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글 저런질문
즐거운 수다, 이야기를 만드는 공간
키톡에는 못 올리는 김장이야기~(무지 기네요)
결혼해서 첫 김장이었네요...
친정은 김치를 사먹거나 아니면 고모댁에서 얻어다 먹는지라..
저는 좀 설레는 행사였어요..
토요일 점심쯤 남편이랑 어머니랑 마트에서 만나서 장을 보는 걸로 김장은 시작이 되었지요..
배추21단, 무15개, 홍갓4단, 미나리, 쪽파, 생강... 또 뭐샀지??
암튼 카트 2개가 터져라 장을 보았어요~
아참... 저희 아버지 생신이라 저희집에 보내신다고 한라봉이랑 사과도 샀구요~
일요일이 아빠 생신때문에 저녁약속이 있던지라.. 왜 시장을 아침에 안보고 점심에보냐고 생각했는데..
다 이유가 있더라구요..
배추를 저녁에 절여야 일하기가 편하다는거~ 제가 알았겠나요??
신나게 장보고 돌아와서... 낑낑 거리며 나르고.. 저는 대충 나르고 신랑은 죽어라 날랐대요...
(시댁이 다세대 4층이고 배추는 옥상에서 다듬고 씻고 저리고 그래서 5층까지 날랐지요~~)
그러고 나니 배가 고파서 만두튀겨먹고~(어머님이 작년 김장김치 털어서 만두 빚어놓으셨는데 맛나더라구요~)
그리고 어머님이랑 아버님은 배추 다듬으시고.. 저희 둘은 무 다듬고 씻었답니다...
토요일 무지 추웠는데.. 아시나요?? 암튼 무지 추워서 손이 느무느무 시려웠어요~
그나마 배추랑 무가 많지 않아서 금새 끝내고 내려와서 각종 재료 다듬기!!
저랑 신랑이랑 파랑 갓이랑 다듬고...
신랑님은..... 그 이후로 힘들다고 농땡이 피우는데... 후두려 패고 싶었답니다~~
암튼 지는 지네집이라고 밖에서 티비보고 낄낄 거리고...
그러다가 어머님이 저녁해야지~ 이러시길래~ 떡볶이나 자장면 시켜먹자고 그래서...
(저희 어머님도 힘드셨나봐요... 사드시는 음식 안하시는데~)
밖에서 떡복이 오뎅 순대 사다가 먹고...
그리고는 저는 찬물에 채소들 !3번! 씩 씻구요~~
그러는데.. 언니(시누이) 도착... 회사갔다가 일도 못마치고 왔다고 하더라구요~
저희 형님네는 집에 갑자기 일이 생겨서 늦게 오신다고 연락오구요...
형님네 집에 소화기가 오작동 되어서 주방에 소화기가 뿌려져서 혼자계시던 형님이 무지 고생하셨다고 하더라구요~~
암튼 채소를 3번씩 씻고나니..
형님과 식구들 도착~ 형님네랑 자주 보고 지내지는 못해서 반갑더라구요~~
저 채소 씻는 동안.. 어머님과 아버님은... 옥상서 배추 절이셨지요~(좀 죄송했어요..)
그러는 동안 제 남편님은... 티비보고 계속 낄낄... (어머님 안보시는데서 한 대 때렸어요..)
이러고 나니 이제 준비는 다 끝난거라 하시네요~~
그래서 조카들이랑.. (2학년 4학년인데.. 저랑 수준이 비슷해서 얘들이랑 노는게 젤로 좋아요~~)
놀다보니 피곤하더라구요~~
일요일엔 6시부터 일어나야 한다는 어머님... 어머니께 깨워달라고 부탁하고는 잠이 들었죠~
근데요.. 저희 어머님 6시에 헛기침 한 번... 방문 똑똑 한 번으로 저를 깨우셨대요~
저는 일어나 보니 8시반~~ 후다닥 올라가니 형님과 어머님은 배추를 다 씻었다고 하시더라구요~
그래서 그 배추를 아래로 옮겨오고...
언니는 재료 가는 담당... 어머님은 아침식사 준비하시고..
저랑 형님은 재료 써는 담당~~ 무랑 쪽파랑 갓이랑 미나리 썰고~
재료를 썰고 나니~ 아침식사~ 맛난 아침 식사를 마치고....
----- 제가 아침 식사 설거지를 제 남편을 시켰죠.. 제가 입고 있던 앞치마 벗어서 입히고... 남편은 누가 구해달라는 눈빛으로 앉아있고... 집에서도 맨날 하는 설거지 여기까지 와서 또 해야 하냐고 입이 1미터는 나와있는 울 남편...
저희 어머님은 앞치마 입고 있는 아들모습이 우스우신지 뒤로 넘어가게 웃으시고..
그러나... 눈빛이 곱지만은 않은듯... 제가 진짜 시킬거라고 생각은 못하셨나봐요...
그러다가 남편이 설거지를 시작하자.. 저희 어머님 안절부절..... 한 십분쯤 했나요???
그랬더니.. 저희 어머님... 답답해서 못시켜 먹겠다면 남편은 부엌밖으로 쫓으시네요~~
살짝 기분이 상할랑 말랑... 며느리한테는 못해도 옆에서 거드는것만으로 힘이다 하셨으면서~~
그래도 이해는 합니다.. 저희 어머님 70 다되셨는데...
지금껏 아까워 못시켰던 아들이.. 며느리 말 한마디에 앞치마 두르고 설거지 하는걸 보니 맘이 불편하셨겠죠...
