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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식 하는 것이 이렇게 힘든가요.

| 조회수 : 2,860 | 추천수 : 6
작성일 : 2009-06-27 13:41:27
지금 현재는 양가 부모님 합의하에 동거중입니다. 지금 저는 대학생이고 신랑 될 사람은 대학원생인데 저희가 동거만으로 하게 된 이유는 시어머님 되실 분께서 신랑이 나중에 취업을 해서 회사 사람들을 불러 놓고 하고 싶고, 우리 며느리는 어디 다닌다. 라고 자랑하며 하고 싶으시다는 이유입니다. 학생인데 결혼하면 사고 쳐서 하는 것 밖에는 더 되냐는 것이었지요. 이런 이유도 잘 알겠지만 저희가 동거하기 전에 임신을 했었는데 신랑이 지우라고 강력하게 하여 지웠고 (물론 저는 엄청나게 반대했습니다) 후에 그 사실을 시부모님께서 알게 되셨습니다. 그래서 둘이 좋으면 동거라도 해라. 지금 결혼은 못시킨다. 라는 것이었습니다. 저희가 서울대 연고대 다니는 정도는 아니지만 남들한테 말했을 때, 그래도 아들 며느리가 공부 좀 했구나 하는 정도는 될 학교구요. 그리고 저희가 살면서 또 한번 임신을 하게 되었는데 시어머님은 낳으라고 하셨지만 결국은 지우게 되었어요. 그 이유는 신랑이 딸 셋에 아들 하나였는데 큰 누나가 신랑한테 전화해서 우리엄마는 애기 봐줄 수도 없고, 자기 아들(큰 누나의 아들)도 가끔 한번 봐주면 몸살 난다는 이야기였습니다. 신랑은 막내아들이라 누나들이 다 컸고, 저도 딸 셋에 아들하나에 장녀지만 저희는 동생들이 아직 학생이라 부모님께서 챙겨야 할 것이 많기도 하고, 제가 학교를 다녀야 해서 저희 집에 애기를 맡기기에는 거리가 너무 멀어서 한 달에 한번 볼까 말까가 될 것 같습니다. 저희가 살고 있는 곳과 30분 거리인 시댁에 맡기기에도 누나가 그렇게 말을 하니 절대 낳을 수가 없겠구나 싶어서 지웠습니다. 아무튼 이러한 배경 속에 아버님께서 올해 결혼식을 올렸으면 좋겠다고 하셨습니다. 너무 오랫동안 동거만 하면 좋지 않다는 이유였습니다. 그리고 양쪽 집안의 트러블은 지금부터 시작되었습니다.

