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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움 미술관에 가다-고미술관

| 조회수 : 1,328 | 추천수 : 10
작성일 : 2005-03-23 01:12:37
오늘 리움미술관에 갔습니다.

그런데 저는 운전을 할 줄 모르기 때문에 운전이 가능한 사람과

그 사람옆에서 길 안내를 맡은 사람,그리고 길눈이 어두운 저 이렇게 세 사람이 나선 길

여자 셋이 모여서 길을 찾으면 어찌 어찌 찾아 가겠지 하면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도란도란 나누다 보니

영 길이 잡히지 않습니다.

어려우면 도중에 내려서 택시라도 타고 가자고 느긋하게 돌아돌아 가다가

회전을 잘 못 하면 내려서 길을 묻기고 하고

그렇게 하다 보니 오전 9시에 나선 길  도착하니 11시가 다 되었더군요.

그래도 미리 예약을 한 상태라  도슨트가 설명하는 고미술관 전시에 합류하게 되었습니다.

그 곳의 건축이 볼 만하다는 것은 이미 신문지상에 소개가 된 것이니

말할 필요가 없겠지요?

오히려 국립 박물관이  민망하게 느껴질 정도로 고급스럽게 유물들을 전시하고

빛에 대해서도 섬세하게 배려한 공간에 서서  안목있게 수집한 전시품들을

제대로 된 설명을 들으면서 보고 있으려니

마음속이 꼭 흡족하다고는 할 수 없는 이상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래도 널찍한 공간에서 제한된 인원이 들어가서 보는 쾌적함은 높이 살 만한 배려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4층부터 위에서 아래로 내려오는 것으로 일정을 잡은 도슨트의 배려로

위에서 아래로 내려올 때마다 공간을 새롭게 느끼면서

이미 본 것은 다시 새롭게

처음 보는 유물들은  반갑게 눈인사를 하면서 살펴 본 하루였습니다.

고미술관의 4개층을 보는 것으로도 너무 많은 것을 본 셈이라

현대미술은 다음 기회에 와서 다시 보자고 의견을 모았기 때문에

무리하지 않은 미술관 기행이 되기도 했지요.

4층은 도자기 전시실입니다.










전시를 보면서 놀란 사실 한 가지는 개인이 이렇게 많은 보물을 소장할 수 있나 하는 것이었지요.

이 작품도 고려 중기의 것으로 보물이네요.

우리가 흔히 고려 청자하면 비색의 아름다움이라고 말하는 바로 그 비색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 작품은 리움 미술관이 자랑하는 대표주자중의 하나인 모양이더군요.

팜플렛에도 소개가 되고 있습니다.




고려청자 가운데 화려하고 다채로운 장식기법으로 널리 알려져 있는 작품으로, 표주박모양의 주전자이지만 몸체를 크고 작은 연꽃봉오리를 중첩시켜 만들어, 고려의 국교였던 불교를 상징적으로 표현하였다.

잘록한 목 부분의 중앙에는 동자(童子)가 작은 연꽃을 끌어안고 깊은 생각에 잠겨 있는 모습을 조각하였고, 손잡이에는 개구리모양의 작은 고리를 장식하여 평화롭지만 생동감 넘치는 연지(蓮池)의 정경을 나타내었다. 표면에는 연잎을 양각(陽刻)한 후 잎의 줄기를 음각(陰刻)으로 묘사하고, 곁들어 흰 흙으로 점을 찍어 장식하는 퇴화(堆畵)기법을 사용하였으며, 가장자리에 붉은빛의 진사안료(辰砂顔料)를 칠하여 윤곽선을 강조하였다.
조각, 양각, 음각, 퇴화, 진사 등 다양한 기법이 동시에 사용된 이처럼 화려한 장식은 거의 유례를 찾아볼 수 없다. 전면에 맑고 투명한 담녹색(淡綠色)의 유약을 씌웠으며, 굽바닥에 적갈색 내화토(耐火土) 비짐을 받쳐 구운 흔적이 남아 있다.

고려시대 무신정권(武臣政權)의 최고 실력자였던 최항(崔沆 : ?~1257, 최충헌의 손자)의 묘지석(墓誌石)과 함께 강화도에서 출토되었다고 전하고 있어, 학술적으로도 매우 중요한 작품이다.주전자의 유려한 조형감, 연꽃을 소재로 다양하게 형상화시킨 빼어난 창의성, 고려인이 세계 최초로 개발한 진사(辰砂)장식의 희귀성, 그리고 절묘하게 구사된 갖가지 장식기술 등으로 인해 고려청자 중 최고의 명품으로 손꼽히고 있다.




이 작품은 우리가 아는 청자의 개념과는 사뭇 다르지요?

11세기 작품으로 철분이 많이 들어가고 문양도 자유로운 느낌이 들어서 눈길이 가더군요.




이렇게 표면이 납작한 것을 편병이라고 하는데

편병의 앞쪽에 창처럼 나있는 문양이 있는 것은 원나라의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합니다.

그러니 도자기 하나에도 역사의 흔적이 농축되어 있는 것을 느끼게 되지요?




