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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과 하는 새벽 공부

| 조회수 : 2,247 | 추천수 : 12
작성일 : 2005-03-30 08:48:19
어렸을 때부터 부엉이과라 공부건 책읽기건

밤이 늦을수록 더 집중이 잘 되는 제게

새벽공부란 원래 사전에 없는 말입니다.

차라리 새벽 2,3시까지 하다 잠자는 일이 더 쉽거든요.

그런데 문제는 밤에 들어와서 아들이 하는 공부를 좀 도와주려 하면

졸리는 시늉을 하면서 자고 싶어 합니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택한 방법이 아침에 한  30,30분 정도

단어장 한 권을 택해서 일과부터 반복해서 나가는 것 (오늘 일과하면 내일은 일,이과

이런식으로 반복하다가 더 이상 어려움을 느끼지 않으면 오일 단위로 끊어서

그만두고 새로 나가는 )과 문법책 진도나가는 것을 설명을 읽지 않고도 풀 수 있도록

단어와 마찬가지로 복사해서 풀도록 하는 것인데

졸리는 눈으로 하기 싫어해서 제가 옆에서 지키면서 입으로 설명하게 하는 방법을 쓰고 있습니다.

밤에는 매일 듣기 일정량하는 것과 독해집을 하고요.

일주일에 다섯 번  정도 하는 셈인데

다른 아이들과 함께 하는 수업을 해보니 어려운 점이

아들이 대표로 혼나기 쉽고 그래서 자존심이 상한 아이를 보는 것과

집중하지 않고 산만한 아들을 보는 저 자신이 힘이 들어서

그 방법을 포기하고 따로 시간을 내는 것이지요.

큰 아이가 동생에게 말을 합니다.

나도 엄마랑 공부하기 되게 싫었는데

그래도 엄마 말 들으면 손해날 것 없으니 힘들어도 하라고.

그런 누나의 말이 엄마말보다 더 와 닿는 모양이더군요.

죽어도 싫다고 할 줄 알았던 새벽 공부에 대한 저항이 생각보다 적어서

그나마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집에 복사기가 없는 분들중에서 이 방법을 한 번 시도해 볼 사람들이 있다면

가능하면 같은 책을 두 권 사서

한 권은 책에다 쓰도록 하고

시간이 조금 지나면 다른 새 책은 공책에 풀게 해서

채점을 해주고 나서

틀린 문제에만 표시를 하고 다시 여러 번 풀어보게 하는 방법이 좋은 것 같아요.

기억은 한계가 있고

누구나 설명을 읽는 당시에는 안다고 생각하지만

막상 아무러 설명이 없는 문제는 그것을 언제 했느냐 싶게

들어본 기억도 없는 것처럼 행동하는 아이들을 많이 봅니다.

우리집 아이도 예외가 아니어서

처음에는 이해가 잘 되지 않았습니다.

이미 배운 것,한 두번 틀리면 집중해서 기억하고 개념을 암기도 하고

이렇게 공부하는 것이 정석인데

너무나 태연하게 잊어버리고 아무렇지도 않은 것이 낯설었거든요.

그런데 화를 내면 상황이 더 악화되니

이제는 웃으면서 그래?

기억이 나지 않으면 다시 한 번 하지 그런 마음으로 다시 또 다시 하고 있습니다.

오늘 아침에는 그런 성과가 보여서 칭찬을 했지요.

야 ,역시 공부를 하니 실력이 많이 늘었네.



딸을 보내고 조금 자야 하루를 편안하게 시작할 수 있는데

그러면 다시 일어나기 너무 어려워서

아들이 일어날 때까지 다른 일을 하다보니

아침에 공부하는 것을 보고

아침 차려서 먹고  아이가 학교 가는 것을 보고 나면 몸이 녹초가 되는 것 같거든요.

그래도 자식이 뭔지 참 엄마는 강한 존재라는 것을 느끼는 아침입니다.

















