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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속의 명장면, 생활속의 즐거움

이 한 장의 음반-outward

| 조회수 : 1,306 | 추천수 : 11
작성일 : 2005-05-10 23:57:25
어제 밤  갑자기 딸아이가 부릅니다.

엄마 이것 좀 읽어봐.

뭔데?

새로 산 잡지인데 나윤선에 관한 기사가 있어.

그래서 읽게 된  글에서 만난 사람이 바로 frank woeste인데요

나윤선의 공연에서 피아노 반주를 하는 사람이라고 하네요.

어려서부터 클래식 피아노를 했는데 어느 순간 재즈로 바꾼 사람이고

어느 상황에서도 그에 맞는 반주를 할 수 있는 아주 뛰어난 아티스트라고 소개가 되었는데

제 눈길을 끈 대목은 아마 쇼팽이 지금 살아있다면 이런 식으로 재즈를 연주하지 않았을까라고

물음표를 하면서 소개한 음반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오늘 화요일의 나들이를 나가면서 먼저 교보문고에 들렀지요.

음반을 구하고 나서  한 번 둘러보니 정수년의 해금 연주곡이 눈에 들어옵니다.

그래서  그것마저 구하고 나서

책을 둘러보았지요.

그동안 늘 들었다 놓았다 했던 미술의 순간과   새로 나온 미술사 책중에서

중세편을 하나 구했습니다.

기존의 미술사에 비해 다양한 분야를 다 다루면서 시기마다 분권을 해서'

좀더 깊이 있게 다룬 것이 마음에 들어서요.

그림에 관한 책,여행에 관한 책,심리학에 관한 책

이렇게 분야별로 구경하다 보니

인사동에 갈 시간은 이미 지나버렸네요.

그래서 아직 전시 여유가 있으니 다음주에 현대 갤러리의 이대원전 보러 갈 때

함께 가야지 마음을 고쳐먹고 덕수궁쪽으로 걸어갔습니다.

시립미술관에 샤갈전을 보러 간 이후 처음 나들이인데요

바뀐 것이 있더군요.

평일에는 밤 10시까지 미술관을 개방한다고 되어 있었습니다.

제겐 그림의 떡인 시간이지만 그래도 서울 시민들에겐 참 반가운 소식이로구나

이렇게 조금씩 사회가 변하는 것인가 혼자서 좋아하면서

올라가는 길의 설치된 작품들을 보았습니다.

그 중 뱀을 형상화한 작품과 여성의 다리만 있고 빨간 부츠를 신겨놓은 작품이 인상적이더군요.

오늘 미술관의 전시는 전부 생소한 화가들의 전시란 점에서

아주 새로운 기분으로 볼 수 있었고

지금의 젊은 세대 예술가들이 무엇을 생각하고 작업하고 있나를 엿볼 수 있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특히 수묵화의 경우 제가 생각하는 수묵화의 범주를 뛰어 넘는 작품들을 만나는 행운이 있었고

비디오 설치 작품들에 대해 늘 좀 뜨악한 기분으로 보곤 했었는데

오늘은 마음에 와 닿는 작품들이 여러 점 있어서

한 발 다가간 느낌이 들었다고나 할까요?

시립미술관에는 천경자의 혼이란 타이틀로 방이 하나 따로 있는데

오늘은 상당히 많이 바뀐 작품으로 관객을 맞고 있더군요,

그 전시를 본 것도 좋았습니다.

교보문고에서 만난 화가 사석원의 쿠바 기행문에서 그의 그림을 본 일도 인상적이었는데

두 화가의 그림을 집에 와서 좀 찾아보아야지 하고 마음먹었지요.

우선 천경자님의 그림입니다.











오늘 전시된 작품중에는 여행지에서 본 풍경의 느낌을 그림으로 그려낸 것과

문학작품의 배경이 된 곳을 찾아가서 그린 그림들도 있더군요.

그 중 하나 폭풍의 언덕입니다.









이 작품을 보고 있으려니 교보문고에서 본 한 권의 책이 떠오르네요.

서강대 장영희 교수의 문학의 숲을 거닐다란 책인데요

아마 신문에 연재한 글을 모은 책인 것 같더군요.,

서문에서 그녀는 단 한 사람이라도 이 글을 통해 문학과 손잡기를 바라노라고 썼던데

그 말이 마음에 와 닿았습니다.

단 한 사람이라도...





사석원님의 책 제목은 화가 사석원의 황홀한 쿠바인데요

여행담도 여행담이지만  그가 직접 그린 그림들이 이야기 중간 중간에 들어있는데

색감이 좋아서 한참 들여다보았습니다.

그런데 인터넷에서는 그런 그림을 찾을 수는 없네요.

다른 작품들을 보는 중입니다.
















그림을 보는 내내 outward를 듣고 있는 중인데요

잡지에서의 글에 홀려서 산 음반이지만 아주 좋습니다.

혼자 듣기 아까워서 많이 소개해야 할 음반이라고 하면 강력한 추천이 될까요?





