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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book story12-어떻게 살까?[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외..

| 조회수 : 1,846 | 추천수 : 0
작성일 : 2006-06-13 01:58:41




가끔 부모님을 원망할 때가 있어요.

왜 절 맏이로 낳았냐고요.

시행착오도 잦고 새로운 환경에 적응력 유난히 늦고 독립심도 없는데다가(가까운 사람들은 저를 마마걸

이라고 한답니다.)겁도 많고, 설상가상 눈치도 없어요. 학생 때는 1학기 내내 버벅 거리다가 6월쯤 돼야

친구도 하나 둘 생기고 성적도 어느 정도 나왔구요.

만화방에 갈 줄도 몰랐고, 너무나 유행하던 롤러 스케이트장에도 못 가봤고(학생 주임 선생님한테 걸려

서 혼날까봐 너무 겁이 났어요), 중학교 때 안 보면 간첩이라던 [백야]라는 영화도 보지 못했어요.

전자오락실 처음 가 본 것도 스무 살이 넘어서였답니다.(늦게 배운 도둑질이 더 무서워요. 헥사라는 게

임 하다 죽지(?) 않아서 수업도 많이 빼먹었어요. 그래서 전 제 딸만은 적당히 방목하려고요. 그러면 안

된다고요? 예, 알겠습니다. 게다가 귀도 얇아요. ㅋㅋㅋ)

고등학교 때까지 혼자서 버스를 타본 적 없고요,(멀미도 심하게 하는 편이고, 초,중,고등학교가 모두 집

에서 아주 가까웠어요.)낯가림이 심해서 문방구나 슈퍼 심부름도 우리 막내가 저 대신 다 다녀주었어요.

(못된 언니지요?) 저희 집이 나름 지역에서 유지라(경제적으로 부유하다는 것이 아니라 아는 분이 많다

는 의미입니다.)분식점에서 떡볶이만 먹어도 엄마에게 다이렉트로 알려져서 학교, 집, 독서실 삼각형을

벗어날 엄두를 못 내고 10대를 마감했답니다.


범생이들의 특징 아시죠?

자율성, 능동성 없는 거.

고등학교 졸업하고 고삐 풀린 망아지처럼 부어라 마셔라 밤 새워 술 마시기, 조조 영화 보느라 자체 휴강

하기, 강의 빼먹고 도서관 열람실에 책 읽기, 광화문에서 동대문까지 걸으면서 노점 구경하기 등등 이루

말할 수 없는 기행으로 대학 4년을 가까스로 마쳤을 때도 주위에서 따끔하게 조언하는 사람이 참 아쉽더

라고요.(아니면 제가 주윗분들 말을 안 들었을 수도...)

학교 졸업하고 27살에 결혼할 때까지 만 3년 일하면서 그야말로 너무 깨져서 전업주부로 사는 지금이 비

교적 마음이 편해요.(그래도 문득문득 치열하던 그 시절이 그리워요. 어쨌든 다시 돌아올 수 없는 청춘기

라서...)

어렸을 때도 워낙 맹해서 주위 사람들, 친구들 말을 너무 잘 믿었던 저는 반에서 저를 왕따 시키려고 하

던 친구를 혼자 좋아해서 운적도 있고요,

가장 친한 친구한테 배신당하고도 나만 모르고 지나갔던 적이 너무 많아요.

맏이이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눈치를 보고 자라지 않아서라고 자위하지만 매사에 분명하고 현명하게 잘

처신하는 사람들을 만나면 그렇게 부러울 수가 없어요.

왜 난 언제나 감정적으로 일을 처리하고 호오가 분명하게 표정에 드러나는 걸까?

제 성격 정말 맘에 안 들어서 고쳐 보려고 하는데 쉽지가 않네요.


오늘은 제가 20대 미혼이거나 사회 초년생에게 이런 도움을 줄 수 있는 책을 소개해 드릴게요.

첫 번째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라는 책입니다.

제목만으로도 눈길을 확 끌지 않아요..(마치 싼 보세옷만 입는 전 날개없는 천사 같다는 느낌이 들잖아

요.ㅎㅎㅎ)

미국 [보그]지의 편집장 안나 윈투어라는 사람의 어시스턴트 출신인 작가가 자신의 체험에 상상력을 보

태어 쓴 소설이라고 하는데 [브리짓 존스의 일기]나 [쇼퍼 홀릭]같은 책, [섹스 앤 더 시티],[프렌즈]같

은 시트콤을 좋아하시는 분들이 부담 없이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입니다.

하지만 지금 상황이 주인공과 같거나 지루한 구직 기간을 보내고 있는 분들이 보신다면 눈물을 뚝뚝 흘

리며 가슴 아파 하실 수도 있을 거예요.

곧 헐리우드에서 영화화 될 거라는데 끝부분에 주인공을 괴롭히는 상사가 거꾸러지는 헐리우드 식 해피

엔딩은 없어요.

그저 슬픈 결말은 아니라는 것만 살짝 알려드릴게요.