너무나 유명한 도자기인데 고려 청자의 원숙기의 작품이라고 하네요.,

그런데 저는 오히려 이 작품보다는 다음 작품처럼 여백이 많은 도자기가 더 마음에 와 닿더군요.




이 도자기를 마음에 담고 왔습니다.오늘은




이 도자기는 일체가 다 남아 있어서 유물로서의 가치가 있는 희귀한 경우라고 하네요.


3층으로 내려오니 분청사기와 백자가 전시되어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끌리는 도자기를 들라면

저는 분청사기의 자유로움과 현대성에 마음이 끌리더군요.










이런 작품은 시기가 명시되어 있지 않다면 현대의 도자기라고 해도

전혀 손색이 없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분청사기의 7가지 기법에 대해 한 가지 한 가지 설명을 들으면서 작품을 감상하니

훨씬 밀착해서 볼 수 있었습니다.

이 도자기의 기법은 박지기법이라고 하네요.










청화 백자인데요 청화안료는 조선이나 중국에서 구할 수 없는 것이었으니

말하자면 수입 안료를 쓴 것이지요.

그러니 당시에도 청화 안료를 지나치게 못 쓰도록 규제가 있었다고 하는데도

역시 규제를 보란듯이 비껴간 작품들이 남아 있더군요.




이 작품처럼 살짝 청화 안료가 들어가고 약간의 철분도 들어가서

단순한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작품들이 좋았습니다.





18세기 작품인 이 도자기에는 아래 부분에 선이 그어져 있더군요.

무슨 선인가 했더니 성리학적 세계관을 드러내는 지선이라고 합니다.

땅을 표현하는 것인데 불교와는 달리 성리학에서는 이 지상에서의 인간의 삶에

관심이 있었기 때문에 그런 관념을 선 하나로 전달한 것이라고 설명을 들었습니다.

아하, 소리가 저절로 나오더군요.

단순한 것 같은 한 줄의 선에 그런 것을 담을 수 있구나 싶어서요.




이 작품은 찻잔 받침이라고 할 수 있는데 가운데에 써 있는 글씨가 시름을 잊는다는

망우대라는 말이었습니다.

찻잔을 드는 순간 그 글씨를 읽으면서 마치  시름이  사라지는듯한 기분을 느꼈을 사람을

연상해보는 시간이기도 했지요.

참 멋지구나,글씨 하나로 그런 멋을 표출할 수 있다니...




이 청화 백자 필통에도 역시 지선이 있네요.


전시된 작품중에서 소유가 허락된다면  고르고 싶은 작품이기도 합니다.

펜, 색연필, 연필등 필기구에 관심이 많다보니 그런 것을 담아두고

꺼낼 때마다 감상하는 여유를 부릴 수도 있겠다 싶어서요.










이 작품은 16-17세기의 작품이라고 하는데

죽은 사람의 무덤에 묻는 명기입니다.

그런데 일상 생활에서 쓰는 그릇도 아닌데 청화 안료를 이렇게 쓸 수 있는

이 그릇의 주인은 누구였을까 하는 상상을 하게 되기도 하고

그 시기는 전란으로 얼룩져서 사람들이 일상생활도 어려운 시기라는 데 생각이 미치면

한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공감대는 무엇으로 가능했을까 하는 우울한 생각도 들더군요.

아마 요즘 압록강을 읽고 있어서 더 그런 생각을 하게 되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원래는 미술관에 다녀온 after를 다 하고 자려고 했는데

하루 종일 누워 있을 틈도 없이 살아서 그런지 피곤하군요.

내일 마저  2층과 1층의 전시물을 둘러보도록 해야 할 모양입니다.

도슨트를 따라 다니느라 휙 휙 지나가버린 아쉬운 작품들도 설명을 클릭하면서

다시 읽어보는 시간

비록 진품으로 보는 것이 아니고 사진이라도 아주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밍키
    '05.3.23 1:47 AM

    가보고 싶어지네요.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 2. 스콜라
    '05.3.23 8:51 AM

    항아리, 망우대가 적힌 접시를 보니 문득 김환기 화백의 "달항아리"가 생각납니다.
    좋은 것 보면, 갖고 싶은게 인지상정인가요?
    '나도 저런 달항아리 하나 있었음 좋겠다'했는데 오늘 그런 마음이 더 가득합니다.

  • 3. 예술이
    '05.3.23 3:23 PM

    늘, 감사합니다.

  • 4. 솜씨
    '05.3.23 3:40 PM

    덕분에 감상 잘 했습니다.
    예전에 호암미술관에서 본 것들도 몇 개 눈에 띄네요.

    홍라희관장이 시아버지 이병철회장의 배려 아래 소액으로 시작한
    고미술품 수집이 오늘날의 어마어마한 콜렉션을 이루었다고 하더군요.

    저도 호암미술관에 가 보고 느낀 것이 문외한인 제가 보기에도 감탄이 나오는
    이런 어마어마한 보물들을 개인이 소장하고 있구나 하는 거였습니다.

    그래도 이런 보물들이 일반 개인의 소장품이 었다면 보기가 힘들었을텐데
    전시를 통해 일반인들이 감상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고마운 일이 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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