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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수다, 이야기를 만드는 공간

취객 퇴치기

| 조회수 : 2,172 | 추천수 : 54
작성일 : 2007-07-11 13:38:50

밤 11시.

손님 몇 분이 늦은 저녁 식사를 하시는 조용한 밤 입니다.
더위에 활짝 열어둔 가게 입구에서 갑자기 고함 소리가 들립니다.

"얌마!! 니들 머야!! 내가 누군줄 아러!!"

지나가던 취객이 입구에 서서 비틀거리며 다짜고짜 소리를 지릅니다.
식사하던 손님들이 놀라서 뒤 돌아 보니 더 큰 소리를 지르더군요.

"이 새끼들 다 주겨버릴꺼야!  나 돈 마너~"

흔들흔들 몸도 제대로 못 가누면서 횡설수설 하는 폼이 이거 좀 시끄러울 듯 합니다.
손님들께 피해가 갈까 봐 일단 구슬려 밖으로 유인했습니다.

"어이구~ 술 많이 드셨네요. 그만 집에 가서 주무시지요"

제가 밖으로 나가니 따라 나오며 시비를 겁니다.

"이 새끼들 다주겨버릴꺼야~!! "
"네~~네~~~"

등 떠밀어 보내고 가게로 들어오니 곧바로 따라 들어오며 계속 소리를 지릅니다.
억지로 밀어내면 또 들어와 소리지르고…

마침 식사 마치고 계산하는 손님에게까지 시비를 걸려하니 놀라서 얼른 계산하고 도망치듯 나가십니다.
내 이 놈을 어떻게 처리 할까 잠시 생각했습니다.

이런 일들은 그 동안 워낙~ 많이 겪었기에 이 정도는 뭐 일도 아닙니다.
어쩌면 스트레스 풀 절호의 기회이기도 하지요. ^^


보통은 무력(?)으로 등 떠밀어 가게에서 멀찌감치 밀어내면 그걸로 해결됩니다.
언젠가 한 겨울 눈이 펑펑 내리는 날,   밀어내면 계속 또 쳐들어 오는 취객의 양손을 등 뒤에서
단단히 잡은 뒤 소리지르며 버둥거리는 몸을 질질질~ 끌고 거의 100미터 이상,
큰길을 건너고 골목을 지나 한적한 가로등 아래 풀어준 적이 있습니다.
그렇다고 제가 뭐 힘이 센것은 아닙니다. 그냥 취객 다루는 요령이 생겼다고나 할까요… ^^

정도가 심하거나 폭력을 휘두를 경우에는 경찰을 부릅니다.
경찰을 부르면 대부분 해결을 되지만 아무래도 이런저런 번거로움으로 가급적이면 제가 해결하려 합니다.


이번엔 한번도 안 써본 새로운 방법이 언듯 생각 났습니다.
일단 신고있던 슬리퍼를 운동화로 갈아 신고 문 앞에 버티고 서 있는 취객에게 다가가
코 앞에 얼굴을 들이밀며 인상 확 쓰며 작은 소리로 귀에다 속삭였습니다.

李 時發色基夜 竹乙來?

그리곤 멱살을 부여잡고 문 밖으로 질질질~ 끌고 나갔습니다.
저의 급작스런 반격에 조금 멈칫 하더군요. 그러나 문 앞에서 계속 버둥거리며 반항을 합니다.

평소 욕을 자주 사용했더라면 이럴때 멋드러지고 강렬한 욕을 날릴 수 있을텐데
고작 생각 나는 욕이 開色己 정도니 제가 생각해도 좀 약한 느낌입니다. ^^;;

안하던 욕 하려니 어색해 죽겠지만 그래도 늘상 하는듯한 투로 최대한 자연스럽게
얼굴 인상 우그러트리며 당장이라도 들이 받을듯한 폼으로 생각나는 최대의 욕을 했습니다.

尼 地金 大地高 十九羅?
李 開色己 當長 安巨地面 竹銀多.