시어머니께서 저희 엄마와의 전화통화 중에 아들이 내년에 아홉수이니 올해 안에 결혼식을 해야 할 것 같다고 하셨고, 얼마 전에는 아버님께서 저희 부모님이 결혼식에 관해 이야기가 없으셨냐고 하셨습니다. 그리고는 올 9월에 하면 어떻겠냐 하시 길래 지금부터 준비하기에 너무 빠른 것 같다고 10월이나 11월이 더 좋을 것 같다고 한 후 저는 부모님께 아버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하면서 이야기가 시작되었습니다.
저희 엄마는 10월이나 11월에 하게 되더라도 지금부터 준비해도 바쁠텐데 그렇게 되면 어서어서 준비를 해야 할 것이라고 하시며 어머님 전화를 기다리는데 이틀이 지나도 전화가 없으셔서 (원래 어머님이 바쁘시고 깜빡 깜빡 잘 하십니다) 제가 어머님께 전화를 해서 결혼식 날짜 어떻게 해야 할까요? 하고 전화를 드렸더니
- 너네 부모님께 말씀 드렸냐
- 네
- 그럼 결혼식 날짜는 신부측에서 잡는 것이니 부모님께 좋은 날로 받으시라고 하고 알려 다오.
하시고는 전화를 끊으셨습니다. 저는 다소 당황스러웠는데 저희 부모님께서는 그런 식으로 하는 것이 어디 있냐면서 섭섭해 하시더군요. 신랑은 우리엄마는 원래 이것저것 따지기 귀찮아하고 우리 누나들도 다 그렇게 시집갔고 엄마 성격이 원래 그렇다. 경상도 사람이라 무뚝뚝하기도 해서 더 그렇다. 라고 저한테 이야기 하고 저희 엄마한테도 그렇게 이야기 했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진행되고 있다는 이야기를 아버님께서 들으신 후 신랑과 어머님이 아버님께 한 소리 들으셨다고 합니다. 태어난 날과 시와 이것저것을 보낸 후 날을 잡는 것이라며 (저희 부모님께서 한 소리였습니다) 저희 집에 내용들을 유선 상으로 다시 알려 주셨고 날을 잡던 중 저희 집에는 따로 다니는 철학관은 없는데 시어머니께서는 있으시다 하셔서 날을 부탁하셨고, 세 가지 날을 택일 받으셨더라구요. 그리고 저랑 신랑이 하고 싶은 예식장이 있었는데 평소에 저는 저희 부모님께 결혼식에 관한 이야기들을 많이 주고받았습니다. 우리가 하고 싶은 곳이 있는데 거기는 메뉴가 이렇게 내부는 이렇고, 내 사람들 누구  누구들이 올 것 같고, 예단이며 혼수며 많이 이야기를 나눴었는데 신랑 측은 그렇지 않았나봅니다. 평소 저희가 어디서 하고 싶다는 이야기를 했을 때에는 그러라고 하시기도 하셨고 특별히 말씀이 없으셨거든요. 그런데 이번에 갑자기 그 장소는 안 된다고 하시네요. 결혼식에 있어서 신랑 신부가 주인공일 것 같지만 저희는 그저 그 안에 있는 사람들이고 주인공은 어머님 아버님이 주인공이시라면서 말이에요.
그리고 철학관에서 받아오신 시간이 모두 11시 아니면 3시 반 이후라고 하네요. 저희 집은 목장을 하기 때문에 저희 쪽 사람들로는 모두 힘든 시간입니다. 아침저녁으로 무조건 일을 해야 하는 사람들이기에 저희는 하루 사람을 쓴다고 해도 저희 쪽 다른 하객들은 1시정도의 예식이 아니면 힘들지만 시간이 그렇다면 저희 동네에서 따로 피로연을 하는 방식을 취하겠다고 했더니 누나께서 그런 경우가 어디 있냐고 하더라구요. 저는 지금껏 저희 부모님께서 농사짓고 소똥 묻혀 가며 일을 하셨지만 몸으로 고되게 일하시는 모습에 속상하기는 했어도 창피한 적은 없었습니다. 그런데 그런 이야기를 들으니 너무 속상하네요. 그리고 저희가 주인공이 아니고 엄마 아빠가 주인공이기에 엄마 아빠가 하는 대로 하라고 누나가 말씀하셨고 옆에서 어머님께서 전화를 바꾸셔서는 저희가 하고 싶은 장소에서는 절대 시킬 수 없다고 내가 지금 못 박겠다고 하시고 어머님이 정해주는데서 안하면 하지도 말고 둘이 평생 그냥 살라고 하셔서 전화 통화 중 울었습니다. 자기 말 안들으면 평생 제가 어떤 대접을 받을지 장담 못한다고 하시면서요. 