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글 저런질문
즐거운 수다, 이야기를 만드는 공간
내게 아이가 셋이었나?
기분이 별로 안 좋고 몸도 그렇게 좋은 컨디션이 아니라고 오늘도 집에서 근무를 했어요.
물론 집에서 근무를 한다고 해도 반나절을 전화로 회의한다고 식구들이 근처에도 못 가게 되는 상황이라 그렇게 반갑지도(?) 않지요.
오늘 저녁식사를 마치고 갑자기 남편이 말을 꺼냅니다.
'나 내가 왜 기분이 울적한지 알거 같애'
왜 그러냐고 물으니
'스타워즈가 더 이상 나오지 않을거란 사실때문이야' 랍니다.
미국에서 어제 스타워즈 3 개봉했어요.
그래서 회사에서 단체로 그 영화를 보러 갔답니다.
근무시간을 이용해서 단체관람하는건 스타워즈1때문에 시작된 관행같은건데요.
스타워즈 1 개봉할땐 장난도 아니었어요.
회사에서 직원들을 보내서 미리 표 끊는다고 몇시간씩 줄 서서 기다리고, 교대까지 하고 하는 북새를 떨고, 자정부터 시작된 첫회를 본다고 세시간전부터 극장앞에서 줄서서 기다린 기억이 아직까지 납니다(그땐 배우자 티켓도 구해주는 관대함을 보였지요.)
스타워즈 3를 보고 나니 인제 더 기다릴 영화가 없어서 너무나 재미가 없다네요.
반지의 제왕이 첨 개봉했을때에도 난리법석을 떨고 결국엔 제가 버거킹에서 애들 키즈밀에 껴주는 장난감 26조각인가를 다 구해 주느라 저희 사는 도시를 비롯 옆도시까지 가서 버거킹 키즈밀을 다섯개씩 주문해서 그 맛없는 햄버거 먹어치우고(버리기도 하고).. 모두 모아서 텔레비젼 위에 콜렉션처럼 장식도 했줬답니다.
그런데 인제 반지의 제왕도 더 나올게 없고, 스타워즈도 끝을 봤고, 기대할게 없다면서 아쉬워 하는걸 보니... 30대 중반의 남자가 아니라 저희 큰딸 또래의 아이처럼만 보이는 겁니다.
좋게 말하면 순수한거고 나쁘게 말하면 푼수빠진 아저씨죠. ^^
남편의 기분을 좀 풀어줘야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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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미네르바
'05.5.21 9:00 AM^0^
저도 반지의 제왕 매니아라서 그 심정 이해가거든요.
저는 죽는 날까지 아이 마음일 것 같은디...
우짠다죠?2. 어여쁜
'05.5.21 9:15 AM제 남편은 30대 초반인데 1년 전부터 스타워즈 개봉만 손꼽아 기다리고 있습니다.
1년을 기다리는 낙으로 참으면서 회사 생활 보내고 있답디다.ㅋㅋ
맨날 스타워즈 얘기만 해대서 괴로워요.
한국엔 개봉이 늦어져서 담주에 개봉해요.개봉 늦는다고 어찌나 궁시렁거리는지 참나..
전 같이 가서 잠이나 자다 올래요.-_-;;;
책상 유리에는 스타워즈 주인공들 포스터까지 끼워놓고(->정신사나와요!) 혼자 흐뭇해 합니다.
근데 제가 어제 책상에 물을 쏟아서 그게 다 젖었네요.메롱이다!3. toto
'05.5.21 9:29 AM저도 '반지의 제왕' 더 이상 안 나와 슬픈 사람 중의 하나 입니다.
우짜지요? 흑.4. 요구리
'05.5.21 10:25 AM드디어 어릴때부터 수년간을 마음 한구석을 차지하던 영화가 마지막을 장식하는군요.
29일날 마지막편을 보려고 예매를 해두었기에 지금은 살짝 설레임이
있지만 보고 나면 시원섭섭할것 같아요. 조지루카스 본인은 어떤 마음일까요.
스타워즈가 만들어지는 동안 등장한 반지의 제왕, 이것도 매년 한편씩 개봉될때마다 그거
기다리는맛으로 살았는데 이젠 정말 다른 '영웅'이 나타나기를 기다리며 살아야 하겠네요.
아아, 아쉬워요...5. 나나언니
'05.5.21 10:27 AM저도 미스마플님 남편 되시는 분 기분이 이해가 가요. 저희 회사도 한국에서 개봉할 때 개봉 첫 날 줄 서서 예매해서 단체관람 했거든요 ^^: 출장 갈 때마다 하나씩 피규어나 컬렉션 늘려가며 서로 자랑하기도 하구요. 주변에 어찌 다 그런 인간들 뿐이라 -_-+ 저도 그래서 스타워즈3는 아끼고 아껴서 나중에 보려고 해요. 그거 봐버리면 너무 서글플것 같아서요. 아~ 그 기분 이해 갑니다. 다행히 저희 부부는 둘 다 상태(?)가 비슷해서 서로 이해하고 넘어갑니다. 그나마 남편 분은 스타워즈에 한해서 그러신 것 같아서 다행이네요. 저희 집은 스타워즈 뿐만이 아니라, 이것저것 좋아하는 것들이 많아서 그게 더 골치에요 -_-+
그래도 뭔가를 그렇게 좋아할 수 있다는 거..열정이 있다는 거니까 멋지잖아요 *^^*6. 수라야
'05.5.21 10:44 AM저도 '반지의 제왕'땜시...남편분 이해해요.^^ 반지의 제왕 끝나고...앞으로 일년을 무슨 낙으로 사나...잠시 허무해 했던 기억이 나네요.
