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닷가 찻집에서
시. 강희창
모이 쪼는 갈매기 되어 바닷가 찻집에
홀로 앉아 새까만 고독을 달여 마신다
잔이 비워짐에 조금씩 흔들리는 영혼, 그것은
식어가는 몸 속에 깃든 온기 같은 것
정녕 너는 어떻게 사라져 가는 것이냐
바다쪽, 무수히 반짝이는 은빛 아우성을 들으며
하늘 끝으로 가물가물 멀어지는 고깃배를 보며
언제쯤 내 몸이 이 세상에서 식어갈 때에
나의 영혼은 어떻게 떠나갈지를 생각한다
저 아우성치는 바다위로 야트막이 날아
빛살 속 은빛 언어들의 노래소리 들으며
순백의 갈매기 날개깃이 물결 스치듯
그렇게 그렇게 나의 영혼은 떠나 갔으면
한 소절 소망을 그윽한 눈빛에 실어 주고
식어가는 찻잔을 두 손으로 꼬옥 감싸 안으니
흰 갈매기 하나 날렵하게 물차고 날아 오른다

Long Beach Island / Samuel Hah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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