을 것 같아요.
그런데 내 앞에 걸어간 사람들이 닦아놓은 아름다운 길이 보일 때
그것이 없을 때보다는 얼마나 흐뭇한 기분으로 발을 딛을 수 있나
감사하다,고맙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지요.
문인화뿐만 아니라 서양화를 알기 위해 화실에 나가신다는 말을 듣자
그림에 대한 공포를 극복하기 위해 화실에 조금 다니다가
어렵다고 무서워하면서 포기했던 옛날의 제가 생각나면서 부끄럽기도 하더군요.
산에 가는 모임에도 나도 끼워달라고 그 자리에서 주저없이 말씀하시는 것을 보면서
인생은 자신이 만들어가는 것이고 그 길에서 만난 기회에 대해 주저하지 않고
자기 것으로 만들어가는 것이 바로 제대로 사는 것이로구나
순간 고개를 끄덕이기도 했습니다.
며느리의 소개로 파리쿡에 들어오셨다고요?
누군지는 모르지만 덕분에 서로 알게 되었고 제게 생각거리를 몽땅 안겨주었으니
며느리분에게 고맙다는 인사 전해주셔요.
만나서 기뻤던 기념으로 고른 그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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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세잔 그림을 한 점 골랐습니다.
현대 미술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세잔은
피카소로부터는 거의 신으로 추앙받은 존재이기도 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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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좋아하는 화가중의 한 명인 앙리 루소입니다.
지금 살고 있는 시간이 답답하다고 느끼는 날 가끔 들여다보는 화가이기도 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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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갱의 그림입니다.
너무 강렬하여 평소에는 잘 보지 않는 화가인데 역시 에너지가 필요한 날
들여다보는 화가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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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흐의 올리브 나무인데요
로마에 가니 정말 올리브와 사이프러스 나무가 많더군요.
어떤 토양에서 화가가 그림을 그리는가도 그림을 보는 눈에 도움이된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런데 저는 사진기를 다루는 일도 어려워서
안나돌리님을 졸라서 보충수업을 받으려고 하거든요.
그럴 때 시간이 잡히면 연락드릴테니 보충수업이 필요하시면
그 때 뵙도록 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