그리고 가게로 들어왔습니다.
창 밖으로 내다보니 가지는 않고 뻘쭘히 서 있더군요.
모른척하고 있으니 다시 들어 옵니다.

카운터에서 스윽 일어서며 인상쓰며 다시 한마디 했습니다.

安去質來!!

효과가 있는지 금방 태도가 변했습니다.

"아이~ 그게 아니고요……"

다시 멱살을 잡고 밀어 냈더니, 문 밖에 서서 잠시 멈칫거리더니 뒤돌아 가더군요.
욕 때문이었는지 의외로 싱겁게 끝났습니다.

다음을 대비해서 좀 더 강열한 욕을 연습해 둬야겠습니다.
강열한 욕, 어떤게 있을까요? ^^
강두선 (hellods7)

82cook에 거의 접속하지 않습니다. 혹, 연락은 이메일로...... hellods7@naver.com

1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행복해
    '07.7.11 1:50 PM

    기발한 한자욕~에 한참 웃습니다.

    늘 열심히 지혜롭게 사시는 모습 보기 좋아요....

  • 2. 젊은느티나무
    '07.7.11 1:52 PM

    ㅋ....한자로 저렇게 쓰니 아주 우아해 보이는데요?

  • 3. 처녀급할매
    '07.7.11 2:17 PM

    ㅎㅎㅎ
    욕이 이리도 우아해 보이기는 처음 입니다.

    덕분에 오랫만에 크게 웃었습니다.
    감사 합니다~ ^^

  • 4. 아미달라
    '07.7.11 2:19 PM

    설마.. 상상이 안갑니다만,
    얼마만에 큰소리로 웃었는지 모릅니다.
    수명이 좀 늘었어요

  • 5. 금모래빛
    '07.7.11 2:49 PM

    ㅋㅋ,많이 웃었네요.

  • 6. 강두선
    '07.7.11 2:53 PM

    이게 어제 밤에 있었던 일인데,
    지금 이렇게 글로 쓰니 제가 다시 봐도 웃기긴 합니다만, 당시엔 심각했습니다. ^^
    욕 잘 하는것도 기술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ㅎㅎ

  • 7. 돼지맘
    '07.7.11 3:03 PM

    ㅋㅋㅋ 한자로 되어잇어서 순간 외국인이 한국말하는것처럼 그렇게 읽었잖아요.
    그랬더니 전혀 욕스럽지않군요.

  • 8. 레드문
    '07.7.11 3:46 PM

    ㅎㅎㅎㅎ
    첨엔 일어? 중국어? 인줄 알았어요.

    손님들 상대하다보면 별의 별사람들이 다 있겠어요..
    사람상대하는게 젤 힘든일인것 같습니다.

  • 9. 뿌니
    '07.7.11 5:52 PM

    ㅋㅋㅋ 저두 첨에 중국어인줄 알았습니다~ 욕이라고 하시길래 다시한번 읽어보니~ ㅋ!~ *^^*

  • 10. 진현
    '07.7.11 10:01 PM

    축구 보느라 정신 는 남편 와서 읽으라고 했더니
    ㅋㅋㅋ
    진짜 그너냐고 묻는데 제가 압니까?^^

  • 11. 지야
    '07.7.12 12:36 AM

    ㅎㅎ 넘 재밌게 읽었어요.
    갑자기 왠 중국어인지,, 강두선님이 중국어 넘 잘하시나보다 했어요 ^^;; ㅋㅋㅋㅋ

  • 12. 마르타
    '07.7.12 10:54 AM

    ㅋㅋㅋㅋ 손들고 웃습니다
    그나저나 짝퉁 동건 옵파야 이마에 주름졌을까가 걱정이네요 ㅎㅎㅎ

  • 13. 칠리칠리
    '07.7.13 5:29 PM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14. 씩씩맘
    '07.7.13 6:46 PM

    힘들고 어려운 상황을 재미있게 표현했군요
    넘 즐거웠어요^^

  • 15. 꼬마하마
    '07.7.13 9:30 PM

    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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