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이 학교 가고 나서 바로 챙겨서 서울에 갔습니다.
우선 교보에 들려서 두 권의 소설을 구했지요.
장영실은 하늘을 보았다와 흑산도 가는길
급하게 읽을 책만 직접 구하고 다른 통로로 구할 수 있는 책들은 메모를 한 다음
이대원전을 보러 가야지 하고 길을 나서는데 아무래도 몸이 좋지 않네요.
교보에서 현대 갤러리까지 걸어가는 것이 힘에 부칠 것 같아 택시를 탄 순간
마음이 바뀌어서 드라이브도 할겸 간송미술관을 삼청동으로 해서 올라가달라고 부탁을 했습니다.
그 길의 아름다움이야 두 말 할 필요가 없는 길인데
마침 아카시아 향기가 코에 스며드는 길을 따라서 올라갔습니다.
간송미술관에서 고즈녁하게 김홍도의 그림을 감상할 것이란 기대는
그 곳에 도착하는 순간 박살이 나고 말았습니다.
오늘이 마침 중고등학생들의 특활이 있는 토요일이라 그런지
간송미술관은 시끌벅쩍한 시장터로 변해 있더군요.
사람들을 이리 저리 피해 다니면서 그림을 보는데
그래도 놀라운 사실은 아주 어린 아이부터 허리가 제대로 펴지지 않는 노인에 이르기까지
연령층의 다양함이 주는 것과
다른 한가지는 방학이 되어 한국에 들어온 교포아이들인지
한국어를 못하나 분명히 얼굴은 한국인인 젊은 총각들과
외국인이 와서 열심히 작품을 감상하는 사람들도 눈에 띄었고
오주석님의 책을 들고 와서 일일이 대조하면서 그림을 보는 젊은 사람들의 모습도 눈에 띄었습니다.
처음에는 번잡하다고 생각했으나 마음을 돌려서 그 상황을 아름답게 보기 시작하자
오히려 전시를 보는 내내 마음이 기쁘더군요.
우리 그림을 보러 오는 사람들이 이렇게 층이 다양하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요.
그러니 마음이란 얼마나 가변적인 생물체인지요...
그 곳에서 본 그림을 찾아보고 있는 중입니다.


노자가 함곡관을 나서는 장면입니다.
그런데 이미지에서 찾아보는 그림과 실제로 보는 그림의 차이란
정말 말로는 다할 수 없는 상태로군요.
이번 전시에서는 오히려 소품의 아름다움이 빛난다고 할까요?
언제 조용한 시간에 한 번 더 가서 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돌아왔습니다.


오래 전 간송미술관에서 본 이 그림은 족자가 없는 상태였는데
이번.,전시에서는 족자를 해서 걸어놓았더군요.
저는 오히려 지난 번 전시의 인상이 더 좋았습니다.


인상적으로 본 그림들이 더 많았지만 인터넷에서 다 찾을 수는 없네요.
그래도 다시 찾아보면서 아침의 시간을 돌아보고 있으니 마음이 흠족합니다.
돌아오는 지하철에서 장영실은 하늘을 보았다를 읽기 시작했습니다.
그 이후 오늘은 하루 종일 시간이 날 때마다 조선시대에서 살았는데요
이 책을 아이들에게 강력하게 소개하면서 국사교과서의 보조자료로 누구라도 읽어볼 책이라고
강력하게 이야기하니 서로 보겠다고 해서 순서를 정해야 했습니다.
거의 다 읽어가는 중인데 아쉽다는 생각이 절로 들고
그 시대를 배경으로 제대로 된 드라마가 만들어지면 좋겠다는 공상을 하게 되더군요.
널리 읽혀지는 책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 절로 드는 책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