저희 형님 슬쩍 오셔서.... 잘했다 응원해 주시고~
남은 설거지는 결국 제 차지가 되었어요~~ 후다닥 설거지를 마치고...
형님과 어머님은 속 버무리시고~ 저랑 언니는 고기 삶고... 배추 보쌈먹을 속 뜯고.... 김치통 씻고 나르고...
점심먹을 준비하고~
이제 대충 김장하는 분위기 납니다... 저는 암튼 빨간게 보여야 김장같은 느낌이 들더라구요~
굴에 배추속 버무려 넣고, 고기 썰고, 어머니표 만두 굽고 해서... 간단히 점심 먹고...
저는 이제 친정갈 준비.. 저희 어머님은 저희집 싸주실 김치 준비...
저는 김장 완성은 못보고... 왔답니다~~
친정에 가서 회 배터지게 먹고~~ 저희 엄마는 두 딸에 두 사위까지 식구가 6으로 늘어나니 흐뭇하신가봐요~
집에 오는 길에 시댁에 들러서 김치랑 싸왔구요..
아주버님이 오전에 출근하시느라 형님이랑 조카들은 버스타고 집에 갔거든요..
그래서 제가 오늘 김치 배달 갑니다~~
아참.. 제가 지난 주에 담근 유자차가 있어서 어머님네, 형님네, 우리집 이렇게 가져가니.. 참 좋아하셨어요~~
시댁에는... 김장비 봉투도 드렸구요...
저희 어머님은 제 남편이 마냥 불안한 막내인가봅니다~~
회사일 집안일 둘다 하는 슈퍼맨이라는건 모르시겠죠??
ㅋㅋ... 다음주는 집들이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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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아름다운 날들을 위해
'07.12.10 9:41 AMㅋㅋㅋ결혼전부터 시집까지...저도 미혼이지면 님은 공식 82쿡 딸입니다.^^
그래도 시부모님이 참 좋은신분 같아서 안심됩니다. 결혼한지 얼마안되는 며느리가 아들 설걷이를 시켜도 시부모가 가만 계시다니요...좋은 시부모같아요 ^^2. 잠오나공주
'07.12.10 10:03 AM저희 시부모님 좋으시죠~
다만 깔끔하시고 완벽주의 시어머니가 저에겐 살짝 부담이 되기도 합니다.. (제가 잘 못그러니까... 혼날까봐 맨날 혼자 걱정..)
그래도 며느리 처음 들이고 추운데서 일 시키는게 걱정이셨는지.. 밖에서는 일은 안했어요..
그냥... 사실 내가 며느리라서가 아니고.. 여자로서..
남자들은 밖에서 빤빤히 티비보고 노는데.. 여자들만 종종거리는게 합리적이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제 생각을 70되신 어머님께 강요하는건 무리라고 생각은 하구요~
그거 알면서 남편 설거지 시켰으니.. ㅋㅋㅋ...
사실 그래놓고도 혼날까봐 좀 걱정했답니다~3. 잠오나공주
'07.12.10 10:04 AM그리고 공식 82쿡 딸~~ 영광입니다..
4. 김흥임
'07.12.10 1:17 PM공주님
착해빠지지만도 않고
곰스럽지도 않고
아주 지혜롭고 이뻐서 보기좋은거 아시지요^^5. 잠오나공주
'07.12.10 9:10 PM오늘은 형님께 김치를 배달해 드리고 왔지요~
그리고 얻어온 매실 액기스... 다들 여름에 매실 액기스 담그실 때..
그거 무지 가지고 싶었는데.. 형님이 주셔서 앗싸 했습니다!!
그리고 조카들이 저를 좋아해주어서 참으로 고마웠습니다...
처음부터 어른들이야 새식구 들어오니 잘해주지만 아이들은 낯선 사람들은 싫어하잖아요~
수원까지 운전하고 힘들게 김치 들고 다녀온 길이지만 맘만은 따뜻하네요~~
어머님이 저희 김치는 어제 안주셨는데..
제가 첨에 담근 김치를 너무 매워해서 새로 담아주시려나봅니다..
니네껀 따로 담아줄테니 화요일에 와라 하셨어요..
그래서 저 오늘 김치통도 샀어요~
흥임 언니(저도 언니라 해도 되겠죠??) 늘 칭찬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ㅋㅋ 전 곰스러운게 아니고.. 돼지스러워요~~
이뻐해주셔서 고맙습니다..
많은 분들이 글을 읽어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혼자살 때와 크게 다른 점은 없는거 같은데... 살림이 재미있어져요~
아마도 누가 봐주고 먹어주고 해서 그런가봐요!!6. 철이댁
'07.12.11 10:14 AM화목한 모습이 저절로 미소짓게 하네요~
7. 빼꼼
'07.12.11 11:32 AM씩씩하시네요^^ 같은 상황도 이렇게 재밌게 써주시니
김장이 잔치라는 생각이 들게 하네요^^8. 생긋웃는
'07.12.11 4:50 PM저도 시가에서 신랑한테 몇번 설거지 시켰는데, 어머님의 눈치가 ㅋㅋㅋ
모른척 하고 계속 했더니 나중에 결국은 말 나오더라구요 -.-;;; 그래서 이제는 안시켜요.
대신 처가에서 별의별거 다 시켜요 ㅎㅎ 얼마전에 걸레질까지 시켜 봤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