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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속의 명장면, 생활속의 즐거움

정발산에서 읽은 한 권의 책-피아노 치는 변호사,next

| 조회수 : 1,629 | 추천수 : 20
작성일 : 2005-04-22 14:25:06

오늘 아침 마두 도서관에 갔다가 소기의 목적은 달성을 못하고 말았지만

예상치 않은 좋은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 느낌을 담아서 도서관 홈페이지에 쓴 글인데요

어제는 박정희 할머니가

오늘은 이  책의 저자 박지영 변호사가 제게 깊은 감동을 주는군요.



원래 오늘부터  일산3동 동사무소에서 하는

탁구 레슨에 참가할려고 했는데

어제 밤 최윤희씨와 이야기하다가 요가는 어떤가

국선도는?  경락 마사지나 스포츠 마사지의 효과는

이런 저런 확실하지 않은 이야기를 한 뒤끝이라 그런지

한 두 주일 미루고 알아보고 결정하자 싶었습니다.

그래서 4월 한 달 문화비 지출이 너무 과다해서

읽고 싶은 책 목록을 몽땅 정리해놓고도

구하지 못한 것

읽지 않고 넘어간다고 큰 일이 날 것은 아니지만

마음에 걸려서 마두 도서관에 갔습니다.

미리 알아보고 가야 할 것을

그저 신분증만 있으면 된다고 생각하고

(옛날에 그렇게 오래 학교 다닌 사람 맞은가?)

그냥 갔더니  대출증을 만들려면

사진이 있어야 된다네요.

아침부터 부지런을 떨어서  찾아간 길

기운이 빠졌지만

시청각실에 올라갔습니다.

그래도 일산에서는 이 곳이 가장 많은 자료가 있을 것 같아서

제가 꿈꾸는 영상도서관에 대한 아이디어를 도움받고자 하는

장기적인 의도와 지금 당장 그 곳에서 못 보던 자료를 보는

행운을 누릴 수 있나 하는 단기적인 기대가 있었지요.

그런데 그 안에서 볼 수 있는 스크린은 너무 적고

자료는 생각보다 다양하지 않더군요.

그래서 베네치아의 미술관에 관한 것 하나 대출해서

조금 보다가 그냥 나왔습니다.


원래 그 곳에서 책을 빌리고  나무가 있는 곳에 가서

읽다가 시간이 되면 오랫만에 영화 한 편을 보려고 했었는데

시작이 계획한 것처럼 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정발산쪽으로 걸어올라갔지요.

전혀 예상에 없던 장발산 등산을 하고

중간에 의자에 앉아서 가방속에 들어있던

피아노 치는 변호사,next 를 꺼내 읽었습니다.

어제 우연히 도서관 서가에서 발견한 책인데

아마 준하 엄마가 새로 구입한 신간인 모양이더군요.

처음에는 피아노 치는 취미생활한다고

이렇게 책까지 내는 사람이 있나?

약간 빈정대는 심정으로 책을 빼들었는데

약력을 보니 그것이 아니더군요.

5살부터 피아노를 친 저자는 예중,예고를 나왔는데

입시에 실패하고 재수하던 시절

갑자기 너무 아파서 병원에 가니 임파선암이란 판정을 받게 되더군요.
더 이상 피아노는 커녕 생사가 불분명한 상태에서

투병생활을 하다가  치료를 중단합니다.

그 뒤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모르나

몸이 조금씩 호전되어 다시 입시준비를 해서

서울음대 작곡과로 전과 (악기 연주는 불가능한 상태라)

대학을 마치고 서울 법대에 다시 가서

변호사가 된 여자의 이야기였는데요

거기서 그치지 않고

자신의 병을 통해서 next에 대해 생각하고

지금 여기서의 역할보다 더 큰 밑그림을 그리며

사는 사람으로 성장한 아름다운 사람의 이야기였습니다.

어제 밤 읽다만 부분부터

한적한 곳에 앉아서 계속 읽었지요.