그런데 저보고 뻑 하면 운다면서 마음에 안 든다고 하시더라구요. 그리고 신랑이 저와 이야기하고 다른 친구들이며 선배들이랑 이야기 할 때는 우리가 말한 장소에서 할거라고 하고는 어머님께서 너 꼭 거기서 해야 하냐니까 그런건 아니라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마치 저만 거기서 죽도록 하고 싶은 사람이 되어버렸습니다. 그리고 저희 엄마 아빠는 저희가 원하는 장소에서 하게 해주자고 하니까 시어머님은 애들을 설득 시킬 생각을 안 하고 애들 의견 따른다고 어른으로서 마땅하지 않은 행동을 한다고 하시네요. 저희가 평소에 학교에서 결혼하고 싶다고 했을 때 단 한번이라도 그런건 너희가 정하는게 아니라 부모들이 정하는데서 하는거라고 이야기 해주셨다면 지금 이렇게 되지도 않았을겁니다. 그런 말씀 한마디도 없고 농담이었는지는 몰라도 그래, 늬들이 하고싶으면 거기서 해라 라고 하셨는데 저는 이번에 철딱서니 없는 애가 되었고 저희 부모님은 애들한테 끌려 다니는 부모가 되셨습니다. 이렇게 된 이유는 신랑이 부모님과 평소에 소통이 없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하고 있거든요.
어머님들끼리 전화가 많이 오고 갔는데
1. 시어머니께서 저와 통화하고 제가 울고 난 후 저희엄마께 전화해서
- 제가 딸한테 학교에서는 안 된다고 못 박았더니 울고불고 하더라구요. 제가 봐둔데 아니면 안 시킨다고 했습니다.
라고 이야기를 하셨더라구요. 안된다고 못 받은 이야기는 해도 되지만 울고불고했다는 이야기에 저희 부모님께서는 속상해 하고, 저는 안 울었다고 잡아뗐지만 이미 시어머니께서 그렇게 이야기 하셨기에 어쩔 수 없었어요.
2. 다음 날 통화 하는 중에
- 딸이 울었다는 소리에 애 아빠가 속상해서 저녁에 일을 끝내고 와서도 밥을 못 먹었다.
라고 이야기 했더니 시어머니께서는 내가 자기 딸 섭섭하게 해서 울렸다고 자기한테 따지는 것처럼 들린다며 자기였으면 우리 딸이 부족해서 미안하다고 할꺼였다고 하시더라구요. 그런데 이런 것을 따지기 전에 저희 엄마한테 제가 울었다는 이야기는 하지 않았으면 되는 것이 아니었나 싶네요.
3. 저희 엄마가 애들이 그렇게 원하는데 애들이 하고 싶다는 데에서 시켜주자고 하고, 지금 정확한 날을 잡은건 아니고 잡는 과정이라서 애들이 하고 싶다는데에는 11월에 없으니 12월로 해서 하면 어떠냐고 했습니다. 시어머니께서 철학관까지 가서 날을 받아 왔는데 저희 엄마가 날을 바꿔버리고, 그것도 저희가 하고 싶은 곳에서 해주기 위해 날을 새로 받은 것에 대해 기분이 나쁘셨을 것은 압니다. 하지만 시어머니께서 보신 철학관이 100% 다 맞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어머님께서 받아 온 날 중에는 저희 엄마가 받아온 날이 없다면서 저희 엄마께 자기네 집 앞에 예식장이 아니면 안 하는줄로 알라고, 본인은 굉장히 다혈질에 성격이 급하고 할 얘기는 다 하고 뒤집을 때는 뒤집는다고 했다더라구요. 그리고 결혼식장에서 자기 표정이 울그락불그락하는 것 보고 싶지 않으면 집 앞 예식장에서 몇일 몇시에 하는걸로 알으라고, 예약하겠다고 하시면서 전화를 끊어버리셨더군요. 저희 엄마도 한 성격 하시는 분인데 그래도 딸 가진 부모라고 소리 한번 지르지 않고 좋게 좋게 말했다고 하는데 이건 제가 직접 통화중에 있었던 것이 아니라 모르겠네요. 그래서 저희 엄마와 아빠는 우리를 무시하는 것 같다고 화가 나셨습니다.
4. 그래서 저희 엄마가 신랑한테 전화해서
-엄마한테 예약 하지 말라고 해라. 나 이 결혼 못시킨다.
라고 했더니 신랑이 시어머님께 그렇게 전하고, 시어머님께서는 자기가 할 소리를 누가 하냐고 하시네요.

