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앙 미로였습니다.
그 시리즈로 나와 있는 화가는 칸딘스키, 미로, 피카소, 달리,그리고 샤갈이 있더군요.
우선 한 장만 구해서 어떤지 보고 다음에 결정을 하려고 마음 먹었는데
가장 먼저 손에 잡힌 사람이 후앙 미로였지요.
아침에 한의원 다녀오고 나서 말짱해진 몸과 마음으로 집에서 디브이디를 보는데
자세한 설명과 함께 보는 그림,더구나 화집의 도판에서 보는 것보다 더 크게 확대된 그림을
전문가의 해설과 함께 보니 전시회에 온 기분이기도 하고
무엇보다도 눈이 달라진 기분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오늘 밤 집에 와서
식구들이 다 잠든 시간
이글스의 음반을 틀어놓고 후앙 미로를 보고 있는 중입니다.



미로가 네덜란드에 간 적이 있다고 하더군요.
그런데 그 곳에서 17세기의 화가들 그림을 보고 깊은 감명을 받았고
그 느낌을 살려서 그린 그림이라고 하는데
이미 구상의 세계를 벗어난 화가는 자신의 느낌을 이렇게 살려낸 것이니
얼마나 다른지요..

어제 정태남의 콜로세움이 무너지는 날이면을 읽다가 보니
어디서 본 듯한 기념물이 있었습니다.
자세히 읽어보니 바로 티투스 개선문과 원기둥에 장식한 전쟁 이야기 부조였지요.
어디서 보았더라?
생각을 더듬어 보니 바로 런던의 빅토리아 앤 알버트 뮤지움에서 본 것이더군요.
그 곳에는 빅토리아 여왕의 재위기간중에 유명한 조각이나 건축물을 모사해서
아주 큰 홀에 전시해서
외국에 나갈 형편이 못 되는 예술가지망생들
그리고 일반 대중을 위해 전시를 했다고 들었습니다.
그 때는 아직 건축이나 조각에 대해 뭐가 뭔지 잘 모르던 시절이어서
대강 대강 보고 지나갔는데
요즘 건축과 조각에 관심이 생기고 보니
아, 아쉽다 소리가 절로 납니다.

아이들에게도 그런 이야기를 했지요.
우리가 늘 대상에 대해 같은 것이라고 생각하고 살지만
사실은 같은 눈으로 보는 것도 관심에 따라 얼마나 다른가
그러니 마음의 눈으로 보라는 것이 빈 말이 아니라고요.



오늘 디브이디 보면서 놀란 사실중의 하나는 그의 조각작품이 상당히 많고
벽화나 콜라쥬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일생동안 다작을 하면서도
늘 그 자리에 머물러 있지 않고 다양한 시도를 했다는 점이었습니다.



지금 보고 있는 작품들은 그가 미국의 시카고에서 의뢰를 받아서 만든 조각들이라고
하네요.



그가 관심을 두었던 한 분야가 바로 ceramic design이란 말을 오늘 들었습니다.
눈으로 보는 것과 귀로 듣는 것은 미묘한 차이가 있는 것 같아요.
지난 목요일에 사람들이 모여서 미켈란젤로 디브이디를 보면서 한 말인데
학교 미술 시간에 이런 것을 구해서 틀어주고 함께 보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것이었는데
문득 그 생각이 다시 나는군요.



언젠가 책에서 바르셀로나에 대해 읽는데
가우디의 바르셀로나, 파블로 카잘스의 바르셀로나
그리고 후앙 미로와 피카소의 바르셀로나에 대한 설명이 있었습니다.
거기에서 읽었던 후앙 미로의 광장 바닥에 있다는 모자이크를
오늘 여기서 만나네요.



한없이 나오는 그림과 조각을 다 보다가는 잠을 못 잘 것 같네요.
이글스 노래를 들으면서 후앙 미로를 새롭게 조명하면서 본 시간
멋진 주말의 밤을 보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