시립미술관에서 본 작가들의 그림은 시간을 내어 조금씩 찾아보아야 할 것 같아요.

어디서부터 시작할까 방향을 정해서요.

artmania님과 전시장을 나와서 점심을 함께 먹고 헤어진 다음

돌아오는 지하철에서 읽기 시작한 미술의 순간

저자가 바로 당신의 미술관을 쓴 사람이더군요.

그녀가  서문에서 말합니다.

이건 홀바인이야

이건 렘브란트

이런 식으로 엄마가 자신과 함께 간 미술관에서 설명을 했을 때

아무런 느낌도 없었는데

어린 시절 처음으로 미술과 개인적으로 만난 사건이

바로 렘브란트의 삼손그림이라고 합니다.

그 앞에서 도저히 떠날 수 없어서 한동안 앉아서 바라본 그림



신앙도 마찬가지라고 들었습니다.

가족이 믿어서 함께 간 교회나 성당 혹은 절이 아니라

자신의 깊은 곳에서 마음을 움직이는 체험이 있어야 살아있는 신앙이 가능하다고요.

제겐 십년전쯤  오랑쥬리 미술관에서 만난 모네의 수련이

그런 순간이었다고 할 수 있지요.

그 이후 참으로 줄기차게 그림과 만나온 세월에 대해  생각하게 되는 밤입니다.

1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Harmony
    '05.5.11 1:46 AM

    천경자님의 첫그림을 보는 순간.
    눈물이 핑돕니다...






    ,,,
    20년전쯤으로 생각됩니다.
    부산 사는 사촌오빠가 놀러 오라고 해서 갔는데
    시내 대형 서점으로 데려가더군요.
    책을 열댓권 사더니 그 서점 장부에 적더군요. (오빠가 하도 책을 많이 사서 책값을 월로 계산을 하더군요.)
    그날 오빠가 사준 책중에 한권이 천경자님의 책이었고 겉표지가 위에 꽃을 쓴 여인의 그림이었습니다.
    오빠 집에는 책이 넘쳐 났고
    서점 수준이었습니다.
    책 때문에 이사를 못 할 지경이었죠.
    그렇게 책을 좋아하던 오빠.
    코드가 잘 맞았다고 해야 하나 아무튼 오빠와 난 이야기가 잘 통했답니다.
    오빠는
    영문과 나왔으면서
    사시 시험 본다고 고시원 들어가 있었고
    저도
    결혼한다 어쩐다 하면서
    몇년이 흘러
    ..
    너무나 뜻밖의
    오빠의 죽음 소식을 들었죠.
    아, 오빠.
    정말 나의 한쪽 생을 잃은 느낌이었어요.
    미칠거 같은 몸부림으로
    그 오빠 땜에 몇년을 울었죠. 지금도 가슴이 휑하니 뚫린 느낌입니다.
    남편한테 핀잔 많이 받았지만 어쩔 수 없었어요. 내생에 정말 여러모로 가르침을 많이 준 오빠였거든요. 천경자 님 하면 오빠가 떠 올려집니다.
    눈물이 나네요.



    오빠
    하늘나라에서 잘 계신거죠?
    오빠가 없는 세상, 정말 반 쪽 같아요.
    ..
    슬퍼서 더 이상 쓸 수가 없네요.

  • 2. intotheself
    '05.5.11 8:40 AM

    harmony님께

    아침에 들어와서 이 글을 읽고 마음이 숙연해지는군요.

    사람의 인연에 대해서

    사람이 사람에게 주는 깊은 영향에 대해서 생각을 하게 됩니다.

    제가 무심코 고른 한 장의 그림이 다른 사람에겐 그렇게 깊은 감정을 끌어올리는

    촉매가 될 수 있다는 것에 대해서도 알게 되었고요.

    그래도 그 오빠는 존재가 소멸한 것이 아니라

    님의 마음속에 이미 일부로 존재하는 것이 아닐까요?

    아침에 정수년님의 해금 연주 beautiful things in life를 듣고 있습니다.

    마음속에 스며드는 가락이 좋아서 여러 번 돌려서 듣게 되는군요.

    들리지는 않겠지만 선물로 보냅니다.기회가 있으면 한 번 들어보시라고요.











    님에게 보내려고 고른 그림입니다.

    제목은 시간의 눈인데요 김종학님의 작품이지요.


















    이 화가는 유난히 포도 -생명으로부터라는 같은 제목으로 한 다양한 작품이 많더군요.

    그 중 세 점을 골라보았습니다.

  • 3. blue violet
    '05.5.11 8:54 AM

    세월이 가면서 잊혀지지 않는 추억으로 남겨진 사람이 있다는 건
    삶의 축복 같은 선물이 아닐까요.
    그건 아무에게나 주어지는 건 아니니까요.
    Harmony님 기운내세요.

  • 4. Harmony
    '05.5.11 10:43 AM - 삭제된댓글

    답글이 있어서 다시 들어와 봤어요.
    다시 그림을 보는 순간,
    역시나
    주체할 수 없는 눈물로 ...
    사무실이라 맘껏 울 수도 없고 ...