그래서 어제 신랑과 함께 시댁에 찾아갔습니다. 서로 만나서 이야기를 했으면 더 좋았을텐데 이야기를 전하고 전하다 보니 와전되는 것도 있고 서로 하고 싶은 이야기를 충분히 표현하지 못해서 오해도 생기고 해서 이렇게 된 것 같다며 일단 저희가 학교에서 하고 싶었던 이유는 우리가 오랫동안 기다리던 결혼식이었는데 다른 예식장에서는 급하게 급하게 진행이 되니 그런 것 보다는 학교 안에 있는 웨딩홀에는 2시간의 시간을 준다고 하니 느긋하고 즐겁게 하고 싶었습니다. 식사를 하셔야 할 어른들은 식사를 하시고 저와 신랑이 씨씨이니 학교 사람들도 많을 것이고 둘 다 활동한 것이 많아 저희 사람들도 많이 올테니 사진도 많이 찍고, 사람들이 귀한 시간 내서 오는 것인데 잠깐 보고 가라고 하기 보다는 함께 즐겼으면 해서 그랬던 것입니다. 게다가 지금 이런 상황 속에서 살고 있기 때문에 우리가 애타게 기다리는 결혼식이고, 기쁘기도 하면서 많이 울 것 같은데 주례를 봐주신다는 저희 교수님도 계시고, 친구 부모님께서 인쇄소 하신다고 청첩장도 재료비만 받고 해주신다고 하시고, 예종을 다니는 친구가 자기 친구들과 함께 연주도 해주고 하기로 했거든요. 친구 아버지가 사진 기사님이셔서 본식 사진도 촬영해주시겠다고 하고 많은 사람들이 저희 결혼식을 축하해주고 도와준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뷔페는 한꺼번에 많은 사람들이 몰려드니 뷔페보다는 상에 깔금하게 한정식으로 차려져 나오면 먹기도 편하고, 식사의 질도 사람들이 돈 아깝다거나 먹을게 없다는 이야기가 나오지는 않을 정도라고 생각했습니다. 다른 예식장은 주차 공간도 문제이지만 학교 안에 무료로 주차할 곳이 많기 때문에 한 시간 이후에는 주차비를 받는 서울에서 하게 되면 하객들도 얼마 안 되는 주차비를 낼 때도 은근히 기분이 별로인 사람들도 있기에 주차 문제도 해결이 될 것입니다. 그리고 어른들은 장소가 어디던지 다 비슷비슷 하지만 우리는 둘이 학교에서 만났고, 학교 사람들이 백 여명 이상이 될 테니 모교에서 결혼식을 한다는 것은 뜻 깊은 일이 될 것입니다.
라고 전했습니다. 저는 저희 부모님께 이러한 이야기를 많이 했었는데 신랑은 안 그랬던 모양이더라구요.
그리고는 어머님께서 저에게 이야기 하시기를
내가 기껏 십 만원 주고 유명한 철학관에 가서 날을 받아왔다. 그런데 너네 엄마는 왜 날을 바꿀라고 하냐. 그리고 그 날은 왜 여기에 없냐. ( 어머님께서 고생하셔서 가서 받은 날인데 바꾼다고 해서 기분 나쁘실 것은 알지만 그렇다고 저희 엄마가 받은 날이 꼭 거기에 있어야 하는 이유는 모르겠습니다. )
그리고 주객이 전도되지 않았냐. 우리가 주인데 어디서 신랑네가 하자는 대로 할 줄 모르고 너네 때문에 나를 설득 시킬려고 드냐. 그리고 너 울었다고 늬 아빠가 식사도 못했다는 이야기를 자기한테 하는건 뭐냐 ( 어머님께서 제가 운 이야기를 저희 엄마께 안전 하는게 맞았다고 생각합니다 )
예단도 받고 그러고 싶다 ( 평소 신랑은 자신의 부모님은 절대 그런거 원하는 분이 아니라고 오히려 하면 욕먹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자기의 부모님이 어떤 사람인데 그러겠냐고... 하지만 저희 엄마는 아들 하나있는 집에 시집가면서 어떻게 그러냐고 했는데 오빠는 절대 아니라고 했습니다. 결국 신랑 말이 또 틀렸습니다.)
우리 아들은 꼭 너네 학교가 아니어도 된다고 한다 ( 저랑 몇 년 전부터 학교에서 하자고 해놓고 저는 충격이었습니다.)
신랑 측에서 하자는 곳에서 하는거다. 어디서 의견을 굽힐 줄을 모르냐 ( 요즘에는 서로 좋은 곳에서 하는 것 같은데 무조건 신랑 측에서 하는 것이며 신랑 측이 주고 저희는 아니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그리고 결혼식은 신랑 신부가 주인공이라고 생각했는데 그것이 아니라고 하시네요 )
너네 엄마는 어떻게 우리 아들한테 전화해서 이 결혼 안 시키겠다고 하냐. 생각이 없는 사람이다. ( 저희 엄마가 괜히 그런 말 하신 것도 아니며, 그러셨다고 해도 그 말은 저희 엄마가 잘못 했다고 생각하지만 시어머니도 저한테 전화하셔서는 어머니께서 정해준 곳 아니면 절대 안 시킬 것이라고 하셨습니다. )
너는 퍽하면 우리 딸한테 전화해서 우리 아들 욕한다 (신랑이 전반기 취업 될꺼라고 집에다가는 큰 소리 치지만 결국 전반기 못했습니다. 토익 성적도 없고 매일 집에서 게임만 하기에 부모님께서 아들이고, 대학원도 보내놔서 기대 하실텐데 너무 게임을 많이 하니까 언니가 좀 이야기를 해 봐달라. 제 말은 듣지 않는다라고 했던 것이었습니다.)
너가 나 보고 우리 집에 시집 오는 것이 어머니 때문이 아니라 아버지 하나 보고 시집 오는거라고 우리 딸한테 그랬다며 ( 저 정말 황당했습니다. 누나께서 우리 엄마가 성격이 급하고 직설적이라 때로는 너가 섭섭할 때도 있겠지만 이해해주라고 하길래 저도 어머님 성격 알고 이해한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자기였으면 이렇게 동거 안 할텐데 우리 엄마가 동거하라고 했다고 그래도 그렇지 어떻게 그런 결정을 했냐길래 어머님이 그렇게 말을 하셨을 때에 그게 잘못 된 것이라면 아버님께서 못하게 하셨을꺼라고, 늘 생각이 깊고 바른 말만 하시는 분이라고 믿기 때문에 아버님을 믿었다고, 오빠가 게임을 많이 하고 가정적이지 않아도 아들은 아빠랑 비슷해진다는 말을 있어서 오빠보다도 아빠를 믿는다고 했는데 말이 이렇게 전해졌더라구요 )
너네 엄마 아주 못쓰겠더라. 그엄마에 그딸이라는 생각이 든다. 요즘에는 친정 엄마가 부축여서 이혼하는 부부가 많다고 하는데 너네 엄마가 딱 그럴 엄마다. ( 저는 이말에 가장 화가 났습니다. 동거만 하고 사는데도 제가 어머님 아버님 소리 잘 못한다고 맨날 혼나고, 명절에도 우리집에 못오게 하고 신랑네 가서 일하라고 하는 분이셨습니다. 주말에 집에서 늦잠자고 있으면 시댁에 가서 밥도 먹고 설거지도 하라고 하고, 제가 친구들이랑 놀고 있다고 하면 오히려 신랑 밥 안차려 준다고 저를 욕하던 분이셨습니다. 시골분이라 그런지 김장때도 배추며 무며 직접 기르신거 보내고, 콩 사다 보내고 쌀 보내고 하셨습니다. 며느리가 늘 참양 한다고 했던 분이셨는데 이렇게 말씀하니 너무 화가 납니다.)
우리 아들이 총각 귀신이 되는 한이 있어도 너랑 결혼을 안 시키겠다. 너네 엄마가 나한테 싹싹 빌어도 안한다.
라고 하고 가라고 하셔서 돌아왔네요.

