ㅡ내가 펜을 든 이유ㅡ
우리는 평소 먹는 음식에 대해 잘 안다고 생각한다.
현미밥이 좋은 것도 다 알고, 설탕 나쁜 것도 다 알고, 식품첨가물 역시 나쁘다는 것을 다 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것들이 어떻게 나쁜지 구체적으로 물으면 답변을 못한다.
간혹 대답을 하는 사람이 있는 성싶어 들어보면 잘못 알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럴 수 밖에 없다.
이러한 내용은 학교에서도 가르치지 않는다.
식품관련 전공자라면 당연히 배울 법도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학교의 커리큘럼은 어떻게 하면 가공식품을 잘 만들 수 있는지에만 초첨이 맞추어져 있을 뿐, 그 식품들이 체내에서 어떻게 대사되어
어떤 생리효과를 갖는지, 또 우리의 뇌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서는 의외로 소홀하다.
떼려야 뗄 수 없는 식품과 건강의 관계, 소비자가 최상의 가치로 추구하는 데에 추호도 이견이 없는 이 중요한 사안이 왜 학계에서 냉대를 받고 있는 것일까.
이는 하계와 싶품업체 간의 상호 의존적 공생구도에 대한 이해 없이는 풀리지 않는다.
학계를 대표하는 교수들을 보자. 그들은 학자다.
학자들은 늘 연구비 부족으로 갈증을 느낀다. 이 갈증은 어떻게 해소 되고 있는가.
취지도 좋고 실속도 있는 '산학협동'이 가장 손쉬운 방법이다.
교수들은 식품회사에 의지하지 않을 수 없다. 게다가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근래 들어 상황은 더욱 불리해졌다.
제자들의 취업문제에 교수들이 걸린 시대가 된 것이다. 제자들이 취업할 곳은 식품회사다.
거꾸로 교수들이 식품회사에 로비를 해야 할 판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학자들이 식품업계에 비판적인 시각을 견지할 수 있을까?
우리는 당연히 모를 수 밖에 없다.
식품기술자로서 오랜 기간 식품을 만들어왔던 나도 그랬다.
모르기 때문에 문제가 보이지 않는다.
어느 의학 평론가의 냉소적인 발언이 이 현실을 잘 묘사한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오늘날 주부들은 두 가지 점에서 경제성장에 크나큰 기여를 하고 있습니다.
하나는 무분별하게 가공식품을 소비함으로써 식품산업을 번창시킨다는 점이요, 또 하나는 가족을 질병에 걸리게 함으로써 의료산업을 발전 시킨다는 점입니다.
이른바 '주부 경제 기여론' 이다.
여기서 언급하는 두 경제행위는 물론 성장에 크게 기여한다.
이 말은 현대인의 그릇된 식생활을 풍자하는 우스갯소리에 불과하지만 오늘의 실상을 알고 보면 전혀 터무니없는 발언도 아니다.
어쩌면 한 술 더 떠'오늘의 망국적 이공계 기피현상도 주부가 책임져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오지나 않을까 두렵다.
모두가 우리의 무관심이 빚은 아이러니다.
이제 내가 왜 이책을 쓰게 돼었는지 말할 때가 됐다.
나는 과자회사를 그만둔 이후 가공식품을 일절 입에 대지 않고 있다.
가공식품을 먹지 않으면서 내 생활은 너무나 밝고 건강하게 변하고 있다.
물론 이 점에 대해서는 나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나는 나의 친구,친지, 이웃 사람들이 여전히 그 식품들을 먹고 있는 것을 본다.
그것도 아주 많이 먹는 것을 본다.
그들 중 몇몇 마니아들은 거의 100% 가공식품으로만 식단을 짠다.
그리고 그들은 얼마나 좋은 세상이냐고 어깨를 으쓱한다.
더 이상 부엌 싱크대의 수도꼭지를 틀 필요가 없어졌다는 것이다.
또 전자렌지가 있는데 가스렌지가 뭐가 필요하냐고 힘을 주기도 한다.
그들이 자랑하는 것은 바로 생산성의 논리다.
취사시간을 줄이면 줄일수록 훨씬 더 생산적인 일을 할 수 있고, 문화생활을 즐길 수 있다는 것이다.
나는 그런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억장이 무너진다.
