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이런글 저런질문

즐거운 수다, 이야기를 만드는 공간

벌초 그리고 눈물

| 조회수 : 1,789 | 추천수 : 202
작성일 : 2005-08-24 04:31:27
이번 주말에 벌초간다는 남편 얘기를 들으며, 마음이 울적했습니다.

저희 친정이 딸만 셋이거든요.
백발에, 이제는 머리숱도 별로 안남으신 연로한 아빠 혼자서 그 많은 산소들을 혼자 벌초하십니다.

멀리서 아무 도움도 못되는 못난 딸, 마음뿐이지 아무 도움도 못되고...

아들 셋 다 불러모아 의기양양 벌초가시는 시아버지 모습 보기가 사실은, 정말 싫었습니다.

새벽에 잠이깨어 뒤적뒤적하다가 오랜만에 마이클럽 들어갔다가 한참을 울었습니다.
친정벌초 다녀온 분께서 올리신 글을 읽다가, 정말 엉엉 소리내서 울었습니다.

자다가 깨서 나온 남편이, 오밤중에 이게 웬 시츄에이션인지 당황해서 냉수먹이고 하다가,
모니터를 보고는, 토닥토닥....

미안하다....이번주에 다녀와서, 다음주엔 꼭 장인어른이랑 벌초갈께....
약속해.

올해 결혼 8년만에 처음으로 할아버지 산소에도 가게 생겼습니다.
저 열살때까지도 꼭 업고다녀주시던 할아버지....
그저 죄송하고, 또 죄송하고, 저자신이 사람같지도 않아 자꾸만 눈물만 나네요.
_______________

마음이 싸~해서 퍼왔습니다.
함께 읽어요.

vj1002님께서 쓰신 글입니다.  
  
글제목 : 친정 벌초 다녀왔습니다...  

작년 암으로 엄마를 보내고..
친정아빠가 저희집 20분거리에 사시는데....그 시골로...자꾸만 가시고 싶어하세요..
벌초도 가야하고...근데..추석엔 너무 막히고...
오빠랑 동생...회사가 어찌될지..물론 쉬기야하겠지만...
그래서...
지난 주에...남편 월차를 내고..금토일 이렇게 삼일 서울에서 저기 광주광역시인근으로,,벌초를 다녀왔습니다..

갑자기 다리를 못쓰시는 장인을 혼자 어떻게 보내냐는..남편의 말에..
속으론 너무 좋아라..하면서도..내심 미안하대요..
시골이 다 그렇듯..
한곳이 아니라..여기저기..윗대에 그윗대까지..
우린 서울에서 출발했지만..저기 부산에 사시는 작은아빠내외분이 오셔서..남편과 친정아빠..열심히 몇곳 벌초를 하다왔습니다..
제초기가 두대라...물론 힘이 들긴했지만..그래도 열심히 한덕에..
빨리 끊났구요...물론..하루 꼬박 새벽부터 밤까지 했지만요..

서울에서 광주까지...광주에서 서울까지..이박삼일간 남편이 운전두 하고..
광주에 사시는 이모님 이모부님..외삼촌 비위맞추느랴..처음으로 필림끊어지도록..술도 마셔주었더랬습니다...

그럼서두..
계속...제가 시부모한테 잘하니..나도 잘하는거 아니겠냐고,,,
다른사람들이 어찌 처가벌초까지 할수있냐는 소리에 그러더라구요..
너무..미안했습니다...
물론..
저역시 시부모님 모시고 사느랴..속이 상한것두 많이 있구...
가끔 집이 내집이 아닌 남의집에서 가정부하는 느낌두 받구요..
무슨날때....
형님들 와서...니가 고생이다 말한마디하고...시부모님한테..용돈이라도 드리면...
허....
같이사는건...사실....별거 아닌게 되고...
용돈주는 며느리....혹시 기분상할까..조심만 하시구...

여러가지 맘이 교차할때가 참으로 많거든요..울형님들...아시는지 모르시는지는 몰라두말이죠..

가끔 내가 왜 결혼을 했을까..
돈이나 열심히 벌어 울엄마 줬음...
엄마가 참으로 좋아했을걸..그런 속없는 생각도 하고 살기도 합니다..

그래도...
그래도..
남편이 곁에있어...
다 잊게 하네요..
물론 가끔 가끔 생각이 나지만....

엄마가 계셨으면..아마..
친정벌초같은거,,제가 신경도 안썼겠지요..
아마....그랬을거에요..
그냥...전화한통하구..엄마 아빠 잘다녀오세요..
기껏..돈 오만원에서 십만원 드렸겠지요...

엄마가 안계신후..
벌써 한해가 저물었지만...
여전히 엄마는 그 답답한 땅밑에서..제가 왔다가는지....
울고있는지 말이 없더군요..
그저..
안울려고 해도..
눈물이 그냥 흘러내리더라구요..

사는게 너무 힘이 들어서....빨리가셨나....
남편이 보든 아빠가 보든....흘러내리는 눈물.....어찌할수없더라구요..

갈때....
남편이 아빠 드시라고...복두 사주고..매운탕두 사주고....
돈을 거의 사십정도 쓰더라구요...
그러면서...올해 제초기 별루 좋은거 같지않다고..하나 사드리란 소리도 잊지않고 하네요..

