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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하여라,새로운 소설가를 만난 날

| 조회수 : 1,525 | 추천수 : 16
작성일 : 2005-02-11 02:49:08
오늘 빌려온 비디오와 책을 반납하고서

교보문고에 가려고 집을 나섰을 때만 해도

내 앞에 무슨 일이 벌어질 지 전혀 예상을 못하였습니다.

그냥 그렇게 나가서 새로운 책을 구하고

교보문고 외국어서적부에서 그림을 보다가 들어오겠거니

그런 생각으로 길을 나섰지요.

그런데 아무래도 시간이 있는 날

대여점에 있는 책을 자세히 살피고

빌리고 싶은 책의 위치라도 알아두어야지 하면서

한 권 한 권 꼼꼼히 챙겨서 읽다가

이상한 제목에 눈길이 갔습니다.

방각본 살인 사건이라니?

방각본이 뭐지?

책 표지를 뒤집어보니

역사의 중흥기

그 동틀 무렵

조선의 르네상스를 꿈꾸던

젊은 그들이 있었다

이런 글귀가 눈길을 끕니다.

아니.,내가 한국사에서 가장 관심있게 보는 정조시대를

다루는 소설을 왜 이제껏 몰랐을까?

그래서 아래에 있는 작은 글씨를 마저 읽어가는데

거기에서 만난 이름이 꽃미치광이 김진이었습니다.

화광이란 말을 처음으로 본 것은 정민교수의 미쳐야 미친다라는 책에서인데 굉장히 인상적이어서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는 사람이었지요.

원래는 교보가는 길에 지하철에서 읽으려고 들고 나간

소설이 있는 것도 잊어버리고 지하철을 기다리느라

서 있는 사이에 읽기 시작한 소설읽기가

집에 들어와서도 계속 되었고

2권은 내일 도서관에 나가면 빌려보려고

망서리다가 그냥 왔었는데 (그렇게 흥미를 끌 줄은 몰랐거든요.새로 산 책을 보느라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생각해서

당연히 일권만 빌린 것이고) 일권을 다 읽고 나니

내일까지 기다리는 것이 아쉽습니다.

그래서 궁여지책으로 동생에게 전화해서 부탁을 했습니다.

우선 재미있는 소설 읽고 싶지 않느냐고

꼬시는 발언을 한 다음

이러저러한 사연이 있으니 2권을 빌려다주면

좋겠다,그러면 아마 일권을 읽으면서

아주 즐거운 시간이 될 것이라고요

처음에는 어렵겠다고 하더니

아무래도 마음에 걸렸던지

조금 기다리면 남편에게 부탁하여

빌려서 보내겠다고 하네요.

그렇게 받아서 본 소설을 다 읽고 나니

새벽 2시 20분

하루가 어떻게 간 지 모르게

한 소설가를 만나서 행복한 시간이 되었습니다.

내용이 행복한 것이 아니라

인문학적 내공이 쌓인 우리 소설을 만난 기쁨때문이지요.

그 소설에 관한 인터넷에 올라온 글을 하나

복사해서 올려 놓습니다.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져서

그의 소설을 읽고 이야기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으면

하는 바람이 생기는 밤입니다.



책소개

한국 역사 소설에 새 바람을 일으킨 김탁환의 역사 추리 신작. 정조 즉위 2년째인 1778년. 젊은 의금부 도사 이명방은 도성 안에서 벌어진 연쇄 살인의 범인을 추적하던 끝에 당대 최고의 인기 소설가 청운몽을 붙잡는다. 하지만 청운몽이 사형당한 직후 만나게 된 백탑파의 서생들은 그가 진범이 아니라고 주장하고, 아니나다를까 새로운 살인이 벌어진다.

꽃에 미친 불우한 천재 김진의 도움으로 사건의 숨겨진 진상에 다가가는 이명방의 앞길엔 정체 모를 위험과 음험한 방해가 첩첩하다. 진범은 어디 있는가? 또, 연쇄 살인의 배후에 도사리고 있는 세력은 과연 누구인가? 「나 황진이」「서러워라, 잊혀진다는 것은」등에서 기존의 역사 소설과는 전혀 다른 시각으로 치밀한 고증을 통하여 시대를 섬세하게 재현해 낸 소설가 김탁환은 우리 역사상 가장 흥미로운 시기 중 하나인 정조 시대를 배경으로 역사 추리 소설을 탁월하게 써냈다.
이 소설은 10부작으로 기획한 '백탑파' 연작 시리즈 중 첫번째 이야기. 백탑파는 영정조 시대 탑골 백탑 아래 모여 시문을 공부하고 경세를 논한 대표적인 지식인 그룹이다. 실사구시(實事求是), 이용후생(利用厚生)을 추구하며 조선의 르네상스기를 이끌었던 박지원, 홍대용, 박제가, 이덕무, 유득공, 백동수 등 백탑파 인물들의 생생한 참모습을 만날 수 있다.