공부가 제일 쉬웠고 지금도 제일 좋아 하는 일인 제게

공부라면 가장 멀리 하고 싶어하는 두 아이를 키우는 일이

참 쉽지 않은 일입니다.

가끔 딸아이는 농담처럼 이야기하지요.

엄마 한테서 어떻게 우리 같은 아이들이 나왔을꼬 ..

만약 이 아이들이 뭐든 척척 알아서 하는 아이들이었다면

저 자신에겐 좋았겠지만

다른 집 아이들을 가르치는 선생님으로는 빵점짜리가 되지 않았을까요?

우리 아이들 문제로 고민하다 보니

다른 아이들의 고민도 보이고

어떻게 하면 좀 더  재미있게 접근할 수 있을까

재미는 어렵더라도 어떻게 하면 지속적으로 기억하게 도울 수 있을까

그러다가 어느 순간 영어로 책을 읽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도록 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게 되었고

그래서 늘  전보다는 조금씩 가르치는 일에서 저 자신이 향상하는 느낌이 들어서

그 날이 그 날 같은 무력감이 없이 살 수 있는 것

그 공로를 아이들에게 돌려야 할 것 같거든요.

그러니 이 세상에 아무 보상없는 고통은 없다는 말이 사실인 셈인가요?









아침에 보다 만 드가가 미흡하여 조금만 더 보려고 들어왔다가

사설이 길어졌습니다.

이젠 정말 조금 더 자야할 모양입니다.

그래야 아침수업부터 시작하여 긴 하루를 잘 보낼 수 있을테니까요.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뮤즈
    '05.3.30 9:26 AM

    저도 큰아이가 중학교 들어가면서 매일 새벽? 6시쯤 영어 테이프를 틀어 놓습니다.
    그러면서 생각하죠... 큰아이 맘속에 내가 미워 보이지나 않는지...
    공부란걸 강요해서 될수 있는 지 .. 늘 가슴속에 들고 다니는 숙제 입니다.

  • 2. 냉동
    '05.3.30 10:23 AM

    대단 하십니다.
    그리고 좋은 그림도 잘 봤구요^^

  • 3. 김혜진(띠깜)
    '05.3.30 3:31 PM

    정말 대단하십니다.
    전 님과 정 반대인데, 공부엔 별 취미가 없는(그래서 늘 억지로 하는 편이죠.^^) 엄마에게서
    우찌 이렇게 책만 끼고 사는 딸이 나왔는지.... 아마 친정엄마가 워낙 공부 벌레셨던 것을
    울 딸이 다 타고 났나봐요. 울 딸은 그저 "엄마 이거 공부하자" "엄마 이거도 하자" 매일
    하기 싫은 저에게 꼭 같이 하자고 강요를 합니다.
    요즘은 딸 덕분에 공부 많이 하지요. 하하하~~^^

  • 4. 복사꽃
    '05.3.31 1:23 PM

    intotheself님, 아이와 아침공부를 같이 하는군요.

    울집 두아들녀석들은 초등학교 입학할때부터
    아침공부라는 것을 하게 되었습니다.
    벌써 6년째하고 있지요.
    아침시간에 딱 30분정도 공부를 하는데요,
    주로 수학문제집을 풀고 학교에 갑니다.
    요즘 아이들 어른들보다 더 바쁘잖아요.
    아침에 조금이라도 시켜놓으면 낮에 놀수 있는 시간이
    있어서 좋겠다는 생각에 시작하게 되었는데요,
    지금은 거의 습관화가 되어서 알아서 공부하더라구요.
    아이들교육 어떻게 습관을 들이느냐가 중요한것 같아요.

    intotheself님의 말씀처럼 공부가 제일 쉬운것 같아요.
    저두요, 누가 하루종일 공부만하라고 하면 좋겠어요.
    집안일보다도 아이들키우는일보다도 공부가 젤로 쉬운것 같아요.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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