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저는 친정부모님께서 하시는 가게에서 마늘을 팔고 있어요..
봄에 반짝 화초장사를 하실때는 아침 저녁으로 화분을 내놓는 것만 힘들고
손님들께 화초에 대해 설명하고 판매하는 건 즐거운 일이었는데...
마늘장사는 너무 힘드네요...
아빠가 전남 신안 압해도에서 마늘을 1톤 트럭으로 한차를 해 오시고..
아침이 되면..
저는 큰아들을 어린이집에 데려다 주고 엄마 가게로 갑니다.
도와주러 나오신 저희 할머니는 둘째아들을 데리고 놀아주시는 동안..
차에 올라가 저는..마늘 다발을 내리고 아빠는..받아서 가게 앞에 착착 쌓아야해요..
엄마는..잡곡이며 양파같은 물건을 내놓는 일을 하십니다.
또 마늘을 내리는 동안 손님들이 몰려서 골라온 마늘을 가위로 대를 잘라서 망에 넣어드립니다.
차에 올라 마늘을 내리다 보면 그 안에서 마늘대가 누렇게 푹푹 쪄서 냄새도 나고 흙먼지도 엄청 나죠..
허리도 못펴구요..
200단 쯤 내리고 나면 먼지를 흠뻑 뒤집어쓴 저는 화장실가서 세수랑 하고..
작은 아들과 아침을 먹고 젖을 물립니다.
어제는 어찌나 사람이 많이 몰리는지 아점을 1시에 먹었다죠..
마늘장사는 물건내리는 것도 힘들지만
마늘대를 잘라달라는 분이 거의 대부분인지라 가위질하는게 무척 힘듭니다.
아빠가 가져오신 마늘은 벌마늘이라고...마늘쪽이 벌어진 마늘인데 쪽도 굵지만 대도 굵어서..
더 힘들지요..
일일이 세서 드려야 하구요..
남에게 민폐끼치는 거 딱 질색이신 울 친정아빠 덕분에..
마늘 한번 자르고 나면 싸리비로 바람에 날려 멀리가기전에 다 쓸어줘야 하구요..
이렇게 하루 종일 돕고 집에 오면 집안은 난리죠..
청소도 할 기운이 없고 그냥 애들 씻겨놓고 자기 바쁩니다..
다행히 착한 신랑덕에 눈치는 안보구요...(되려 회사업무때문에 늦어서 배달도 못해주는 걸 미안하게 생각한답니다.)
아침에 일어나면 온몸이 뻐근합니다..
손가락 마디마디가 다 아프구요....
어깨도 아프고..목은 칼칼하죠..
하지만...
그래도 또...나갑니다..
왜....
우리 친정엄마...
우리 친정엄마가 고생하고 계시니깐요...
30년을 바느질하느라 고생하셨는데..
이제는 까탈스런 아빠랑 함께 농산물가게를 하시느라
바깥나들이 한번 맘껏 못하시고..
곗날이라고 점심드시러 가셔도 남들 노래방간다고 하는데도 후다닥 점심만 드시고 오시는 울엄마...
이빨치료하느라 치과갔는데 대기자 많아서 기다리다 늦어졌는데 잔소리하는 아빠때문에 눈치보시는 울엄마...
몸살나고 머리가 터질 듯 아픈데도 죽어라 가게에서 끙끙 앓아야 하는 울엄마..
바보같은 울엄마때문에...
마음아파서...
울엄마 조금이라도 몸 덜 움직이시라고 갑니다..잔소리 덜 받으라고 갑니다..
신랑한테도 그런 소리 한 적있는데..
저는 울엄마의 보호자같은 느낌이 든답니다..
여리고 착하기만한 울엄마에게 고난과 시련을 주는 것들은 모두 물리치고 싶어지는...
오늘은...
비가 온다고 해서 못나가고 있네요..
제가 이렇게 아픈데..원래 몸도 시원찮은 울엄마는 얼마나 아플텐데
가게 손님은 많은지...
또 스트레스 안받는지..걱정됩니다..
나 혼자라면 나가볼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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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늘장사..
아따맘마 |
조회수 : 2,646 |
추천수 : 49
작성일 : 2007-05-29 14:2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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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라벤다
'07.5.29 6:29 PM아따맘마님...
엄마가 계셔서 도와 드릴수 있으니 그래도 복이시지요...
이쁘지 않은 벌 마늘은 억세기도 할겁니다.
많이 많이 도와 드리세요.
님의 사랑이 부럽습니다.2. remy
'07.5.30 9:07 AM작두 쓰세요.
약재상에서 쓰는 작두 있으면 두세번이면 마들 한단 다 자릅니다.
어제 양양장에 가서 마늘 사왔는데, 장아찌용이라 제일 작은거 샀는데 작두로 한번에 한단씩 자르더군요..3. 아따맘마
'07.5.31 9:45 AM작두...
그거 사면 편하지 않겠냐고 말씀드렸었는데..
바짝 잘라달라는 분들이 대부분이라 별 필요없다고 하시더라구요..
그래서 하는 수 없이
과도랑 가위로 다 자르고 있어요..
아무래도 마늘장사 끝나면 침을 맞던지 해야겠어요..
손가락 마디마디가 장난아니게 아프네요...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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