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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속의 명장면, 생활속의 즐거움

카파도키아의 자연에 놀란 날

| 조회수 : 1,617 | 추천수 : 15
작성일 : 2005-02-04 00:03:56
오늘 하루 일정은 어제의 헐렁한 하루를 보상이라도 하는듯

상당히 빡빡합니다.

오전에 비단길의 통로에 세워진 가장 큰 케르반 사라이라는

술탄 한 유적을 본 다음 카이마클르의 지하 도시를 보고 나서

점심을 먹은 다음 카파도키아 유적을 답사하고

로즈 벨리에서 일몰을 감상한 다음

저녁을 먹고 선택 행사로서 암굴 속에서 공연되는 터키

민속춤을 보는 것으로 되어 있습니다.

와,빡빡한 스케줄이로군

그런데 몸이 이상하게 깨어나지 않는구나

그런 생각을 하고 출발했습니다.


버스 속에서 실크로드와 동서 문명의 교류에 대한 강의를

들었습니다.

그 강의는 관심이 있는 것이라 아주 재미있게 들었지요.

애나 어른이나 그저 자신에게 흥미가 있어야

귀에 쏙쏙 들어온다는 것은 만고불변의 진리인 모양입니다.

대상들의 숙소라니 어떤 것일까 궁금했는데 규모가 엄청나게 크더군요.

아나톨리아 지방의 가장 큰 케르반 사라이로서 그 안에

숙소,주방,식당,마구간,상점뿐만 아니라 대상들이 무슬림들이라  모스크까지 있는 사라이(궁정 혹은 숙소)였다고 하는데

가장 인상적인 것은 그 곳의 마구간 (오히려 낙타의 집이라고 해야 하나요?) 이었습니다.

낙타등에 귀중한 짐을 싣고 다녔을 테니 낙타가 왕인 셈인가요? 아주 널찍한 공간이고 빛도 잘 들어오는 곳에 낙타의 집이 있었습니다.

그 때 구경할 때는 아주 오래 전 사람들의 특히 상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의 인생에 대한 생각을 하면서 눈길을 준 정도였는데 그 곳에서 사와서 읽고 있는 소설 사마르칸드를 보니

주인공 카얌이 사마르칸드에 와서 묵는 케르반 사라이의 이야기가 눈길을 끕니다.

반가운 표현이 나와서 밑줄을 그어 놓기도 했지요.

먼 나라의 여행이 주는 맛은 가기 전의 준비,가서의 느낌도 좋지만 이렇게 혼자서 after를 하면서 만나는 글속의 우연한 마주침도 좋네요.

오늘 아이들과 하룻밤에 읽는 세계사를 함께 보는 중에

파르티아가 편자를 개발해서 유목국가로서의 기동력이 높아지자 로마제국을 괴롭히고 심지어는 카파도키아까지 영토가 늘어났다는 표현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평소라면 글자에 불과했을 카파도키아가 어라,그랬단 말이지 하고

아이들에게 여행하면서 본 카파도키아 지형에 대한 것을 책으로 보여주기도 하고 설명하기도 하는 즐거운 시간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뒤이어 이슬람이 등장하면서 실크로드에서 어떤 역할을 했는가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자 어제부터 읽기 시작한

유클리드의 막대를 소개하면서 이슬람의 등장이 세계사에 가져온 변화에 대한 이야기를 했지요.

이 책은 강력한 추천도서라고 일부러 작가의 양력도 다 읽어주었습니다.

그런 자극이 비록 책읽기로 모두에게 이어지는 것은 아니겠지만 누군가 한 명이라도 읽어보기를 희망하는 마음이었거든요.

버스 여행의 사간이 길어서인지 가끔씩 터키 음악을 틀어주는 시간이 있었습니다.

음악에 매력을 느낀 사람들이 음반을 구하고 싶다고 하자

인솔 교수가 음반 살 곳을 알려주겠다고 했는데 바로 케르반 사라이 앞에 있는 레스토랑에서 음반을 팔더군요.

그 곳에서 사람들이 많이 찾는 음반은 들어볼 수 있게 되어 있었는데 제가 사고 싶은 음반은 개봉이 어렵다고 합니다.

그래서 고민하다가 가장 자켓이 마음에 드는 음반을 하나 구했습니다.

그 음반을 집에 와서 자주 듣고 있는 중인데 처음 걸어놓은 날'
아이들이 들어와서 물어봅니다.

엄마 리코더 불었어?

그만큼 리코더의 음색에 가까운 이름을 모르는 부는 악기로 연주한 다양한 음악이 흘러나와서

먼 나라의 음악이 아주 가깝게 느껴진다고 할까요?

음반을 사고 약간 휴식을 취한 후에 간 곳이 지하도시로

알려진 카이마클르 유적지였습니다.

지하도시라,상상하기가 어려웠는데 막상 가보니

지하 9층까지 파내려간 주거 공간이었습니다.



이 지하도시가 언제부터 만들어진 것인지는 확실하지 않으나

크세노폰의 글에서도 언급이 된 것으로 보아서는 기원전 5세기전에는 만들어졌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하네요.

