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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속의 명장면, 생활속의 즐거움

일홍이가 죽었어요

| 조회수 : 1,942 | 추천수 : 14
작성일 : 2005-08-31 17:26:14

덕이네에는 일홍이, 이홍이 그리고 다홍이.
이렇게 셋이 오손도손(?) 사이좋게 살고 있습니다.



머리에 큼지막한 붉은 점이 하나 있는애가 일홍이고, 붉은 점이 두개 있는애가 이홍이
그리고 온몸이 붉은 아이가 다홍이랍니다. 다홍이가 가장 덩치가 크고 그 다음이 이홍이, 일홍이는 셋중에서 가장 작았었지요.

이들 셋은 좁지도 크지도 않은 도자기 어항에서 나름대로의 생활 방식대로 살고 있지요.
덕이네를 찾은 많은 사람들, 특히 어린아이들에게 기쁨과 즐거움을 주는것이 자신들의
사명임을 아는듯 ...




누가 들여다 보기라도 하면 이렇게 고개를 물 밖으로 내밀며 반갑게 인사를 하곤 한답니다.
사실 아무나 들여다 본다고 늘 이렇게 고개를 내미는것은 아니고, 이놈들도 사람얼굴을 기억하는지
제가 들여다 보거나 손을 내밀기라도 하면 이렇게...



서로 이쁨(?)을 받으려고 아웅다웅 난리지요.
아마, 제가 늘 먹이를 주고 또 때대로 물을 갈아주며 보살펴 주는 사람인줄 아는모양입니다.

셋이서 노는 모습은 보면 아이들과 비슷하더군요.
덩치큰 다홍이놈은 괜히 작은 일홍이를 머리로 툭툭 받기도 하고 그러면 후다닥 도망을 가고...
다홍이와 이홍이가 짝짝꿍이 맞아서 둘이 어울려 놀때 일홍이는 따로 놀곤 했지요.

이 아이들과 이렇게 인연을 맺은것이 벌써 2년이 다 되어갑니다.
처음에 새끼손가락만하던 놈들이 지금은 엄지손가락 만큼 굵으면서 길이는 가운데 손가락
보다도 더 커진듯 합니다.

그런데, 몇일 전.
개구장이 아이들이 한바탕 물장난을 한 후부터 일홍이의 움직임이 예사롭지 않았습니다.
먹이를 줘도 예전처럼 활기차게 튀어 올라오지 않고...

아이들은 금붕어의 좋은 친구이자 적입니다.
아이들이 어항 가까이에 있을때는 늘 지켜보곤 했는데 그날은 손님들도 많았고 또 유난히
심한 개구장이들이었는지 화장실에 있는 물 비누를 가져와 어항에 풀면서 장난을 했더군요.

어항의 물을 일부 갈아줬지만 일홍이는 여전히 바닥에서 올라오질 않았습니다.
3일이 지난날 일홍이는 어항의 깊은 바닥에서 올라오긴 왔는데 배를 하늘로 향하고 있더군요.
일홍이를  건져서 정말 죽었는지, 건들여봐도 움직임이 없었습니다.
인공호흡이라도 시켜주고 싶더군요.



그렇게 일홍이는 우리집에 온지 2년만에 죽었습니다.

제 친구가 죽은것도 모르고 저 두 놈들은 여전히 신나게 놀고 있군요.
이렇게 또 하루가 지나갑니다.

강두선 (hellods7)

82cook에 거의 접속하지 않습니다. 혹, 연락은 이메일로...... hellods7@naver.com

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작은애
    '05.8.31 6:12 PM

    두선님의 글제목을 본 순간 저는 웃었습니다 왜 죽었을까-금 밟아서(?)-
    예전 우스개 소리가 먼저 생각이 들었거든요
    글을 다 읽고 난 지금 죄송한 마음이 드네요 작은 동물이지만 2년을 키워왔는데 무지 섭섭했을 것 같아요
    두선님 이홍이다홍이 더예뻐해 주시구요
    내일은 더 밝은 하루가 되기를 바랍니다

  • 2. 강두선
    '05.8.31 7:12 PM

    제가 평소 웃긴 이야기들을 주로 해서 그런 생각이 드셨나보군요 ㅎㅎ~
    정말 일홍이가 죽었을때 섭섭하기도 하고 개구장이들에게 화도 났었습니다.
    그래서 정 드는것을 늘 경계해야 하는데...
    ^^

  • 3. 아엠노바디
    '05.8.31 7:29 PM

    금붕어들은 활발한 애들이 오래 사는거 같아요.
    사진을 보니 일홍이는 한결같이 앞만 보고 있네요.
    다른 애들은 포즈가 다 다른데.
    우리집 예전에 있던 금붕어는 우리집에서만 무려 4년 넘게 살았었는데..

  • 4. 안나돌리
    '05.8.31 9:01 PM

    애완동물에게 정을 준다는 것이
    앞으로 날 얼마나 힘들게 할까 하고
    경계를 하려 해도 그게 힘들더라구요.....

    죽었다는 얘기에 가슴이 다 철렁했답니다...^^;;;

  • 5. 이규원
    '05.9.1 1:33 AM

    올해부터 키운 구피 한쌍(?)

    어느날 보니 고물고물한것이 너무 많아 놀랬는데
    집주인(아이 4명)을 닮았는지 다산을 했답니다.

    저의 부주의로 엄마와 아빠가 동시에 죽었답니다.
    엄마, 아빠가 죽은줄도 모르고 신나게 노는 아이들을 보면서
    너무 너무 미안했습니다.

    이제는 많이 컸지만
    한배에서 나온것은 분명한데
    큰것은 엄청 크고 작은것은 여전히 작아 아직도 헤엄치는 것이 잘 안 보여요.

    구피식구가 얼마인지 세워보려고 해도
    하도 움직여서 매번 실패하고 있습니다.

  • 6. 자근발
    '05.9.1 9:38 AM

    2년이나 함께 했으면....마음이 많이 아프셨을거예요...
    저도 붕어 키우지만....오래 키운 녀석은 유난히 정이 가더라구요.

  • 7. 한번쯤
    '05.9.1 2:52 PM

    전 백일홍 꽃인줄 알았어요..

  • 8. 냉동
    '05.9.2 1:52 AM

    삼가 조의를 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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