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줌인줌아웃

생활속의 명장면, 생활속의 즐거움

보이는대로 들리는대로 상상하는대로

| 조회수 : 1,258 | 추천수 : 11
작성일 : 2005-05-29 03:50:34
오늘 산울림 콘서트에 갔다 왔습니다.

그 중 인상적인 노래 가사가 머릿속에 담겨서

글을 쓸려고 하니 제목으로 그대로 나오네요.

노래를 아주 잘하는 그래서  가수가 되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있는 사람이랑

함께 콘서트에 갔었지요.

그녀가 부동산 중개인 시험공부를 하고 이번 일차 시험을 본 관계로 시험이 어려워서

혹시  낙방 가능성이 있으면  기분이 별로일 것같아 같이 가자는 말을 권하지 못했었는데

시험 끝나고 연락해보니 마킹에 별 이상이 없다면 일차 시험은 합격했을 것같다고 하길래

그러면 그동안 고생한 것 위로하느라 점심 사는 대신

산울림콘서트에 가겠느냐고 했더니 대찬성이더군요.

이미 제 표는 구한 상태라  좌석이 다른 곳이라도 그냥 구해보자고 해서

서로 다른 좌석에 앉아서  노래를 들었는데

제가 구한 좌석은 플로어라 그런지 말하자면 산울림의 열성팬들이 주로 앉아서

앉았다기 보단 거의 선채로 구경을 했습니다.

아,이런 것이 바로 현대판 디오니소스 축제가 아닐까 싶을 정도로

사람들의 열광이 느껴져서  그런 곳에서 마음속으로는 즐겨 노래를 따라 부르지만

그다지 흥분을 하지 않는 저조차도 오늘은 다른 세계속에 들어갔다 나온 기분이 들었습니다.

밖에 나와서 만난 그녀에게 이야기를 했더니

선생님이랑 나랑 자리가 바뀌었더라면 더 좋았을 것을

너무나 재미있게 노래를 따라 부르느라  목이 다 이상할 지경이라고 합니다.

일산까지 와서 더블 크라임을 빌리고

골뱅이 무침을 잘하는 집이 있으니 딱 한시간만 놀자고 하는 바람에

맥주를 마시면서 골뱅이를 먹었지요.

오랫만에 먹는 골뱅이로 속이 얼얼합니다.

호프로 맥주 한 잔을 마시고 나니  기분도 얼얼하고 사실은 자야 할 시간이지만

그래도 더블 크라임이 궁금하여

보다 보니 잠이 다 깨어버렸습니다.

이 영화에서 칸딘스키는 주인공 남자를 추적하는 과정에서 하나의 단서가 되는 그림으로

등장하는군요.

1911년  청기사 시절에 그렸던 그림을  매개로 해서

여주인공이 자신을 살인범으로 몬  남편을 찾아내는데

아,영화에서 그림이 이렇게 쓰이기도 하네

재미있는 발상이라고 생각하면서 여러 점의 칸딘스키를 보았습니다.

영화를 보고 나니

그의 그림을 몇 점 보고 자고 싶어서 뒤적이고 있는 중이지요.



상당히 오래 전  산울림의 콘서트에 가서 형제중 막내의 드럼소리에 반한 적이 있었는데

오늘은 둘째의 움직임이 눈에 띄었습니다.

그들이 노래를 잘 한다고 하기엔 무리가 좀 있지만

그래도 노래의 신선도는 29년 세월이 지났는데도

여전하다는 것이 인상적이었고

연주가 좋았습니다.

연주가  정말 좋은 콘서트에 가고 싶다는 마음이 절로 생기는 시간이었고

제 옆에 앉았던 젊은 사람들이 (사실 그들이 산울림의 노래를 들으면서 성장한 세대로는

전혀 보이지 않을 정도로 젊었거든요) 시종일관 노래를 따라 부르는 것이

신기했습니다.

좋아한다는 것이 바로 이런 것이로구나  고개가 끄덕여지는 경험이기도 했지요.


















수업 시간표까지 조정하면서 다녀온 콘서트.

그래도 가슴속으로 연주하는 음악이 확 뚫고 지나가는 기분이 들면서

시원한 느낌이 든 날이었습니다.

오랫만에 만난 사람과의 이야기도 좋았고

돌아와서 영화를 보고 나서  그림까지 보고 나니

마치 긴 여행에 다녀온 기분이로군요.

일요일 하루  몸이 고생스럽긴 하겠지만 그래도 그것마저도 즐겁게 보낼 수 있을 것 같은 예감이 드는

밤입니다.


칸딘스키를 찾다  우연히 만난 제가 좋아하는 화가 들로네의 그림 한 점

오늘의 하일라이트로군요.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Harmony
    '05.5.29 4:30 AM

    토요일 오후, 원래는 덕수궁가는 계획이었는데
    시간이 너무 촉박하여 시립미술관 갔다
    내친김에 대학로까지 갔다왔습니다. 너무 피곤해서 집에 오자 마자 쓰러져 자다 이제사 다시 일어났습니다.
    세탁기 속의 빨래를 안 널고 자서인지 비몽 사몽 빨래가 자꾸 괴롭혀서 일어났어요.
    빨래널다 보니 잠이 깨어 82에 들어와 봤네요.
    올려주신 그림, 오늘도 감사히 잘 봤습니다.

