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요커는 어제 다 읽고
성탄절 저도 오늘은 아주 오랫만의 휴일이라
집에서 하루 종일 모처럼만에 게으름을 피우면서
(그러고 보니 세수도 저녁에 식구들끼리 저녁 먹으로 나갈 때
그 때서야 하는 특이한 날이었군요)
책을 읽었습니다.
하나는 터키에 관한 것이고 다른 한 권이 바로 사람풍경이었는데
그 책은 정신이 확 들게 하는 힘이 있더군요.
처음에는 여행기라고 생각해서 산 것인데
사랑을 선택하는 특별한 기준이란 소설을 쓴 김형경답게
여행지에서 만난 느낌을 심리학적인 관점에서 바라보고 쓴 글이라
마치 정신과 의사앞에 선 듯한 느낌이 들도록 긴장하면서 읽게 되었지요.
한 권을 다 읽고 나니 피로하기도 하고
정신이 번쩍 들기도 하고
도망가고 싶기도 하면서
동시에 뭔가 앞으로 나갈 힘이 생기는 느낌이기도 하는
강력하게 추천할 수 있는 책
다시 읽고 싶어서 가까이에 두고 싶은 책이기도 하네요.
그녀가 여행중에 만난 카라바지오와 미켈란젤로
두 사람만으로도 여행을 한 의미가 절반은 채워졌다고 두 번이나 강조를 하고
상당히 자세히 이야기를 쓴 탓일까요?
책을 덮고 마루로 나오니
자연히 손이 미켈란젤로에게 갑니다.

로마에 있는 피에타입니다.
성모 마리아가 너무 젋어서 이상한 기분이 드는 그런 피에타이가도 하지요.

루브르에 있는 slaves입니다.

다비드상이지요.

이 사진은 다비드상을 뒤에서 찍은 모습이네요.


위 그림이 the creation of heavens이고
아래 그림이 the creation of man입니다.

그림을 찾다가 만난 사진인데요 이것을 먼저 소개했더라면 더 순서에 맞았겠구나 싶네요.
그 곳에 직접 가서 본다면 어떤 기분일까를 상상하면서 쳐다보고 있는 중입니다.


메디치 가문의 줄리아노 조각상이네요.
파치가의 음모로 성당에서 살해당했다는 미남 줄리아노인데요
얼굴에 저절로 눈길이 가는 생생한 모습입니다.

소설가 김형경이 이 작품앞에서 발에서 힘이 풀려 허물어지고 싶은 느낌이었다는 바로
그 피에타로군요.

오늘의 목적은 이 피에타상을 보는 것이었는데
고맙게도 여러 장의 사진이 올라와 있어서 다 뒤적이고 있는 중입니다.



언젠가 기억이 나지는 않지만 어느 해 첫 날 몹시 몸이 아팠던 적이 있었습니다.
새해 첫 날부터 누워있는 것이 싫어서 미켈란젤로를 주인공으로 한 소설을 읽었었지요.
세 권으로 된 소설이었는데 읽다보니 점점 몸이 깨는 상태가 되었고
나중에는 정신이 번쩍 들어서 몸이 다 낫는 희안한 경험을 했던 기억이 지금
다시 떠오르는군요.


조각상을 보고 있으려니 이런 저런 말을 덧붙이는 것이 부질없는 일처럼 느껴지네요.
미켈란젤로를 보면서 들었던 베토벤의 템페스트 함께 올려 놓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