지금 저희는 반 지하에서 살고 있습니다. 둘 다 기관지가 좋지 않아 신랑도 병원을 많이 다녔고, 심해지면서 열이 너무 많이 나서 응급실도 다녀 왔었어요. 저 또한 이빈후과 의사 선생님이 제가 가면 또 왔냐고 하고 안부를 나눌 정도입니다. 그리고 지난 한달 동안은 믿겨지지 않을 만큼 감기가 심해서 2주가량 학교도 제대로 못 갔습니다. 코가 막혀서 잠을 못자고 목이 아픈 것은 기본에 기침이 끊이지 않고 합병증으로 귀가 곪고 눈에서 눈물이 나기 까지 해서 일상생활이 힘들 정도였습니다. 그래도 저희는 시댁의 경제사정이 안 좋다는 것을 이해하고 왜 이런 집을 얻어 주셨는지 원망하지 않았습니다. 다음 집은 꼭 지상으로 올라가자며 우스갯소리로 하고, 서울의 좋은 아파트가 아니라 지상에 베란다 있고, 욕실에 욕조가 있는 집에서 살고 싶다는 작은 소망 하나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남들처럼 예물에 이것 저것 바라지도 않았습니다. 현재 커플링이 사람들이 보기에는 예물 반지 같다고 하기에 부모님들 무리하게 하지 말고 반지도 이걸로 하고, 현재 살림살이가 많으니 이것으로 해서 계속 살고, 식만 올린 후 우리가 열심히 벌어서 살자고 입버릇처럼 했습니다. 신랑이 가끔 부모님께 뭐 받을 기대를 하면 저는 항상 자식도 많아서 고생을 많이 하셨는데 그런 생각 하지도 말라고 오히려 신랑을 다그쳤습니다. 처음 임신에는 6주라고 했고, 두 번째에는 11주라고 했던 것 같습니다. 3개월이 다 되어 가고 처음이 아니라 힘들것이라면서 의사가 저한테 화를 내더라구요. 처음 임신 후 제가 한 달 정도 하혈을 계속 했었습니다. 그래서 병원도 갔었고 생리 주기가 칼 같았던 제가 생리 주기도 안 맞아졌고 요즘은 빈혈이 심해졌습니다. 처음 수술 후 어디에 알릴수도 없어서 아무렇지 않은 척 지내야 했기 때문에 쉬지도 못하고 집안일이며 이것저것 다 했어야 했습니다. 그때는 그 흔한 미역국조차 못 먹었습니다. 두 번째는 시어머님께서 미역국도 한 냄비 끓여다 주시고 하셨지만 애기 낳는 것과 같다는 말이 맞는가봅니다. 제 기분이 그런것인지 몰라도 비 오는 날이면 허리도 쑤시고 누워 있기도 힘들고 앉아있기도 힘들고 서있기도 힘들고 뭐 그렇습니다. 그리고 처음 수술 후에 어머님께서 그 사실을 알게 되시고는 저보고 루프를 끼라고 하셨습니다. 제가 동거하는 처지에 병원에 가서 피임을 한다는 것도 싫었고, 그것도 애기도 안 낳아 본 저한테 그러라고 하시는게 섭섭했지만 참고 이해했습니다. 저는 지금 학교를 다니며 양 쪽 집안에서 저희에게 용돈을 주시지만 그 용돈으로는 살림하고 학자금 대출 받은 이자와 각종 공과금, 핸드폰 요금으로 사용하고 가끔 저희가 놀러가거나 경조사, 부모님 생신이나 어버이날 등에 쓸 돈, 그리고 가끔 쇼핑을 위해서 밤마다 과외를 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살림까지 다 하고 있습니다. 신랑은 아침 일찍 연구실로 출근해서 한밤중에 오기 때문에 제가 거의 다 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섭섭한 것이 많아도 둘이 좋으니 몸은 힘들어도 마음은 행복했습니다. 가끔 후회하기도 했지만 후회에 비해서는 행복이 더 컸습니다. 아무리 좋은 조건에서 결혼해서 살고 있어도 후회 한번 안하는 사람 어디 있겠습니까. 사람들은 저보고 왜 그러고 사냐고 했지만 저는 욕심이 없었습니다.
김희애와 차인표씨가 출연했던 ‘완전한 사랑’에서 김희애가 여기 저기 전세에 전세를 옮겨 다니다가 마지막에 힘들게 집을 장만하고 이사를 끝낸 후 거실 바닥을 걸레로 꾸역꾸역 닦다 말고 대자로 누워서 “내 집이라 그런지 바닥이 등이 착 붙네” 라고 했던 것이 기억납니다. 그게 제가 꿈꾸던 인생이었습니다. 열심히 벌어서 꾸려 나가고, 아이들과 다 같이 가족 잠옷을 입고 옹기종기 모여서 잠들기도 하고 그것이 제 꿈이었는데... 욕심 부리는 사람들도 잘만 사는데 왜 저희가 결혼식 하나 하기에도 힘들어야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양가 부모님들이, 정확히 말하자면 양쪽 어머님들이 이러한 상황에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네요. 너무 힘들지만 친구들에게 의지할 수도 없어 82쿡 회원님들께 이렇게 털어놓습니다. 저희 부모님이 저희 편을 들어주는 것이 그렇게 잘못된 것인지, 양쪽 엄마 둘 다 잘못했다고 생각하지만 그래도 딸 가진 부모라고 할 소리 제대로 다 못한 저희 엄마가 불쌍하기도 하네요. 저 때문에 부모가 속상하니 제가 더 속상합니다. 불효자는 운다더니 그래서 제가 울 수밖에 없나봅니다.
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물가수
    '09.6.27 2:43 PM - 삭제된댓글