    덕수궁가서 여러 화가들의 그림들을 오늘 많이 보고 싶었는데... 아쉬운 미술관 나들이가 되고 말았네요.
    동생과 동생네 아이들까지 같이 움직이려니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걸리더군요.
    더구나
    오늘 근무하는 남편까지

    퇴근시간 맞춰 만나서 덕수궁 들어가려니 시간이 거의 다 되어 옆 서울시립미술관 다녀왔네요.
    입구에 청계천 벽화 그리기 있어서 마치 5월 31일까지 신청 할 수 있어서 2만원 내고 아이꺼만 한장 그리고..아 쉽게 그림 구경하다 왔습니다.
    2층에 천경자님 그림 구경하다...돌아가신 친척오빠가 생각나 가슴이 짠 했네요.
    다행히 남편이랑 따로 떨어져 구경한지라 핀잔은 안 받았습니다만
    지난번 한동안 눈물을 쏟은지라 그래도 참을 만 하더군요.
    그때 오빠가 사준 책이 전시 되어 있더군요.
    ....
    그외 천경자님의 책이 십여권 있었는데 정말 대단한 열정의 소유자시죠?
    지금 80세가 넘으셨는데도 아직도 활동하시니 정말 대단합니다.

    오늘 그러니 지난저녁에 산울림 콘서트 다녀 오셨군요.
    부럽습니다.
    언젠가 저도 열광적으로 뛰는 콘서트 다녀오고 싶어요.
    지금 논란이 되고있는 국적포기 가수이긴 하지만
    그 예전 한창 날릴적에 올림픽 체조경기장에서 하던
    유승준 콘서트 다녀 온적 있었거든요.
    그때 유승준 팬들이 굉장했었죠. 어휴~
    하기사 아줌마인 저도 아이랑 같이 형광막대 휘 돌리고 목이 터져라 아이들이랑 같이 열광한적 있었죠.ㅎ~ 정말 스트레스 다 날렸던 하루 였습니다.

    저도
    나이 더 들기전에 열정적인 콘서트 다녀 볼 계획이랍니다.

    올려주신 그림 잘보고
    잠시 주저리 주저리 잠꼬대같이 몇마디 적어 봤습니다.

  • 2. blue violet
    '05.5.29 3:21 PM

    산울림 콘서트 다녀오셔서 재충전 되신 intotheself님 의 모습이 보기 좋네요.
    공연을 보고나서 가슴이 벅차오르는 그런 느낌.
    순간 순간 그런 감동이 오랫동안 마음 속에 자리하면서
    살면서 그런 기쁨을 떠올리는 것은 좋은 일이지요.
    오늘 그림이 그런 느낌과 잘 어울리네요.

  • 3. 찬물소리
    '05.5.31 1:45 PM

    intotheself 님 일산사세요?
    여건이 된다면 정말 한번 뵙고싶네요.
    잔잔하면서 강렬한 메세지를 전해주는 님의 글과 그림 아무런 수강료도 없이
    공부하듯 배우는 사람이예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추천
2949 종마공원 가는 길.... 엉클티티 2005.05.30 1,308 11
2948 오늘 오랫만에 원당 종마공원에서 사진 좀 찍었습니다.... 13 엉클티티 2005.05.29 1,663 9
2947 길가의 꽃들.. 10 gloo 2005.05.29 1,327 10
2946 창포에 머리감으세요~ 3 샤이닝 2005.05.29 1,063 15
2945 스위스 리기산 <-- 더운날씨에 시원히 보세요~ 1 봄날햇빛 2005.05.29 1,225 14
2944 고사리 따러오세요. 6 이두영 2005.05.29 2,280 32
2943 보이는대로 들리는대로 상상하는대로 3 intotheself 2005.05.29 1,258 11
2942 미싱!! 이래도 나를 거부 할테냐? 10 마사 스튜어트 2005.05.29 1,751 25
2941 책꽂이 쫌 봐주세요~ 8 루시맘 2005.05.28 1,515 10
2940 피피섬 2004.7.26일 1 인도여자 2005.05.28 1,413 44
2939 대포항 횟집에서..... 5 엉클티티 2005.05.28 1,655 21
2938 조용한 토요일 아침에 그림을 보다 5 intotheself 2005.05.28 1,438 6
2937 미나리 손질하느라 5 김선곤 2005.05.28 1,920 9
2936 이런 솟대 보셨나요? 5 샤이닝 2005.05.28 1,287 19
2935 체력단련을 시작하면서....<인왕산> 5 안나돌리 2005.05.27 1,181 17
2934 사진을 잘 찍는 요령..(시작하는 분들께..) 12 희동이 2005.05.27 1,865 28
2933 찜질방놀~~~이 13 partytime 2005.05.27 1,812 17
2932 아무리 배가 불러도 매운탕은 먹어줘야합니다... 31 엉클티티 2005.05.27 2,180 16
2931 덕수궁에 나들이 해 보실래요? 5 intotheself 2005.05.27 1,532 18
2930 웃을까 말까? 5 샤이닝 2005.05.27 1,316 15
2929 흙장난 1 3년차 2005.05.26 2,062 204
2928 이뻐서 한컷트 찍었어요 5 인도여자 2005.05.26 1,872 46
2927 울 남편이예요 2 인도여자 2005.05.26 2,136 38
2926 백일 이틀전을 앞두고... 6 espoir 2005.05.26 1,325 7
2925 오늘 더웠죠? 3 gloo 2005.05.26 1,028 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