이 도시에 사람들이 지하로 굴을 파서 살기 시작하였는데

처음에는 소규모였을 것이나 점점 인구가 늘어나자 옆으로

아래로 그렇게 파내려갔고 데린구유란 곳으로도 연결이 되었다고 합니다.

땅속에서 방과 식당,(부엌으로 썼던 공간은 천장이 시커멓더군요) 심지어는 예배보는 곳도 있었다고 하고

둥근 맷돌로 출입문을 만들고 식량도 확보해놓은 상태라

외부에서 이 곳을 침략하기엔 어려웠을 것이라고 하네요.

거의 미로라고 할 만한 곳을 표지판을 따라서 걸어다니는데

사람은 어떤 환경에서도 적응해서 살기도 하고 적응을 넘어서

환경을 자신의 필요에 맞게 응용할 수 있는 지혜가 무궁한 존재로구가 하는 생각에 절로 놀라운 탄성이 나왔습니다.

지역의 특성때문일까요?

점심을 먹은 음식점의 분위기도 특이했습니다.

음식맛도 있었고요

그 다음에 도자기 공장에 잠시 들렀습니다.

오랜 기간동안 집안의 가업으로 이어가는 곳이었는데

우리들에게 차도 대접하면서 실제로 도자기 만드는 장면을 실연하기도 하고 우호적인 분위기에서 도자기를 구경하기도 하고 사기도 했지요.

그 지역을 알리는 특이한 도자기들이 많기는 했지만

기술은 우리 나라의 도자기가 더 섬세하고 아름답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카파도키아 가는 길

세상에 태어나서 가장 특이한 지형을 보았다고

표현하면 될까요?

카파도키아 가는 길

평균 고도가 해발 1000미터라고 하는데 차속에서는 그런 느낌이 별로 들지 않더군요.

차창 밖 왼쪽으로 시선을 돌려도 오른쪽으로 고개를 들어도

계속 환성이 저절로 나오는 지형이 나오더군요.



아마 이 지역에 다녀온 사람들에게 이 곳의 인상이

강렬했던 탓인지 사진 자료가 아주 많습니다.



아주 오래 전 이 지역의 산에서 화산이 폭발하기 전에는

이 땅이 강도가 약한 사암이었다고 하는데 화산 폭발후에

검은 용암이 뒤덮혔고 세월과 더불어 비,바람이 몰아치면서

자연에 변형을 가해 세계 어디에서도 보기 어려운 지형이

형성되었다고 하는군요.

검은 용암을 파기만 하면 그 안에 약한 사암이 있어서

주거지로 훌륭한 공간이 되었고 검은 용암은 벽의 역할을 해주었다고 하니 자연이 그 곳 사람들에게 축복이 되었다고 해야 할까요?

사실 저는 역사적으로 중요한 지역인 차탈 휴유크에 갈 수 있기를 바랐지만 그런 식으로 돌아다니려면 10일간의 일정으로는 어림도 없겠지요?

처음으로 도시가 형성된 두 지역중의 하나로 꼽는 챠탈 휴유크가 바로 카파도키아 근방에 있다고 하는데

아쉬운 마음이었습니다.

또한 이 지역은 기원전 2000년경 히타이트인들이 대제국을 건설한 지역이기도 하지요.

이 지역의 발굴로 인한 유적은 이스탄불의 고고학 박물관에 있다고 해서 돌아가는 길에 그 곳에 가면 흔적이라도 보겠지

하고 아쉬운 마음을 달래기로 했습니다.






카파도키아를 배경으로 하는 영화가 없나 하는 아쉬움이 들 정로로 풍경이 특이한 곳

마치 그런 절경을 그냥 보여줄 수 없다는 듯

바람이 휘몰아치고 아주 추운 날씨여서 기행중

가장 험한 날씨였습니다.

그래도 높은 곳에 올라가서 절경을 내려다 보는 날씨로는

제겐 오히려 인상에 남는 날씨였습니다.

그 다음에 가 본 곳이 괴레메 야외 박물관입니다.

야외 박물관에 무엇이 있을까?

궁금하게 생각하고 갔었는데 가보니 수도원들이 있었습니다.

지금은 유적지로 그저 관람의 대상이 되었지만

한동안은 실제로 수도사들이 번창하며서 변질된 기독교에서

벗어나 성서의 말씀에 더 가까이 가려는 열정으로 모인 사람들의 공동체였겠지요?

콘스탄티노풀에 불어닥친 성상 파괴운동의 여파로

한동안  벽화들을 제대로 그릴 수 없어서 솜씨를 갖고 있는 장인들이 사라져서 다시 벽화를 그릴 수 있게 된 초기에는

벽화의 솜씨가 세련되지 못했다고 합니다.

이 사진에서 보이는 것이 바로 수도원들이지요.




http://kr.img.image.yahoo.com/ygi/gallery/img/63/62/4164985a301f1.jpg">

이 근방에 카페트 공장이 있다고 가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있어서 야외 박물관을 본 다음 공장에 갔습니다.

