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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수다, 이야기를 만드는 공간

니들이 봄맛을 알어?

| 조회수 : 2,672 | 추천수 : 41
작성일 : 2007-04-09 12:43:22


한식이라고
복작거림은 싫으니 또 미리 시간내어
거시기?만나러 일찌감치 용미리 다녀왔습니다

뭐 가봐야
맨날 변하지도 않는 그 미소로 먼지뒤집어쓴 사진한장으로
반길뿐 쓰디쓴 농담한마디 던져 줄줄도 모릅니다

그놈에 근처 산엔 온통 망인들 넑이 산비들가 된건지
유독 별스럽게 그곳만 가면 산비둘기가 울 계절인가 싶게 때도 안가리고 구국거립니다 .

처음엔 그놈에 울음소리가
좀만 더 있다 가라 좀만 더있다 가라 ,붙잡는 그사람의 음성만 같아
오지도 가지도 못하고 못박혀서서 하염없이 울곤 했는데 ...
이젠 그럽니다

"넌 지금도 우냐?

바람은 그닥 안착했지만 햇살좋은날 골라잡아 간지라
남편이 내음으로만 먹고남긴 말라비틀어진 북어포 한마리 다 뜯어먹어가며
훠이 훠이
진달래꽃도 한줌 따고

민들래 냉이 쑥
아주 밭두렁 논두렁 보너스가 지천이네요 .

욕심부릴일은 없고
이것도 한줌 저것도 한줌 봉다리에 주머니에 캐담아 들고 메고 집에 오니
얼래리여
빈집에 인기척이?
(울집은 문이 일년 열두달 안잡깁니다.말안통하는 서방님이 왔다가 밖에서 서성이다가
집에 못들리고 갈까봐 열어두던 버릇이 굳어 버렸단 슬픈전설이 ㅜ,ㅜ)


긴장하며 현관문 여니 동생이 수도꼭다리 망가진거 고치려고 들럿다가
엎어진 자리 쉬어간다고
식탁에 놓인 상추보니 밥먹고 싶어져 혼자 밥찾아 먹고 있다네요

얼른 봉다리 풀어 캐온 민들래씻어 식탁에 같이 앉아
상추에 강된장곁들여 역쉬 이맛이야,를 연발하며 마파람에 게눈감추듯
동생은 두공기 난 밥한공기 비워내고 ...

진달래꽃은 일년내 봄을 느낄요량으로 식초병에 가둬두고
쑥국에 민들래 쌈에
향긋한 봄내음가득 아침상 차려두고 보니
난 안먹어도 배부르구만 요놈들(내새깽이대딩두강아지)은 고맛을 모르고 디립다
고기반찬으로만 젓가락들이 달리기를 합니다요

두놈 숟가락위에 쑥국 냉이무침 한점씩 올려주며
혼자 중얼 거립니다

그랴
느그들이 그맛을 알면 얼라들이것냐








1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채송화
    '07.4.9 1:04 PM

    짧은 소설 한편을 읽은 기분입니다^^
    따뜻함과 서글픔이 느껴지는글이네요

  • 2. 콩이엄마
    '07.4.9 1:20 PM

    어제 남편이랑 한바탕 싸웠더랬어요. 전 밥을 먹었고 남편은 늦~게 일어나서는 밥달라해서 살짝 귀찮은 맘에 국냄비에 불 붙여놓고 커피물을 올렸었어요. 맘이 별로 이니 일이 손에서 겉돌아 그 펄펄끓는 커피주전자를 옴팡 엎었네요. 다리에.. ㅜ.ㅜ
    별로 바쁘게도 안 온 남편탱이(!)는 수건에 쬐끔 물묻혀서 주네요. 귀찮아죽겠다는 표정으로..
    다른 수건도 적셔달라니 빨래통을 뒤적뒤적 더러워진 수건을 찾고있네요. 헐...아.. 혈압올라...
    "새 수건 주면 안돼?"
    "이렇게 왜 하냐?" 너무 무식(!)한 질문 아닙니까..정말
    "그럼, 화기를 빼야지 것도 몰라? "
    그래서 싸웠더랬죠. 나중에 나 아닌 아이들이 뜨거운 물에 데이면 꼭 수건에 물 듬뿍 적셔서 차게해서 주거나 얼음 얼른 챙겨서 주거나, 찬물에 갖다 데게 하라고..일장 연설을 하면서리..
    오후에 잠이 쏟아져서 낮잠을 자고있으니 뒤적뒤적 화상연고를 찾아서 발라주고 있네요. 그냥 덜 뜨거운 국솥이었던 줄 알았다나요... ㅡ.ㅡ
    그래도 약발라주는 거 보니 맘이 짠~해서.. 다시 원래데로 돌아왔답니다.. ^^
    (김흥임님 글을보니.. 또 만감이 교차하네요. 남편에게 잘해야겠어요.. )

  • 3. 에스프레소
    '07.4.9 2:10 PM

    한국 단편문학 어디쯤을 읽은 것 같아요.
    마음 짠한 풍경을 저리도 담담하게 글로 표현했네요.

    함께 나물캐고 얘기 하고 싶은 따뜻한 봄날입니다

  • 4. troy
    '07.4.9 2:51 PM

    담담이 써 내려간 님 글 읽으니,눈물이.

    오래전 돌아가신 삼촌이 생각나네요.
    갑자기 쓰러져 말 한마디 못하고 가신 삼촌,
    삼촌이 돌아가신후 넋을 놓고 있다 어린 3남매 두고 그해 뒤따라 가신 숙모.

    심심할가봐 짬짬이 제 염장도 지르지만,남편한테 잘해야지 맹세?..합니다.
    님 글 너무 잘 써요.
    힘내세요...

  • 5. 깜쥑이
    '07.4.9 4:41 PM

    저도 슬슬 늙어가는지(?) 감수성이 예민해져 부쩍 눈물이 늘었네요...그래도 마음은 따뜻해요...

  • 6. 겨울나무
    '07.4.9 8:35 PM

    마음이 쨘해 눈물이... 나네요

  • 7. 달구네
    '07.4.10 11:40 PM

    문단 데뷔하셔도 되겠어유..

  • 8. 김흥임
    '07.4.11 4:53 PM


    죄송혀유~~~
    누굴 울릴 생각이 아닌디

    내가 하는짓이란게 맨날 이려유~~

  • 9. 포이베
    '07.4.12 2:59 PM

    항상 맘이 따뜻해지네요.

    우리가 가진 지금 이 순간 순간이 행복인걸..

    한참 지난후 , 잃어버린후에 알게 되는것 같아요.

    아이들과 남편의 작은 잘못도 10배 확대해서 ,실망하고,미워하고...

    반..성...중..

  • 10. 변인주
    '07.4.14 10:58 AM

    따뜻해요, 흥임님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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