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나들이도 즐거웠는데 보너스로 딸이 본 모의고사에서
난생 처음으로 수학을 다 맞았다는 기쁜 소식을 문자로 (제게 핸드폰이 없는 관계로)
이모에게 보냈더군요.
다른 과목은 생각보다 못 치루었다고 우는 소리를 하는 딸아이에게
수학 하나만으로도 너무 고맙다고 다 괜찮아라고 잔뜩 칭찬을 했습니다.
그 느낌을 도서관에 아침에 글로 썼는데요
마침 어제 간 전시회의 그림도 함께 올려서 이곳에도 복사해서 올려놓습니다.
자녀들의 수학실력때문에 고민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제 아이가 초등학교 일학년때부터 수학이 어렵다고 징징대던
그리고 그런 기분이 고등학교 일학년까지 지속되고 있고
지금도 썩 좋아서 하는 공부가 아니란 점이 위로가 될까요?
요즘 밤에 다모를 보느라 아무래도 조금 늦게 자고
원래대로 일어나려고 하니
몸이 좀 힘이 들어서
간신히 승태 학교가는 것을 보고 누웠지요.
그런데 전화밸소리에 고민하다 일어나서 받으니
최윤희씨입니다.
아들이 그 집에 공부하러 가는 날이 있는데
어제 못 간다고 대신 전화해달라는 것을 까마득히
잊고 있었네요.
시험이 코앞에 닥친 그 아이는
아직도 제대로 끝내서 개운한 과목이 없으니
그저 마음속에 한숨이 가득합니다.
그래도 어제 보람이가
난생 처음으로 모의고사에서 수학 100점을 받았다고
이모에게 문자가 왔다고 합니다.
놀란 동생이 제가 학부형과 이야기하는 중에도
그냥 밀고 들어와 그 소식을 전해주더군요.
저도 놀라서 그만 오랫동안 알아왔던 분이라
그 분에게 자랑도 하고
즐거운 마음,그동안 수학으로 인해 조마조마했던 마음도
다 이야기하곤 웃었습니다.
보람이의 중학교 시절을 알고 있는 분이라 그분도
제 마음을 충분히 이해하고 축하해주어서
기쁜 마음으로 축하를 받았습니다.
동생이 물어봅니다.
문제가 쉬웠다는데 언니 그래도 그렇게 좋아?
문제가 쉬워도 다 맞기는 어렵고
다른 아이도 아니고 보람이에겐 상당히 의미있는 일이지
다른 것이 부실해도 나는 그것 하나만으로도 족하다고
그리곤 밤 늦은 시간까지 기분이 그대로 이어지는 것을
보면서 순간 당황스럽기도 했지요.
어린 시절
초등학교 일학년때 수학이 어렵다고 해서
저를 기절초풍하게 만들었던 아이
그리고 그 뒤에 이어진 수학기피증에 얽힌 수없이 많은 사연들
이렇게 쓰다보니
그 긴 역사가 새삼 생각납니다.
승태도 천방지축인 시절을 보내고
언젠가 팔불출 마냥 마음에 기쁨을 가득담아서
이야기할 날이 올려나
마음 한구석에 수심이 있지만
오늘까지는 그저 기쁜 마음을 간직하고 즐기려고 합니다.
이렇게 쓰다보니
잠이 다 달아나서
어제 본 판화전에서 인상깊었던 또 다른 화가
루피노 타마요를 봅니다.
이 사람이 누군가 했더니 언젠가
베아르뜨인가 베아뜨르인가 하는 화랑에서 연 전시회
카리브해 어쩌고 하는 전시장에서 인상적으로 본
바로 그 화가네요.
반가운 마음에 더 자세히 들여다보는 중이지요.
타마요를 찾다가 만난 프란시스코 톨레도입니다.
성이 톨레도라니 그 사람의 조상에 얽혀 있을
인생사가 읽혀지는 느낌이 드는군요.
그림이 좋아서 함께 올려놓습니다.
이 작품은 바로 어제 전시장에서 만난 그 작품이네요.
아마 판화라서 미술관에도 있고
동시에 전시장에서 만날 수도 있었던 모양이로군요.
누구나 한번쯤 꿈꾸는 하루를 틀어놓고
조용한 음악속에서 그림을 보고 있으려니
마치 이 시간이 비현실적인 꿈의 공간처럼 느껴지네요.
드디어 원래 일어나려고 모닝 콜 맞추어 놓은 시간입니다.
안녕하십니까? 고객님
저를 깨우는 전화소리를 말짱한 몸으로 듣고 있으려니
매일 이 소리에 의지해서 하루를 살아가는 제가
우스운 느낌이 들어서 혼자 웃게 되네요.
타마요를 검색하면 가끔 라틴 아메리카 작가들의
작품을 한꺼번에 모은 켈렉션을 만나게 되는군요.
그 곳에서 만난 오키프입니다.
이 작품은 타마요입니다.
wolfgang paalen이란 관심을 끄는 화가가 한 명 있어서
마지막으로 그의 그림을 봅니다.
어제는 정말 자리에서 일어나야 할 시간이로군요.
잠은 못 잤지만 덕분에 기분좋은 하루를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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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otheself |
조회수 : 1,997 |
추천수 : 45
작성일 : 2005-04-27 13:2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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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미스마플
'05.4.27 1:29 PM축하 드립니다.
아주 기쁘실거 같애요.
저도 나중에 아이들때문에 웃고 울 일이 기대가 됩니다.2. 찬이
'05.4.27 1:40 PM정말 기쁘시겠어요...
초등 2학년 딸이 오빠와는 달리 수학이 젤 어렵다해서 저도 쬐끔...
저의 아이도 보람이처럼 되길 기대합니다...3. 무늬만 VET
'05.4.27 1:53 PM(생뚱맞은 질문이지만 염치불구하고~~)
다모 어디서 언제 하나요?
재작년 다모를 한회도 거르지 않고 봤던 다모폐인이랍니다.
직장 다니는 관계로 넘들은 서너번씩 봤다던데 전 딱 한번뿐(아~~~억울)
참고로 전 성백폐인이었는데 님은? 성백의 길타령에 혼을 빼앗겼답니다.4. 냉동
'05.4.27 2:24 PM축하 드립니다.
그리고 좋은 사진 감사 혀요^^5. 한번쯤
'05.4.27 4:27 PM흐뭇하고 기쁘시겠어요...**^^**
6. 메어리 포핀즈
'05.4.27 5:54 PM너무 기쁘시겠어요..
저도 저희 딸에게 그런 날이 오기만을 학수고대하며
오늘도 열씸히 수학 공부를 함께 하렵니다..
아!! 부러워라~7. 노니
'05.4.28 8:58 AM무었보다 자식 잘되는 것이 세상에 제일 부러운 일같아요.
축하드려요.
저도 기분이 좋아지네요.8. 고은옥
'05.4.29 9:24 AM와,,,수학 100점요,,,,,,
대~~단한 역사에 길이 남을 일이네요,,,,
저희애 들은 문과 라서 그래 본 적이 없거든요,,,,,
초딩때나,,,100점 들어 봤지만 ,,
그때 것은 전혀 쓰잘떼기 없는 일 들이지요,,,,,
밥 안 먹어도,, 잠 덜 잤어도 배 부르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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