가장 신기했던 것은 누에 고치에서 실이 나오는 과정을 직접 볼 수 있었다는 것입니다.

그리곤 그 곳의 여성들이 우리들을 기다려서 실제로

카페트 짜는 작업과정을 보여주었습니다.

그런데 그 과정을 보는 마음이 편치 않습니다.

얼마나 손일 많이 가는 일인지요!

그 여성들이 여기서 이렇게 일을 하고 집에서는 또

살림을 해야 하니 그 이중고가 얼마나 심할까가

눈에 선합니다.

그 과정을 보고 나서 한 장씩 펼쳐놓는 카페트를 구경했습니다.

저는 카페트를 살 생각이 없어서 그저 구경만 했지만 사고 싶은 사람들에겐 아주 긴장된 시간이기도 했습니다.

가격을 흥정해야 하는 과정이 남아 있었으니까요.

그런데 처음 부르는 값과 깍는 과정의 실랑이를 보고 있으려니

차라리 정찰제가 낫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데요.

생각보다 길어진 카페트 공장 견학으로 밖은 깜깜합니다.

서둘러 숙소에 가서 저녁을 먹고 민속춤을 보러 갔는데

이상하게 잠이 쏟아집니다.

수피춤을 구경한 다음 그 곳에 모인 사람들이 나와서

자연스럽게 춤을 추는 광경을 보는 것까지는 좋았는데

그 다음에는 쏟아지는 잠을 주체할 수 없어서 옷을 덮고 길게

누워 잠을 자다 깨다 하면서 춤이 끝나도록 기다렸지요.

아,너무 아까운 관람료로구나 속으로 혀를 찾지만 그래도

이미 상황이 끝나버렸으니 후회해도 소용이 없겠지요?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그린
    '05.2.4 12:30 AM

    에고.. 아직 서버가 안정이 안 되었나봐요.
    제게는 사진이 반 정도밖에 안 보이네요.ㅜ.ㅜ

    카파도키아, 괴레메도 참 인상에 남는 곳이었어요.
    종교적인 박해를 피해 그런 곳에서도 사람이 살았다는데 신기했지요.
    낙타모양, 버섯모양 등등 사암지형이라 풍화에 의해 그렇데 되었다고 하던데...^^

    도자기공장 구경갔다가 사온 접시,
    특히 터키블루 색깔에 반해 집어들었던 기억이 납니다.^^

    저녁 먹으면서 밸리댄스 공연을 구경한 후
    다들 무대로 끌려나가 함께 어울렸던 즐거움이
    다시금 떠오르네요.

    터키.... 다시 가 보고 싶어요.*^^*

  • 2. intotheself
    '05.2.4 1:07 AM

    그린님께

    서버문제가 아니라 제가 따온 사진중에서 허용이 되지 않는 것들이 있어나봅니다.

    그래서 다시 수정해서 올려 놓았지요.

    이번에 절실하게 느낀 것중의 하나가 자신의 힘으로 할 수 없는 일들은

    언젠가 자기의 발목을 잡는다는 사실이지요.

    그래서 못한다는 마음을 버리고 할 수 있는 한

    시도해보려고 마음먹게 된 일이 여러 가지 생겼네요.

    지금도 시간이 모자란데 싶다가도 그렇게 핑계를 대는 마음을 다잡아 먹고 있는 중입니다.

    거의 비슷한 일정을 다닌 모양이네요.

    글에 반응하는 (가본 곳이라 )사람이 있어서 얼마나 즐거운지 몰라요.

    터키의 후유증이 일년 간다는 말을 들었는데

    후유증이라기 보단 그 지역을 보고 나서 시각이 새로 열리는 것들을 많이 만나서

    아주 즐거워 하고 있는 중이랍니다.

  • 3. 다람쥐
    '05.2.4 1:56 PM

    님의 기행문을 읽고, 터키 공부를 좀 하고 떠나야하는데, 패키지여행이라 아쉬움이 많아요.
    저의 작은 아이는 지중해 3국(터키, 이집트..) 배낭여행을 거의 25일간 하고 오늘 귀국합니다. 나머지
    저의 가족 3명은 시간이 없어 할수 없이 패키지를 선택했구요. 거의 항상 자유여행하다가, 언젠가
    태국 패키지로 다녀온 후, 너무 실망해서.. 이번 여행도 아쉬움이 많을까, 걱정했는데,
    님의 글이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네요.

    항상 여행을 계획하면, 직장에 다니는 것이 얼마나 제약이 많은지,,, 정말 1년정도 휴직하고
    배낭여행을 할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물론 불가능하지만,,,,남편도, 쉬어야 하고....

    자유여행할 수 있는 날이 아마도 60은 넘어야 할것같아, 참 아쉬워요.

  • 4. 앨리스
    '05.2.10 4:01 PM

    저두 터키여행해보구 싶단 생각이 드네요.전 다른데만 생각하구 있었는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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