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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 만난 화가 황창배

| 조회수 : 1,474 | 추천수 : 17
작성일 : 2005-05-24 00:38:23
흑산도 하늘길을 다 읽었습니다.

어린 시절부터 동생이 더 커보여서 마음속에 그늘이 하나도 없었다고 말하기 어려웠을

정약전은 유배시절에도 동생을 그리워하면서 하늘같은 동생이라고 생각했다고 합니다.

물론 그런 시각이 소설가가 만들어낸 말일수도 있지만

다른 사료를 보아도 그가 얼마나 동생의 의견을 존중했으며 그리워했는지를 알수 있지요.

김조순이 권세를 누리던 안동김씨의 시대에  해배가 될 조짐이 보이지 않는 속에서

16년간  귀양살이를 하다가  결국에는  견디기 어려운 고통속에서 술에 의지하여 살다가

일종의 알콜중독처럼 술이 없으면 수전증이 생길 정도로 살면서도

의미있는 일을 하려고 노력했던 정약전의 삶이 마음속을 울리더군요.

그래서일까요?

도서관 서가를 뒤적이다가 다시 읽게 된 책이 바로 시대가 선비를 부른다이지요.

오래 전에 읽은 책인데 요즘 조선시대를 다룬 드라마도 보고

조선시대의 인물을 다룬 소설들을 읽고 난 후라 그런지

이 책이 훨씬 더  잘 읽히는 경험을 했습니다.

정도전에서 신채호까지를 시대순으로 다룬 책이라

일종의 조선시대의 사상사를 읽는 것같은 효과도 있고

중간 중간에 김병종과 황창배 그리고 이양원님의 그림이 들어가서

더 눈길을 끄는 책이기도 했습니다.

마침 읽고 나서 집에 와서 찾아보니 이 책에 대한 독후감이 올라와 있네요.





▼ 「시대가 선비를 부른다」/정옥자 금장태 외 지음


역사는 본질적으로 이야기다. 그런데 이야기 중에서도 가장 실감나는 것은 실재했던 인물들에 관한 이야기다. 사마천의 걸작 ‘사기’ 중에서 생동감 넘치고 재미있는 부분도 인물 이야기인 ‘열전’이다.


역사상 여러 계층의 인물이 존재해왔지만 선비를 뜻하는 ‘사(士)’계층은 과거 동아시아 국가에서 다른 어느 계층보다도 중요한 역할을 담당해왔다. 본래 문무를 겸비한 남성 지식인이었던 ‘사’는 후대에 이르러 문인 학자를 의미했다가 조선시대에는 사실상 유학자를 지칭하게 되었다. 따라서 ‘사’는 우리사회에서 좋은 이미지를 갖고 있다.


정도전으로부터 신채호에 이르기까지 조선의 대표적 선비 23명에 대한 열전이라 할 이 책 ‘시대가 선비를 부른다’는 필자들의 면면과 각각의 주제들이 잘도 상합(相合)하여 읽어볼 맘이 생기게 하거니와 일단 책을 펼치면 그 어려운 성리학의 논쟁들조차도 한 편의 이야기로 화하여 술술 읽힌다. 아울러 23명의 대유(大儒)들이 시대순으로 배열되어 있어 잘 정리된 조선의 지성사를 접하는 듯한 느낌을 준다.


각 인물의 전기 다음에 붙은 논찬 형식의 글은 그 인물을 또다른 인간적 견지에서 생각케 해준다. 정도전과 정몽주, 최명길과 김상헌, 송시열과 허목 등으로 설정된 라이벌 관계는 얼마나 흥미로운가.


의리와 변통, 명분과 실리, 이 영원한 이항대립 사이에서 고뇌하고 때로는 목숨까지 걸어야했던 옛 선비들의 삶은 오늘의 우리에게도 귀감이 된다. 이른바 동아시아적 가치가 우선인가, 세계화가 선행되어야 하는가.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순 없는 것일까. 대체로 실리보다 명분이 앞섰던 조선 선비들의 강개한 삶은 실리 쪽으로만 치닫고 있는 현재의 국면에 적절한 균형감각을 일깨워주지 않을까.


이 책은 또한 적소(適所)에 아취(雅趣)있는 그림들이 안배되어 글 내용이 더욱 돋보인다. 뿐만 아니다. 정인홍과 남명학(南冥學)에 대한 재평가,예송(禮訟)논쟁에 대한 재인식 등도 종래 우리의 속견을 벗어난 신선한 관점들이다.


