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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와 천만원
천만원은 시댁 아버님한테 자초지종을 말씀드려 융통했는데
나머지 천만원은 어디 구할데가 없었다.
내가 아는 돈은 친정 엄마가 가진 너무너무 귀한 돈 천만원.
이 돈은 우리가 익히 생각하는 그런 천만원이 아니다.
1억?아니 10억?
아마 엄마한텐 그런 가치일것이다.
무일푼으로 서른셋에 혼자되어서 목돈이라고 만져본 돈은 고작 몇백만원이 다였겠지.
돈이 생기면 자식 넷 해먹이고 해입히는데 다 들어갔겠지.
이제 자식들이 장성해서 시시때때 푼돈 드린걸 모아모아 엄마앞으로 천만원 있다는거
이 막내만 알고있었다.
그 가치와 엄마한테의 의미를 알기에 내 입이 떨어지지가 않았다.
염치불구하고 내 발등불이 급해 말씀을 드렸었다.
말 꺼내기 무섭게 당장에 오케이하셨을때 난 정말 이런게 자식사랑이구나...를 절감했었다.
1년정도 지나 엄마돈 갚는다 했지만 엄마는 그대로 두라고 하셨다.
그리고 지금..3년이 흘렀는데 친정 큰오빠가 많이 어려운 모양이였다.
천만원 정도가 급한 모양인데 엄마는 나한테 얘기를 못하신다.
매달 얼마안되는 돈이지만 용돈 정기적으로 드리고,
엄마한테 빌린 돈을 돌려드린다해도 내가 드리는 용돈은 변함없을거란걸 아시는데도...
내가 엄마돈 드릴테니 큰오빠 걱정거리부터 해결하라 전화드리니
엄마는 너무 고마워하셨다.
다같은 자식인데 나한테 돈달라 소리를 못하겠더라신다.
엄마돈 아니냐고 하니..엄마 자신이 병원비나 다른걸로 필요하면 달란 소리를 할수있어도
똑같은 형제인데 나도 필요해서 가져간 돈을 큰자식이 필요하다하여 다시 달라할수는 없더라며
나더러 너무 고맙다고 하신다.
큰자식 어려운 그런일이 없었으면 그냥 나한테 놔두려고 했다고,
후에 우리가 부자가 된 다음이라면 달란 소리 함 해보려했다고 하시는데.
아~~~~엄마!!!
돈을 줬으면 하는 맘이 있었으면서도 그 말씀을 못하시고 끙끙대신걸 생각하니
이것이 부모의 사랑인가!!!
이 계산적이고 속물스런 나는 내 아이한테 그런 사랑을 실천할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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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결비맘
'08.3.12 5:50 PM저랑 너무도 비슷하네요 ㅣ 저 역시 이사하면서 천만원 엄마가 해주셨는데, 벌서 5년.
올해 1월 천만원생겨 드렸더니. 도로 넣어두라고,,남편모르게 갖고 있으라고.
그리고 혹시 혹시 엄마가 더 나이 먹어 거동 못하게 되면 그때 용돈이나 좀 다오.
하시는데.. 역시 친정엄마가 젤이에요.. ㅎㅎ2. 가을낙엽
'08.3.12 7:09 PM가슴이 찡 합니다~^^
원글님~ 잘하셨네요~^^3. 포도공주
'08.3.13 11:20 AM부모님의 사랑, 특히 친정엄마와 딸 사이의 관계는 결혼하니 더 애틋해요.
개울물님 글 읽으면서 엄마 생각이 나서 저절로 눈물이 찡 해지네요.
며칠 전에 엄마 화장품 하나 사 드렸더니 뭐 이렇게 비싼걸 사냐고 이러면 엄마가 미안해서 어떡하냐고 안절부절하시는 엄마의 모습이 자꾸 떠올라서 마음이 아파오네요.
엄마가 옆에 계실때 더 잘해드려야 겠다는 생각을 또 다시 해봅니다.4. 미래알
'08.3.17 11:26 AM눈물이 나도록 부러워요......저희는 위로딸둘..아래 남동생둘...우리엄만 유독 장남아들을 좋아셔서 (장남 말로는 심장을 줄것같지만...너무나 계산적이어서 형제들모두 싫어함)....모든걸 장남 아들위주셔요...................
오죽하면 아들이좋아 며늘까지도 좋으셔서...제가 며늘에게 뭐 물어본걸...며늘 몇십분만에 울엄마에게 얘기해서..........엄마가 기분이 안좋으셨는지.....저에게 한마디 물어보지도않고.....
차마 딸에게 할 수 없는 말까지 서슴치않네요................어찌나 소리를 지르든지....저도 같이 소리지르다.........~~이렇게 스트레스 받다가 유산하면 어쪌거냐~~는 말에 조용해진 울엄마
아마도 몸으로 딸을 낳긴했지만.....마음으로는 계모로서 대한 딸인가봐요......
오죽하면....신랑에게 유언이라며 말했네요
========큰딸이자 큰누나이고 장녀인 내가 죽어도 장례식장에 친정식구는 못오게하라고요
정말 또 눈물나네.........임신중이라 안정을 취해야 하는데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