비록 대출증을 만들지는 못했지만

의외로 맘에 꼭 드는 금요일 오전 시간을 보내고 돌아오는 길

평소라면 버스나 택시를 탔을 거리를

힘들지 않고 즐겁게 걸어왔습니다.

중간에 조이큐브에 들러 윤도현 라이브 디브이디 하나

빌리고 장독대에 들러 승태가 좋아하는 주먹밥

제가 좋아하는 누룽지를 사들고 와서

누룽지를 먹으면서 라이브를 보고 있으려니

마치 휴가를 즐기고 있는 기분이네요.

노래를 보다가 듣다가 하면서

수채화 그림을 보고 있는 중입니다.














같은 노래라도 녹음과 라이브는 얼마나 차이가 있는지 모릅니다.

내 인생은 라이브같은 느낌으로 살고 있느 중인가

문득 그런 생각이 드는 시간이네요.







어제는 박정희할머니가

오늘은 박지영 변호사가  

제 안의 감성을 건드려서 생각이 많습니다.




원래는 수채화를 보러 들어왔는데

그녀의 홈페이지를 눌렀더니 사진이 많아서

그 쪽에서 보고 있는 중입니다.













사진을 보고 있으려니 병원에 들렀다가

도서관 가는 길

무엇이라도 찍어보고 싶다는 충동이 절로 드네요.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자리에서 일어나니

마음이 흡족합니다.

이렇게 혼자 있을 때 즐거운 기분을 축적해놓아야

요즘 좌충우돌하는 아들과의  시간을 좀 더

웃으면서 보낼 수 있는 에너지가 생길 것 같아요.

가능하면 죽는 소리 덜하고

이 시기를 잘 넘기고 싶으나

생각만큼 잘 되지 않아서

혼자서 누리는 이런 평화가 과연 진짜인가

의심이 날 때가 많습니다.










집을 나서기 전 잠깐 책을 클릭해보니

그녀의 기사가 신문에서 여러 번 나왔더군요.

그 중  한 꼭지입니다.




20년 ‘음악의 꿈’접고 이웃속으로  

사람들은 나를 ‘피아노 치는 변호사’라고 부른다. 만 5세부터 피아노를 치기 시작,예원학교와 서울예술고등학교를 거쳐 서울대 음악대학에서 작곡이론을 전공하는 등 20년간 음악을 한 사람이 변호사가 됐기 때문일 것이다.

사실 이 별명은 내 삶의 진통 속에서 나온 자식 같은 이름이다. 그리고 그 고통 가운데 말할 수 없는 탄식으로 항상 함께 계셨던 하나님께서 선물로 주신 애칭이기도 하다.

나는 고교를 졸업하던 해인 만 19세에 림프암에 걸렸다. 이 세상을 다 준다고 해도 다시는 겪고 싶지 않은 지독한 항암치료를 받았다. 당시 목숨처럼 여기던 피아노를 그만두어야 했다. 초교 때부터 열심히 교회에 다녔고 하나님 앞에 열심히 살아보겠다는 꿈 하나로 살아왔건만 어린 나이에 삶과 죽음의 교차로에 서보니 그동안의 믿음은 하찮은 것이었다. 하나님을 양념 삼아 내 인생을 마음대로 요리하려는 맹목적 열심으로 채워져 있던 과거였다.

나는 끝이 보이지 않는 고난의 터널을 통과하면서 한번밖에 살지 않는 한시적인 내 인생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그리고 하나님께서 나를 언제 불러가시든간에 ‘어제 그리도 살고 싶었던 내일’인 ‘오늘’ 하루를 의미있게 살겠다고 결심했다. 인생의 목표를 온전히 하나님 중심으로 맞췄다. 내게 허락하신 삶과 건강을 하나님의 기쁨과 이웃의 기쁨을 위해 살기로 한 것이다.