책을 읽는 내내 럭셔리함에 휩싸여 대리 만족을 느끼면서도 주인공의 답답함이 내 일처럼 느껴지고, 벌

써 10년 전 일이 되어버린  사회 초년병 시절이 떠올라 그렇게 유쾌하지만은 않더라고요.

도대체 돈과 권력(그중에서도 돈의 힘이 더 크게 느껴지는)이 뭐길래 인간이 이렇게 까지 처참해야 할

까, 상사라고 해서, 유능하다고 해서 지금 막 사회에 발을 디디는 이에게 이렇게 까지 인격 모독을 해야

할까 씁쓸했어요.

만약 사랑하는 친구가 다치지 않고 1년간의 계약 기간을 마치고 에디터로서 자리를 잡았다면 이런 가정

도 해 보게 되고요.

그렇다면 사악한 시어머니 밑에서 더 간악한 며느리가 나오듯, 여자의 적은 여자라는 공식이 들어맞아

상사보다 더한 여자가 되었을까요?

삭막한 직장에서 상냥함과 부드러움을 잃어가고 있는 후배들이 이 책을 읽으면서 용기를 얻기 바랍니다.


두 번째로 추천하고 싶은 책은 [여자 생활 백서]예요.

이 책은 미국보다 더 삭막한 우리나라에서 당당한 여자로 살아갈 수 있도록 도와준다는 일종의 처세술

책이에요.

직장에서 뿐만 아니라 친구, 연인, 돈 등 여자들의 관심사에 대한 궁금증에 대한 대답과 바른 자세에 대

한 어드바이스가 실려 있어요.

100% 저자의 의견에 동감하진 않지만 주위에 좋은 선배를 가지지 못한 분들은 한 번쯤 빌려서라도 읽어

보시길 권합니다.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라잖아요.

하다못해 남자 친구와의 문제로 갈등을 겪을 때 술 먹고 동성 친구 괴롭히기 전에 이 책을 읽으며 스스

로 객관화 하는 작업을 거친다면 늘 한 박자 느려 손해 보던 저의 전철을 밟지 않을 수 있지 않을까 싶네

요.


그래도 내 멋대로 살겠다는 분들, 자세 좋아요.

터지든 밟히든 한 번 내 식대로 살아보는 것도 나쁘지 않아요.

단, 남에게 책임을 전가하지 말고, 자신의 스타일을 고수하세요.

그리고 성공했다면 혼자만 알고 계시지 말고 다른 분들께 노하우 전파해 주세요.

언니도 오빠도 없는 저 같이 맹한 사람의 멘토가 되어주세요.


참고로 두 책 모두 다 겉표지가 굉장히 얇고 약해요.(페이퍼백이라고 하죠)

소장용으로는 추천하고 싶지 않아요.

유행에 민감한 책이에요.

구입을 신중하게 결정하시고 될 수 있으면 도서관이나 대여점에서 빌려 보세요.^^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다니엘
    '06.6.13 3:50 AM

    샬롯님,
    고맙습니다.
    좋은 책들 소개해주셔서..,
    그리고 본인 소개까지 자세히 해주셔서..

    저랑 비슷한점도 너무 많은듯하고요. 별로 바람직하지 않은점들만..^^
    지금까지 my book story 가 뭔가..,
    여기 들어올때마다 열어보지 않고 그냥 스쳐지나갔는데..,
    뭔지 모르면 안열어본다는..^^
    무심코 열어보니.., 잘했네요..
    지금이 12번째이니 다시 처음부터 돌아가서 다 열어봐야겠어요...^^
    전 책 소개해주시는 분이 좋더라구요.

  • 2. 다니엘
    '06.6.13 4:09 AM

    방금 샬롯님 이름으로 검색해서
    지난것들 다 마저 읽으려고..
    뭐든지 처음부터 시작해야 하는 타입이라서.., 융통성 없이..,

    계속 1편을 찾는데 아무리 뒤로 돌아가도 안나오는거예요...
    어쩔수 없이 5편부터 읽으니 거기에 샬롯님의 예전 이름이 나오네요.

    살롯님의 감상평과 다른분들이 공감하는 답글들까지 너무 좋아서..,
    한번에 읽기는 무리이고.., 그럼 체할것 같아요.
    천천히 하나씩 짬내어서 읽어야겠어요.
    고맙습니다

  • 3. 봄(수세미)
    '06.6.13 10:03 AM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이 책,
    옮긴이의 사인이 든 책을 받았어요.
    이 많은 문장을 어찌 다 번역했나? 하고 쭉~훓어보고
    언제 읽으려나 하고 한쪽으로 미뤄두었더니 중학생딸과 초딩 아들이 읽고있습니다.

    이렇게 추천해주시니 저도 읽어봐야겠군요.^^

  • 4. 블루베어
    '06.6.13 10:17 AM

    범생이가 나중에는 자율성이 없어 주체할 수 없는 날라리가 된다....제 얘기입니다. 내공이 많으십니다. 샬롯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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