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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수다, 이야기를 만드는 공간
세월 ...가는게 아니다
내 나이 열아홉
강원도가 울고 갈 첩첩산중 내 고향 멍북도
고요를 깨는 소리라고는 이편 저편 비탈밭에서
소 쟁기질 하는 소리
온갖 새소리
산마루에 걸터앉아 잠시 쉬고있는 구름에게라도 말걸고 싶어 지는
적막강산
그즈음 동네 노총각 하나 꽃망울 같은 스무살 타동네 색시한테
장가들어 금쪽같은 친구 하나 생겼었다.
이름하여 새댁
식구들 들로 나간 낮이면 개울가 빨래터에서
밤이면 신혼내음 폴폴 풍기는 새댁방에서
뭔 할 얘기들이 그리 많았던고
때론 노총각신랑 흉도 보고 자랑도 듣고 ㅡ.ㅡ;;
일찌감치 호기심덩어리던 이몸
오전 열한시 그즈음이면 편지 가방 짊어지고 우체부 머시마가
모퉁이길 돌아 올라치면
텃밭에서 일하던 호랑이 큰 오라방
득달같이 달음질쳐 내 편지들 낚아채어 아궁이속으로 직행시키던
그 악랄?함이라니...
어느날 머릴짜낸것이 편지 겉주소에 온통 새댁이름^^빌리기
다들 우리 연배라면 한두번쯤 추억들 있으시리라
그당시 유행하던 소위 펜팔이라는거 ...
친구들이랑 머리 맞대고 뽀대난다 싶은 싯구절 허리몽댕이 뭉텅잘라 섞어가며
밤샘 편지 써서 부치고 나면
다른 친구들은 답장을 못받고 이몸은 백발 백중?이던 시절
덕분에 연애편지 대필도 종종 해준^^
그렇게...
새댁이름 빌려 무사히 내손에 들어온 편지들을 품에 안고
잿간에 들어가 웅쿠리고 앉아 다리에 쥐나도록 읽고 또 읽는 그 떨림이라니^^
그 곱던 기억들을 뒤로 한체
새댁은 새댁에서 누구 엄마로 누구 형수로
자꾸 자꾸 이름이 바뀌어 가는 동안 ...
이몸역시 결혼을 했다네
애엄마가 되었다네
홀로가 되었다네
그렇게
그렇게
각각의 구비진 시간에 터널을 지나서...
이젠 시엄씨가 된다고
세상사람 다 못와도 나만은 본인 며늘 보는 자리에 와 줘야 한다고
손잡고 강조하는 그니를 보며 ....
세월
가는게 아니라 쌓이는 거구나
그니의 이마에 머리위에 옆구리에
주름으로
흰머리칼로
때론 희망으로 때론 보람으로
혹여는 회한이라는 이름으로 켜켜이 쌓이는 거구나
그/런/거/구/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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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vayava
'06.5.29 12:16 PM아~아득하여라.....차곡차곡쌓여가는 거 맞죠? 흩날리다 사라지는 거 아니죠?
2. 깃털처럼
'06.5.29 12:18 PM정지용님의 <향수>를 떠올리게 하는 글이네요..
참 정감있게도 쓰십니다..^^
글을 읽고 나니 마음이 짠~해지는데요..
역시 그런 시간의 터널을 지나고 있는 저는...
훗날 어떤 모습으로 자리잡고 있게 될까요..?
음.. 어깨 위에 쌓인 세월에
부끄럽지 않은 모습이어야 할텐데....
아름다운 한 편의 시같은 김흥임님의 글 .. 감사합니다...^^3. soogug
'06.5.29 12:47 PM저도 공감되는 부분들이 많이 느껴지는거 보면
같이 나이들어가는 세대인듯 합니다...
옛날이 어땠지... 하면서도 다시는 그 시절로 가고 싶지도 않은 세대입니다.
이제는 여기서 추해지지 않으면서
(어저께 읽었던 "대망"에서 -늙음은 추함...- 이라는 글을 읽고 과연 그럴까 하고
그러지 않을 수는 없을까 하고 한참을 생각했지요..)
걸어온 세월만큼 부끄럽지 않고 추하지 않게 마무리하면서
나이들어가고 싶어집니다..
따뜻한 글에 맘도 따스해지네요...4. 개굴
'06.5.29 1:44 PM아~
꼭 아궁이에서 불쬐고 있는 느낌입니다.
따뜻하고.. 조용하고.. 타닥타닥 장작 타는 소리가 맘을 편하게 해주는..
부지깽이로 휘휘 저어보면 군고매도 묻혀있을 것 같은..
참 맘 편하고 따뜻한 느낌이네요.
댓글 많이 달진 않지만 김흥임님의 글에 늘 감사하고 있어요.
괜히 님 주변의 모든 사람들이 부럽습니다 ^^5. 해와달
'06.5.29 1:45 PM댓글달려고 줌인아웃에 검색하였네요
코코루님의 '내 나이를 세어 무엇하리'
...신록을 바라다보면 내가 살아잇다는 사실이 참으로 즐겁다
내 나이를 세어 무엇하리, 나는 오월속에 있다..
님의 글 꼭 읽네요6. 돼지용
'06.5.29 5:17 PM개굴님 리플에 묻어갑니다.
개굴님 허락해 주실거죠 ^^7. 아줌마
'06.5.29 5:41 PM누구나 다 지나간 추억은 아름답지요
그 때 그 시절엔 그랜네요
우체부 아저씨 .......그 아저씨와 짜고 동네 어느 누구도 모르는 이름?(가명)으로 언제든 내손에 들어 왔던 그 편지 .....잊고 있었는데 님께서 옛 추억속으로 여행을 가게 하네요
지긋이 눈을 감고 추억의 여행을 하렵니다8. 행복해
'06.5.29 9:38 PM글을 엮는 솜씨가 너무 좋아서,,,,, 그 글 속에 살아 숨쉬는 사람 냄새가 너무 좋아서, 이렇게 댓글을 달아봅니다.
만나진 못했지만 만나보고 싶은 분,,,,
추억은 아름답고,,,,, 추억할 생명이 있는 지금은 더욱 아름다워라.9. 코알라^&^
'06.5.30 4:54 AM여기 웬만한 과거가 다~
폭로 되는 순간^^이네요.
세월은 싸여간다는 말씀 참 공감됩니다.
잘 쌓도록 할게요.
흐뜨러뜨리지 않게...10. 맑은햇살
'06.5.30 10:21 AM아침부터 이런저런 헝클어진 생각들로 답답했는데....님글이 제 맘을 조금 진정시켜주었네요...
11. 요조숙녀
'06.5.30 11:52 AM시인이시네요 참으로 아름다운시이십니다.
한번쯤 만나뵙고싶으네요12. 그래그래
'06.5.31 3:05 AM도대체 이 늦은 시간에 그래도 82에 한번 더 들어와 보고 자야지 하는 맘이 들었던게
흥임님(언니라 부르고 싶지만 어떠실지 몰라서...) 글을 읽으려고 그랬나 봐요.
정말 윗분들 모두 쓰신 것처럼, 진솔하다는 말이 진부하게 느껴질 정도로 정겹고 솔직하고
재미까지 있는, 시라고 말할 수 밖에 없는 님의 글.
그 재주, 부럽습니다.
한 인생 알차게 살아오셨기 땜에 가질 수 있는 재능이겠지만, 시샘이 납니다.
그리고 오늘도 너무 흐뭇하게 읽고 갑니다.
행복하세요! 진심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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