    먼저 위로드릴께요
    여러가지 힘드실 상황이고 나이도 어린것같은데 원글님이 사랑을 믿고 노력하는게 눈에 보이네요
    사실 알게모르게 결혼준비하면서 깨지는 분들도 많고 결혼하기까지 참 여러 난감한 상황에 맞부딪치죠

    원글님께 드리고 싶은 말은요
    일단 결혼은 학생이든 아니든 경제적으로나 정신적으로 독립을 의미하죠
    그런데
    아이문제만봐도 두분이 다른 사람에게 의지하지않고 키울 준비가 되어있을때 가지셔야지
    아직 양가에서 경제적으로 도움받고 있는 상황에 학교다니면서 육아를 병행하기도 힘든 상황에
    누굴믿고 두번이나 아이를 갖고 지웠는지.. 원글님도 남친분도 대책이 없어보입니다
    결혼식에 대한 어른들의 간섭도 어른들의 성격이나 오해도 있겠지만
    가장 큰 것은 두분이 아직 독립되어있지않기때문에 어른들이 나서시는거에요
    보통 어른들이 받아오신 날가지고 양가 의견참고해서 예식장은 신랑신부가 잡아요
    어른들이 뭐 꼭 고집하시는 것이 있지않는한은..
    원글님네 시댁처럼 여기아니면 결혼안시키겠다 그러지는 않아요
    집도 마찬가지죠 둘이 벌어놓은 돈으로 구한다면 어른들 의견을 참고는 하겠지만 알아서 구하죠
    시댁에서 구해주는 경우에는 시댁의견이 반영되서 얻게되죠
    그게 이치에요