이 책은 제목부터가 눈길을 끈다. 왜 ‘선비가 시대를 만든다’로 하지 않고 ‘시대가 선비를 부른다’로 했을까. 이 궁핍한 시대를 넘어서기 위해 오늘의 지도층에게 절실히 필요한 것, 그것은 청백하고 공평무사한 옛 선비들의 정신이기 때문이리라.


정재서(이화여대교수)



글을 읽으면서 새로 눈길이 간 화가가 바로 황창배님입니다.

오래 전에 분명 이 책을 읽었는데 그 때는 아는 이름 김병종님의 그림만 기억에 남았던

모양이지요.

그래서 너무나 새로운 기분으로 그의 그림을 보았고

집에 들어와서 그림을 찾아보는 중입니다.

동양화가이지만 동양화 서양화의 이분법을

한국적 국제적이란 이분법을 훌륭하게 극복한 화가라고 소개되어 있네요.













지난 번 시립미술관에서 본 동양화에서도  이제는 많은 변화가 있어서

보기에 새로운 그림들이 참 많구나 놀랍고 신기했었던 기억이 떠오릅니다.

오늘 보는 그림들도 전통적으로 우리가 알고 있는 동양화의 개념을 뛰어 넘는

작품들이 많아서 신기하게 보고 있는 중이지요.

















한  사람을 알게 되는 것이 수없이 많은 인연의 고리가 되는 적이 있지요.

제겐 정약용을 만난 것이 바로 그런 인연의 큰 고리가 된 셈입니다.

전공으로서의 문학을 손에서 놓고 나서

정신적으로 방황하던 시절에 우연히 읽게 된 소설 목민심서

그 때  잠을 줄여가며 소설을 다 읽고나서

나는 도대체 우리 역사에 대해서 무엇을 알고 있나  갑자기 망치로 얻어맞은 기분이었습니다.

그 이후  소설속에서 만난 정약용을 베이스 켐프로 삼고 그 시대와

그 시대에 천주교를 학문으로 받아들인 사람들

신앙으로 받아들인 사람들

주로 남인 학자들에 대한 글을 읽다보니  그 시절을 중심으로 수없이 많은 사람들을 만났지요.

그런데 오늘은 마침 시대가 선비를 부른다에 실린 정약용에 관한 글을 읽으려다

그 책을 처음부터 읽게 되었고

중간중간에 들어가 있는 화가들의 그림을 유심히 보았습니다.

워낙 김병종님의 그림에는 익숙한 상태라 한 번 보고 지나쳤지만

그림의 느낌이 다른 것이 눈에 띄어서 보니 이름이 다릅니다.

그래서 만나게 된 화가가 바로 황창배님이지요.

그의 그림에는 대부분 무제로 되어 있고 화선지에 먹이라고 씌여있네요,

화선지에 먹으로만 이런 느낌을 내는구나 감탄하면서 그림을 보고 있는 지금

정약용으로 인해 제게 생긴 인연에 대해서  생각을 해보게 되는군요.











삶에서 등불이 되어 주는 존재들을 만나서 마음속에 스승으로 모시고

살아갈 수 있는 행운에 대해서 감사하는 밤입니다.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솔향기
    '05.5.24 10:20 AM

    82에서 또 좋은 분을 만났구나하는 생각이듭니다.
    어떤 분인지 궁금하여 검색해봤습니다..
    좋은 글과 그림이야기 많은 공부가 됍니다.
    처음 글부터 차근차근 읽어보고 있어요.
    가까이 있으면 미술관순례에 동참하고싶은데 지방이라서 많이 아쉽습니다.
    건강하시고 좋은 글, 그림과 감상문 앞으도로 많이 부탁드립다.

  • 2. 레드
    '05.5.24 11:25 AM

    저도 처음 부터 차근차근 님의 글을 읽어 볼 생각이예요..
    앞으로도 지치지 마시고 글 올려주세요.. ^^

  • 3. ellenshin
    '05.5.24 2:29 PM

    "시대가 선비를 부른다" 사회과학자료실에 가서 찾아보니 먼지가 많이 쌓인채로 서가에 꽂혀 있더군요
    요즘 학생들은 이런 류의 책을 읽지 않는지...(하긴 저도 몰랐지만)
    잘 읽어보겠습니다
    황창배님의 동양화는 동양화의 발전인가요?
    색다르게 본 그림이었습니다
    오늘도 감사합니다 건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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