  
지은이 소개

김탁환 - 1968년 진해에서 태어났으며 서울대학교 국어국문학과와 동대학원을 졸업했다. 장편소설로 「열두 마리 고래의 사랑 이야기」「불멸」(전4권)「누가 내 애인을 사랑했을까」「허균, 최후의 19일」(전2권)「압록강」(전7권)「독도 평전」「나, 황진이」「서러워라, 잊혀진다는 것은」이 있고, 그 외에 문학 비평집「소설 중독」「진정성 너머의 세계」「한국 소설 창작 방법 연구」를 출간하였다. 현재 한남대학교 문예창작학과 교수이며 문화기획 '퍼슨웹' 운영위원이다.

  
저자의 말

나는 백탑 아래 모여 북학을 갈망한 서생들의 꿈과 야망을 충실히 재현하려고 노력했다. 실학은 무조건 옳다는 관점에서 한발 물러나 백탑파의 규장각 진출이 지닌 객관적 의미와 정치적 한계 등도 그려 보고 싶었다. 아울러 그 당시 조정을 주도하던 홍국영과 채제공 등을 통해 백탑파에게 부족했던 정치적 감각과 연륜도 음미하고자 했다.
그렇다고 「방각본 살인 사건」이 정치 소설인 것은 아니다. 두 가지 '살아 숨쉬는 교양'을 최초로 독자들에게 선물한다. 먼저 필사 소설에서 방각 소설로 넘어오는 과정을 「방각본 살인 사건」에 담고자 했다. 나는 이미 2002년 겨울 「서러워라, 잊혀진다는 것은」에서 필사 소설의 유통 과정과 작품세계를 서포 김만중을 중심으로 복원한 바 있다. '소설로 쓰는 소설사'는 앞으로 조선 후기 대하 소설과 구활자 소설에 관한 탐색으로 이어 질 것이다.

다음으로 백탑파의 실체를 담으려고 했다. 지금까지 연암이나 다산 등 실학자 개개인에 대한 소설은 있었지만 그들이 어디서 어떻게 모였고 무슨 책을 보며 삶을 노래했는가를 하나의 정치적 문화적 세력으로 형상화한 적은 없다. 박지원, 횽대용, 박제가, 이덕무, 유득공, 백동수, 김홍도 등을 한 자라에 모은 것도 당시 백탑파의 넓고 깊은 교유를 드러내기 위함이다.

나는 이 작품을 추리 소설로 썼다. 독자들에게 좀더 가까이 다가서고 싶은 욕심도 있었지만 무엇보다도 백탑파의 삶과 사상이 추리에 썩 잘 어울렸다. 일찍이 압록강을 건너 연경을 여행하고, 과학을 신봉했으며, 꽃 새 물고기 나비 등등에 백과사전적 지식을 가졌던 그들에에게 추리는 가장 잘 어울리는 소설적 옷이다.

앞으로도 김진과 이명방을 등장시켜 백탑파의 활약을 소설로 옮길 예정이다. 정조 시대에는 너무나 멋진 인물과 기이한 사건이 많기에, 길게 보고 다양한 관점과 새로운 형식으로 접근하는 쪽을 택했다. 「방각본 살인 사건」에서 소홀하게 다룬 백탑 서생과 무인의 삶은 다른 장편 소설로 탐구할 것이다.
- 2003년 7월 김탁환


  
책 표지 글

역사의 중흥기, 그 동틀 무렵 조선의 르네상스를 꿈꾸던 젊은 그들이 있었다.
현상에서 참된 이치를 구하고 실용에서 진정한 덕을 찾는다. 성리학이 배제한 실용 지식과 실존하는 외국의 탐구에 마음을 빼앗긴 조선의 젊은 아웃사이더들, 꽃에 미치고 물고기를 연구하며 그림을 논하고 무예를 기술하고 소설에 혼을 불사르는 그들에게서 새로운 조선이 태어나고 있었다. 연암 박지원을 중심으로 분방하고 과격한 사고가 약진하는 백탑파 사람들에게, 보수와 혁신의 균형 속에 자신만의 왕도를 이루어 가려는 현군 정조의 사회는 위기와 기회를 동시에 제공해 준다.
장안을 뒤숭숭하게 한 연쇄 살인 사건. 그 현장에는 언제나 당대 제일의 매설가 청운몽이 쓴 소설들이 놓여 있었다. 범인으로 몰려 억울하게 처형당한 그를 기리며 김홍도가 초상화를 그리던 날, 젊은 금부도사 이명방은 백탑 아래의 친구들을 처음 만나게 된다. 종친이며 순진한 유림이었던 이명방, 그가 알던 세계는 꽃미치광이(花狂) 김진과 조우함으로써 이윽고 완전히 바뀌어 버린다. 이제까지 알아 왔던 것과는 전혀 다른 조선을 보여주는 품격 있는 역사 추리의 야심작.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마플
    '05.2.11 5:20 PM

    그분소설을 재미있게읽으셨다면 이번에 새로 나온 "부여 현감 귀신 체포기"도 있네요
    전 아직 읽어 보진 못했네요

  • 2. 겨란
    '05.2.12 9:37 AM

    부여현감도 꽤 재밌어요 전우치랑 아신이 귀신 잡는 이야기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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