    지금 할수있는 최선은
    솔직히 결혼시켜주시는 양가부모님께 감사드리시구요
    얼른 남자친구분 취업하구 원글님도 학업마치시고 자립하셔서 잘사는 모습을 보여드리는거죠
    다 갖춰서 결혼시작하는 것보다 살면서 하나씩 이뤄가는 것도 의미가 깊다고 생각해요
    결혼준비 차근히 잘하시고 예쁘게 사세요

  • 2. 왕년에
    '09.6.27 3:47 PM

    대학생...안타깝네요.
    너무 이른 나이에 현실에 대면하셨네요.
    결혼식 힘들어요.
    그 흔해빠지고 남들 다 하는것 같아도
    주례만 뺄래도 축가만 색달라도 축시가 껴도 ....
    사고방식이 다른 집안이 만나 하나의 식을 완성해 간다는게 간단하지 않습니다.

    아마 여기 결혼식 사연 하나씩 눈물 한번 안흘리고 맘 안상하고 식 올리신 분 있을까 싶네요.
    집안사정마다 제 입장마다 다 생각이 달라서.....옳고 그르고 나쁘고를 나누기전에 그렇습니다.

    윗님 말씀대로 독립이 되지 않은 상태라 더 어려우신듯 합니다.
    더구나 두번의 중절이라....어린나이에 루프 이런거 어려우시고 서운하시겠지만
    그게 현실입니다. 산부인과 가는거 부끄러운거 아닙니다. 전 오히려 중절이 더 부끄럽고
    어려웠지 싶은데....몸 많이 상해요. 아직 젊어서 모르겠지만.

    아마도 결혼식장 문제도 시부모님 입장에선 현실적인게 아주많이 반영됐을겁니다.
    더구나 신랑신부의 하객들이 다 학생이나 그 비슷한 신분들이테니 그쪽들의 편의보다는
    축의금 가져오시는 분들의 편의를 최대한 배려하고 유도하는....이게 현실입니다.
    아마도 두분이 직장이 있으셨다면 학교든 식장이든 교회든 아무 상관 안하셨을테고...
    의견을 내셔도 결혼 못한다까진 아니셨을겁니다. 이제 어른의 세계로 오신겁니다.
    현실이란 돈의 카드패를 놓고 접근해보세요. 아마 이쁜 여우며느리가 되실지도 모릅니다.

    내 모습을 먼저 보세요. 얼만큼 현실적 기반을 두고 있는지.
    이 고비를 슬기롭게 넘기시길 바랍니다.

    내가 꿈꾸던 결혼식은 아직도 일기장 속에 있어요.

  • 3. 햇빛
    '09.6.27 4:37 PM

    제가 대학생이기는 하지만 나이는 26살이구요, 신랑은 28살이에요.
    지금 제가 처한 상황이 상황이니만큼 아들 부모는 더 유세부릴 수 있는것이고
    딸 가진 부모는 더 말 못하고 마음 아플 뿐이고...
    저도 제가 꿈꾸는 결혼식은 일기장에 고이 적어 간직해야 하나봐요.
    꿈이라도 한번 꿨으면 좋겠네요.
    그보다 제가 가장 힘든 것은 누나들이 똘똘 뭉쳐서 엄마를 말릴 생각은 안하고 더 부추긴다는 것.
    그래서 어머님은 자신이 잘못한 것은 하나도 없다고 더욱 그러시고,
    그렇기에 결혼을 시킬 수 없다고 하는 것이지요.

    나중에 저의 친구들과 동생, 그리고 자식들에게는 이상보다는 현실에 대해 가르치렵니다.
    그리고 감사합니다.

  • 4. 모두가행복한세상
    '09.6.28 11:21 PM

    시어머님이 이제 진짜로 결혼할때가 되니 원글님을 길들이고 싶어하시는거 같은데....만만찮은 시댁인데 어찌 잘 헤쳐나가실지....동거랑 결혼은 다르죠..그래서 길들이기 하시는거예요..동거할때랑 이후 결혼할때랑 원글님 대하는게 완전 다를겁니다. 각오하셔야 할것 같네요...그리고 남친분과 어떤 인생을 살고 싶은지..부모한테서 완전한 독립을 할 각오는 되어 있는지 잘 살피시기 바랍니다. 동거했다고 쭉~ 이어서 결혼까지는 아닙니다. 결혼은 물리기 힘들죠...남친분의 태도부터 문제네요...결혼준비부터이러면....남친분 중심을 잡으셔야 겟네요..시누도 여럿인것 같은데...내아이의 아빠로서 현재 남친의 태도가 어떤건지 잘 생각해보셨으면....