사법시험 도전도 결국 하나님의 기쁨과 이웃의 기쁨을 위해 살겠다는 결단에서 시작됐다. 음악만 좇아가던 사람이 암투병 후 턱없이 부족한 체력으로 사법시험에 합격한 것은 전적으로 하나님의 은혜다.

그러나 하나님의 도우심으로 변호사가 되었다는 사실만으로는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기에 부족하다. 그 다음이 더 중요하다. 모든 과정 속에서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는 것,그것만이 ‘에벤에셀의 하나님’에 대한 아주 작은 사랑의 표현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받은 하나님의 사랑을 완성하기 위해 오늘도 숨을 쉬고 있다.

현재 변호사 생활을 하면서 법과 음악의 영역에서 이웃에게 기쁨이 되는 일을 찾아가고 있다. “이같이 너희 빛을 사람 앞에 비취게 하여 저희로 너희 착한 행실을 보고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께 영광을 돌리게 하라”(마 5:16)는 말씀에 부합하는 삶을 살기 위해 고민하고 있다.

사람은 크게 두 유형으로 분류될 수 있다. 인생이라는 톱니바퀴에 자기 자신이 중심축이 되어 혼자 톱니바퀴를 돌리다가 톱니바퀴가 뻑뻑해져서 잘 안 돌아가게 되면 그 때 기름칠을 하기 위해 하나님을 찾는 유형이 있다. 다른 유형은 하나님이 경영하시는 세상의 거대한 톱니바퀴의 기름칠이 필요한 곳에 가서 기름이 되고자 하는 사람이다. 나는 두번째 유형의 사람이 되고 싶다.

이제부터 전개될 이야기는 왜 내가 삶의 목표를 하나님의 기쁨과 이웃의 기쁨으로 규정할 수 밖에 없었는지에 관한 것이다. 그리고 그 과정에 변함없이 함께 하셨던 좋으신 하나님에 관한 고백이다.

◇약력=△1970년 서울 출생 △서울대 음악대 졸업(작곡이론 전공) △서울대 법과대 졸업 △서울대 법과대 석사과정(민법 전공) 수료 △사법시험 42회 합격 및사법연수원 32기 수료 △법무법인 로고스 변호사,동아방송대 출강(음악이론) 및 문화공간 ‘다해원’ 원장 △서울대 캠퍼스 성경통독 모임 인도자 △하이기쁨교회 집사


정리=국민일보 함태경기자 zhuanjia@kmib.co.kr
[역경의 열매―박지영 집사⑴]

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안나비니
    '05.4.22 2:53 PM

    네... 저도 이 책 서평 어디선가 본 거 같아요.
    큰 사람이 되려고 큰 고통이 주어졌고, 또 보통 사람이 아니기에 그 현실 속에서도 꽃을 피우며 살았던 것 같아요.

    대단하다는 생각이... 저도 오늘을 열심히 살아야겠네용. ^^;;
    좋은 글 감사.

  • 2. 실이랑
    '05.4.22 5:07 PM

    책은 못봤는데 국민일보에 연재된걸 읽었어요.. 참 감명깊게 봤는데 책이 있다니 책도 읽어보고 싶네요..
    정보주셔서 감사합니다..^^

  • 3. riring
    '05.4.22 5:13 PM

    박지영변호사님이 저희동네 교회에 오셨었어요. 갔었거든요.
    무척이나 좋았었던 기억이 납니다. '-'

  • 4. blue violet
    '05.4.22 5:26 PM

    사람 사는 모습의 다양함.
    라이브처럼 살아가는 인생.
    왜 나는 반성할거 투성인지 반성해 봅니다.

  • 5. 해랑벼리
    '05.4.22 11:32 PM

    신은 인간이 견뎌낼 수 있을만큼의 시련을 주신다고 하셨는데..
    이 분의 인생엔 아직 많은 소중한 시간들이 함께 하실건가보네요..
    견뎌온 고통이 컸으니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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