그들과 가족의 건강에는 이미 '빨간 불'이 들어와 있는 경우가 많다. 그들이 겪고 있는 문제는 신체상의 건강뿐만이 아니라
정신적인 건강까지 아우른다 .
그들이 지금 지불하고 있는 의료비는 그 손실이 극히 일부분에 지나지 않는다는 사실도 모른다.
앞으로 그들이 지출해야 할 이 비용은 계속 늘어날 것이다.
나는 오랜 동안 공들여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기로 결심하는 데에 앞에서 언급한 몇몇 사람들의 도움이 컸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사실은 그들보다 훨씬 더 큰 영향을 미친 사람들이 있다는 점을 말하고 싶다.
나는 그동안 틈나는 대로 이 분야의 서적을 읽었다.
그리고 논문도 관련이 있다고 생각되는 것은 무조건 찾아보았다.
바로 그 책들의 저자와 논문을 발표한 과학자들이 나를 더 부추긴 셈이다.
그들은 내가 아닌 내 몸의 세포에게 메세지를 전달했다.
100조 개에 달하는 내 몸의 세포는 그들에게 세뇌되어 내가 이제까지 해온 일을 중단하도록 급기야 사보타주를 일으켰다.
그런 점에서 나의 결단은 어쩌면 본의가 아니었는지도 모른다.
나는 지금부터 그 이야기를 천천히 소개하고자 한다.
그것이 바로 내가 펜을 든 이유다.
이 책의 이어지는 장에서는 오늘날 가공식품의 문제들이 낱낱이 파헤쳐질 것이다. <바뀌어야 한다>는 명제가
왜 그토록 절박한지가 밝혀질 것이다.
더 구체적인 이야기를 진행하기 전에 먼저 우리나라 가공식품 시장을 대표하는 몇몇 장수제품들을 돌아보자.
그 유명 제품들속에는 어떤 '흉기'가 숨어 있는 것일까.
다소 섬뜩할지 모르지만, 그것은 오늘의 식품 소비자들이 반드시 알아야 할 상식이다.
아무쪼록 이 책의 나머지 장에서 소중하고 시급한 변화의 모멘텀이 공유되기를 기대한다.
ㅡ과자 내 아이를 해치는 달콤한 유혹 중에서ㅡ
나는 라면과 햄버거, 피자를 먹어도 괜찮다
(바른 식생활이 나를 바꾼다) 중에서
세상에 사람에게 이롭지 않은 식품을 먹어도 괜찮은 사람은 없다.
하지만 사람들은 당장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그러한 음식이 자
신에게 맞는다고 생각하고 있다.
아니면 신체의 불쾌한 변화가 잘못된 음식에서 비롯된 것임을 느끼지 못하고 있을 뿐이다.
지금 당장 해로운 음식 몇 번 먹는다고 문제가 되는 사람은 없다.
다만 해로운 음식을 한동안 먹어 왔는데도 이상을 발견하지 못했다면 그 사람은 남들보다는 건강한 사람일 것이다.건강을 지켜 나가는 요소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정신적으로 안정된 사람은 그만큼 건강하며 운동을 통해 체력이 단련된 사람은 뛰어난 해독 능력을 가지고 있다.
성격이 낙천적인 사람이거나 정신적인 수련을 하고 있는 사람, 선천적으로 건강하게 태어났거나 운동으로 단련된 사람은 나쁜 음식의 피해를 당장 덜 받을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잘못된 식생활에 버티어낼 사람이 따로 있는 것은 아니다.
만약 해로운 음식들을 즐겨 먹으면서도 그러한 신체의 큰 이상을 느끼지 못한다면 그것은 나쁜 음식들과의 전투에서 승리한 것은 사실이지만 몸 안이 전쟁을 치룬 것 또한 사실이라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전쟁을 치룬 대가로 전쟁이 쓸고 간 페허를 복구하느라고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허덕이고 있는 것이다.
현대인은 아무도 건강을 자신할 수 없다. 사람에게 이롭지 않은 음식이
누구에게든 괜찮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억지에 가깝다
이런글 저런질문
즐거운 수다, 이야기를 만드는 공간
내 아이를 헤치는 달콤한 유혹의 책중에서...옮겨봅니다.
클로렐라 |
조회수 : 1,360 |
추천수 : 10
작성일 : 2005-07-27 14:3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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