  • 5. 꼬꼬
    '09.6.30 10:35 AM

    제 주위에서도 경상도 시부모님과 불화인 친구들이 몇 있어요. 합리성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고 아직도 아들 가진것을 대단한 위세인양 생각하고...서울에 사는 대다수의 젊은 부부의 모습을 보면 아마 자신의 가치관으로는 입에 거품 물고 쓰러지실꺼에요.
    결혼식 까지는 어찌어찌 가고 그 다음부터는 거리 두고 사세요. 마음의 거리. 휘둘리지 말고요. 나쁜 영향 받지 않아야 하잖아요. 시어머니 자신은 그렇게 살았을지 몰라도 지금은 그렇게 사는 사람도 없고 그렇게 살아서도 안됩니다.

  • 6. 멜라니
    '09.6.30 3:04 PM

    제 생각엔 시댁 쪽에선, 이미 동거하고 있고, 벌써 두 번이나 인공 유산을 한 며느리에 대한 일종의 무시가 깔려있는거 같습니다.
    남자 친구의 역할이 중요할 거 같은데. 매일 게임만 하고 준비가 없다니, 걱정이 되구요.
    그리고 원글님 생각도 좋은데, 아직 둘 다 돈벌이도 제대로 못하시면서. 학교 친구들 100명이상이나 불러서 결혼식 한다는건 좀 과하지 않은가요?
    어려운 일이지만, 이미 살고 계시니, 쉽게 생각하시고 간단하면서도 실속있게 준비하시길 바랍니다.
    빨리 남자친구 취업하고, 원글님도 취업해서 경제적으로 독립하시길 바랍니다.

  • 7.
    '09.6.30 8:40 PM

    음.. 원글님
    신중히 생각해보세요

    윗님 말씀대로
    시어머니도 그렇고 시누도 그렇고 원글님을 가볍게 보는 듯 합니다
    어른들 하는 말로 요새 젊은 것들은 함부로 같이 산다, 유산도 했다, 내 아들이 아깝지..
    똑같은 걸 좋게 말하는 사람이 있고 나쁘게 헐뜯는 사람이 있잖아요

    이 엄청난 장애물을 현명하고 굳건하게 헤쳐나갈 지혜와 담력이 있으신지요..

    저 아는 언니는 결혼 전 반동거였고 유산도 두 번 했어요
    언니는 졸업했지만 남친이 늦깍이복학생이라..
    제대후 대학졸업장보다 지금 일하고 싶다며 열씨미 일하는 남친을
    언니가 설득해서 졸업은 마치라했구요
    남친도 막상 사랑하는 사람이 생기니 생각이 바뀌더래요

    근데 덥썩 임신하니까
    지금은 현실적으로 곤란하다, 계획에 차질 생긴다라는 생각으로 언니 혼자 처리했어요
    물론 남친은 나중에 알고 몹시 미안해하고 조심했지만 또 그렇게 되어 정말 미안해했어요
    화도 내구요 그런 중요한 일을 너 혼자 결정하면 어찌하냐 하구요
    우연찮게 시아버지가 알게 되어 시어머니한테 챙겨주라 하셨대요
    경제적 여유는 없지만 언니는 시댁 맘 씀씀이랑 배려가 넘 좋다했어요

    원글님과 연배가 비슷했던 언니고 상황도 비슷한 거 같아 비교해보시라고 씁니다

    주위 친구들도 다 알테고 동거, 유산 등 사실혼이란 과거에 발목 잡히지 마세요
    원글님 미래는 구만리입니다
    이것은 전초전일 수도 있어요

    양가로부터 생활비 받아쓰는 학생부부는.. 제가 본 사람들은..
    원글님네처럼 남자는 느슨, 여자는 어서 자기 살림 꾸리고 싶어했으니
    그건 둘째치고 시댁과 의사소통 문제, 잘 해결해보세요

    함 자게로 옮겨보세요
    여기가 이런글저런글이라 이정도지
    그쪽이었다면 엄청난 도시락부대 언니들이 출동했을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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