    감사합니다.

    기운 내서 일 해야겠어요.

  • 5. 나르빅
    '05.5.11 12:19 PM

    하모니님
    인생의 절반은 슬픔이라는 말이 있어요.
    빛나는 추억 잊지마시구요. 힘내세요.

  • 6. 수련
    '05.5.11 1:02 PM

    제가 좋아하는 사석원님 작품이 있어 반갑네요.
    사석원님의 홈피는요
    사석원가 새창에서 뜹니다

  • 7. 수련
    '05.5.11 1:05 PM

    에휴
    위줄 맨 아래의 사석원을 클릭하시면 홈피가 뜹니다^^*

  • 8. 수련
    '05.5.11 1:20 PM

    하나 더 소개할까요

    이화익갤러리가 인사동에서 아트선재센터 옆 송현동 1-1번지 이전을 기념하는 전시 '색채의 즐거움'(Joy of Colors)을 12일부터 개최한다.
    2층 양옥을 리모델링해 꾸민 이화익갤러리의 전시공간은 30여 평 규모이다.

    재개관 기념전의 출품작가는 김종학(68), 김용철(56),사석원(45) 씨 등 3명.

    국내 구상회화 작가 중 강렬한 색채를 통해 생명의 에너지를 잘 표현하고 있다는 평을 듣고 있는 대표적 색채화가들이다.

    '설악산'의 화가로 불리는 김종학 씨는 원근법을 종종 무시한 2차원적인 평면에 자연의 풍경을 감각적인 색채로 표현하고 있다.

    자연 그대로를 캔버스에 옮기기보다 감각적인 색채로 가득한 화면을 통해 시간과 공간을 초월한 아름다움의 경지를 보여주는 '붓꽃'과 "꿀벌과 벚꽃', '달과 나팔꽃'을 출품한다.

    김용철 씨는 발광하는 듯한 강렬한 색채와 거침없는 선을 구사하면서 구상작업을 지속해온 화가.

    우리 고유의 민화인 화조도, 문자도, 모란꽃, 수탉, 장승, 해와 달, 구름 등을 현대식 재료와 방법으로 그려냄으로써 한국적인 미가 현대미술의 조형성으로 승화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온수리 매화'와 '모란꽃' '봉황'을 출품한다.

    사석원 씨는 분방하고 힘찬 필치로 그려낸 '꽃과 당나귀', '매화와 병아리', '행진' 등의 작품들을 낸다.

    자연의 생기와 활력이 넘치는 사씨의 그림속 동물 모습은 거칠기보다는 친근하며 때로는 유머러스한 느낌을 제공한다.

    이화익 대표는 "세 작가 모두 다양하고 강렬한 색채를 능숙하게 구사하는 대표적 색채화가"라면서 "강한 표현력으로 그려진 작품들이 모여진 전시공간은 색채의 향연장이라 할 만하다"고 말했다.

    전시는 25일까지라네요

  • 9. intotheself
    '05.5.11 1:42 PM

    수련님

    고맙습니다.

    오늘 아침 김종학님의 그림을 찾아서 보는데

    아무래도 현대 갤러리에서 만난 그 김종학님의 그림같지 않아서 이상하다 갸웃거리며

    보았거든요.

    오늘 인터넷에서 찾아서 본 김종학님은 훨씬 젊은 예고,서울미대 출신의 김종학이었군요.

    어쩐지 하던 의문이 풀렸습니다.

    설악산의 김종학을 다시 찾아서 보아야겠네요.

    이화익 갤러리의 전시 소개 잘 읽었습니다.

  • 10. jin
    '05.5.11 10:48 PM

    저도 김종학님의 그림과 나이를 보면서 의문이 들어 몇번을 읽어봤습니다.

    젊은 김종학님의 그림이나 전시회에 관해 알고 싶습니다.

    어느 사이트에서 찾을 수있는지요?

  • 11. intotheself
    '05.5.12 3:24 PM

    jin님

    야후에서 김종학을 검색하면 모래시계의 김종학다음에 화가 김종학에 관한 싸이트가

    나옵니다..그곳에 들어가면 갤러리에서 그림 검색 할 수 있거든요.

    마음에 드는 그림들을 올려주시면 함께 볼 수 있지 않을까요?

    포도시리즈가 아주 많아서 시대순으로 보면 그 화가의 변화를 따라가는 즐거움이

    있을 것 같아요.

  • 12. jin
    '05.5.13 11:01 PM

    아 감사합니다.

    너무 관심은 있으면서도 왜 사이트를 찾아볼 생각을 안했는지...

    그림 올리는 것을 배워서라도 시도를 해보겠습니다.

    빠른 시간내에 ..

    중 3 이라고 다 큰척 하는 아들녀석을 고드겨야겠군요..

    감사합니다.

    시간의 눈이라는 작품은 그 화가와 왠지 일치하는데

    포도 그림은 약간 의외라는 느낌인대요. 이유는 저도 모르겠군요..

    지금 찾아봐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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