전 이북분이셔서 이곳에 친척이라곤 하나도 없으신 울 시부...
엄마 근처에 모시고 싶어요..
그럼..시부모님 산에 모셔놓고..갈때마다 울엄마한테도 가보고..
울엄마 너무 보고플때...시부모님께두 가볼수있잖아요....
그런 맘을 아는지..남편은 너가 하고싶은데로 해라...
그러대요..
너무나 감사한 사람입니다..
너무 미안한 아내이기만 하네요..

오늘은 차고치라고..살며시..15만원..줬습니다..
그냥....수리할거 해...하면서요..
그냥..빙그래웃으면서...
그래..하는남편..
우리부부..
점점 닮아가는거 같아요..
가끔 남편이 곁에 있어도 혼자있는듯..외로운적도 있었지만..
한해 한해가 갈때마다..
말하지 않아도....;
알게 되는게 ..부부같습니다..
내년에도 울엄마 벌초..우리부부 갈수있겠지요..??

선뜻....
친정아빠 모시고 벌초간다는데두..
암말 안하시던 울 시부모님께...
내일 아버님 계시면..맛난거 많이 해드리고 싶습니다..

엄마 보내고...
울엄마 곁에 있게 해주신 은혜...
정말 두고 두고 잘한다고 한거...
잊지않고 살고 싶어요..
그래도..
그래도..
울 시부모님...나쁜분들은 아니지만..
곁에서 진심으로 딸처럼 대하는 막내며느리...
일년에 한번..일년에 네다섯번오는 형님들의 용돈만 이뻐하시지마시고..
곁에서..이렇게 있는..
막내도 있다는거..
아셨음..좋겠네요...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김나형
    '05.8.24 9:49 AM

    딸만 있는 집 모두 고민하고 있는 일이죠--;;저는 다행히 돌아가신 아버지를 국립묘지에 안장해서 벌초걱정은 안 하는데--;; 남들 벌초 간다고 하면은 가서 풀이라도 몇개 뽑아주고 와야 되는거 아닌가--;;
    결혼도 하기전에 벌써 시댁 눈치부터 보이니...기운내세요..

  • 2. 열쩡
    '05.8.24 1:32 PM

    좋은 남편을 두셔서 참 다행입니다
    기분좋게 이번주, 다음주 벌초 잘 하세요

  • 3. 유민짱
    '05.8.31 8:19 PM

    님 글 보면서 맘 아펏습니다 ^^ 이렇게 맘씨 이쁜 막내 며느리 두셧으니 틀림없이 시부모님이 님 맘 알아주실 거네요 힘내세요 *^^*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추천
11967 피검사 결과에서... 5 noodle 2005.08.24 2,561 7
11966 코스트코 브리타 정수기요.. 2 저두 익명 2005.08.24 2,001 9
11965 16개월된 아기와 근교로 여행가기 조언구해요~ 3 초짜주부 2005.08.24 1,152 39
11964 깁스했어요 5 함박꽃 2005.08.24 1,194 1
11963 제과점을 해보라고 하는데..조언구해요 6 래이 2005.08.24 1,336 1
11962 디즈니 온 아이스와 볼쇼이 아이스쇼 3 jolly 2005.08.24 823 1
11961 아미쿡투어.. 대구 수성구에 장소 제공해주실분? 4 미스코리 2005.08.24 1,158 16
11960 미니콤포넌트 어디꺼 쓰세요? 3 후후 2005.08.24 1,039 16
11959 자궁 근종 6 아름다운 날들을 위해 2005.08.24 1,972 8
11958 과일 껍질 이용한 아이디어 살림법 愛뜰된장 2005.08.24 908 13
11957 은주 이야기 (5) - 이빨 자국 - 강두선 2005.08.24 726 4
11956 환전.. 3 까밀라 2005.08.24 833 16
11955 이인선님^^ 1 2005.08.24 852 2
11954 여직원을 구하고 싶어서요.. 2 희동이 2005.08.24 2,009 2
11953 장터문제...운영자님좀 봐주세요~ 2 좋은생각1 2005.08.24 1,381 9
11952 아기쇼파 어떤게 좋을까요? 5 김혜성 2005.08.24 2,476 11
11951 예정일 지나도 안나오는 아가, 엄마운동량이 적어서? 13 셀렘 2005.08.24 9,832 6
11950 자운영님~~연락 좀 주셔요..^^ champlain 2005.08.24 1,301 24
11949 벌초 그리고 눈물 3 원더우먼 2005.08.24 1,789 202
11948 최윤나님~감사합니다. 칼라 2005.08.24 793 26
11947 아이랑 vs 아이편해 모가 좋을까요? 5 crala 2005.08.23 817 25
11946 지난번 창원사시는분들께 한의원 소개드렸었는데요~ 루시맘 2005.08.23 1,031 12
11945 사마귀 치료법입니다. 3 김수진 2005.08.23 1,733 9
11944 지금 <아이랑> 사도 될까요? 아기 17개월 8 가을산행 2005.08.23 766 10
11943 미국에서 사가지고 올만한 물건 추천좀 해 주세요 4 sunnyzzang 2005.08.23 1,435 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