7. 미스마플
'05.5.21 11:46 AMㅎㅎㅎ
미네르바님, toto님, 요구리님, 나나야님, 수라야님..
여성분들이 드문 geek 의 세계에 빠져 계시네요. geek의 조건이라는 테스트도 있던데 질문들중에 위의 영화들은 꼭 등장을 하더라구요.
저도 한동안은 남편이랑 비슷하고자 노력했지만.. 안 되겠던데요.
저번날에도 남편이 집에서 근무하다가 회사에서 동료 한사람이 lightsaver라는 걸 두개 가져왔다고 같이 놀려고 했는데 진짜 안 나올거냐고 하니까 바로 준비하고 회사 나간 사람입니다.
회사에서 너무나 진짜같은(하나에 2백달러나 한다는군요) 라이트세이버로 칼 싸움하니까 정말 재밌었다고 집에 와서 자랑 엄청 하고요.
부딪힐때마다 '위잉'하는 소리가 너무 리얼했다나요.
근데, 제 남편과 성향이 비슷한 분들은 다 넘 성실하고 좋은 사람들이란 공통점이 있어서 전 넘 좋아해요.
어여쁜님의 남편분도 엄청나게 성실하실거고요.
그래도 포스터 끼워놓고 보신다는 걸 보니 넘 재밌어요.
나나언니님.. 스타워즈뿐이 아닌걸요.. Robotech라는거 아세요? 매크로스라고도 하는데 저희집엔 그것도 전 디비디가 다 있답니다.
제 남편은 그것에도 엄청 열성적이고, starfleet command라는 게임은 그 회사에서 저희집에 게임 알파인가 베타 버젼을 보내주는 정도입니다. 게임을 해보고 고칠거나 뭐 알려달라고... 암튼, 요즘은 애들땜에 이런 심각한 취미생활에 열성적이진 못하지만 늙은 애랑 사는 기분은 자주 나지요.
반지의 제왕은 어릴때부터 가장 좋아하는 책들중 하나였대요. 영화가 원작에 너무나 충실해서 고맙다는 맘을 갖고 사는 저희 애들아빤 정말 중증입니다.8. 펠리체
'05.5.21 1:26 PM음....................저는 매트릭스3편 끝나고.........죽는줄알앗읍니다..무신 낙에 살꼬...하는차에
작년에 매트릭스 완결편 콘스탄틴~~이라는 역시 키아누리브스 나오는거 보고 달려가봣는데
완죤히 속은걸 알고서(다른내용, 다른 배역) 광고사에 열받아 죽는줄 알았죠..ㅎㅎㅎ9. 미스마플
'05.5.21 1:59 PM제가 나나언니를 나나야님이라고 잘못 쳤네요. 죄송합니다.
펠리체님, 저도 메트릭스는 봤어요.
집에서 강제로.. ^^
남편이랑 남동생 둘다 아주 헤매더라구요. 영화극장에서 보고 또 빌려다 보고...
근데, 제 생각엔 1편만 좋았어요.
많으신 분들이 생각보다 열정들 있으세요. 넘 좋으네요.10. 나나언니
'05.5.21 2:17 PM매크로스라..한국에서는 마크로스라고 불러요. 저희 집에도 있어요 -_-+ 저희는 둘 다 직업이 게임관련 직업인지라 어쩔 수 없는 것 같아요. 광선검은 사실 저도 출장 갈 때마다 사고 싶은걸 자제하고 있어요. 얼마나 갖고 싶었던지 집에서 다 쓴 형광등으로 제다이 흉내 내고 놀았어요T.T
11. 미스마플
'05.5.21 2:26 PMㅎㅎㅎ
아니 부부가 둘다 심각한 긱이네요.
광선검 싸게 세일할때 알려 드릴께요.
저희 남편의 친구의 누나가 thinkgeek.com이라는 인터넷가게 운영하시거든요.
그 친구가 글케 이상한 물건을 잘 사서 갖고 온다네요.
광선검이 오늘 가격으로 120달러라네요. 담에 아주 팍팍 내리면 알려 드릴께요. ㅋㅋㅋ12. mariah
'05.5.21 3:11 PM저희 집엔 에피소드 1 그림책도 있어요..(어린이들 보는것, 사진 많고 글씨는 한페이지 몇줄 없는)
에피소드 1 보고 광분하더니(밤 12시에 개봉하는거 명보극장에서 줄서서 봤어요)
그 책을 덥썩 사왔더군요..13. 비타민
'05.5.21 4:08 PMㅋㅋ...어여쁜님... 넘 재밌어요~ 그래도 귀여우시네요...^^
14. 중구난방
'05.5.21 11:06 PM어쩜 세상에나~~~
우리 남편이랑 또옥같으신 분들이 꽤 많으시군요^^
영화관에서 반지의 제왕 보고 나오며 이젠 스타워즈만 남았구나....하며 너무 많이 아쉬워하는 모습이
꼭 장난감 빼앗긴 아이같아서 엄쩡 웃었는데...
방금 이글 읽어주며 당신이랑 꼭 같은 사람이 제법있네 라고 해주었더니
광선검만 눈에 쏘옥 들어왔는지
그거 사면 정말 재밌겠답니다...헐헐헐~~^^15. 요구리
'05.5.21 11:55 PM광선검 정말 갖고 싶은것중 하나인데...어우 부럽네요. 얼마전 제 주변에서는
친구들이 광선검 대신 화이트보드용 마커를 길게 꽂아서 서로 윙윙 소리내면서 휘두르고
난리가 났었답니다. 다들 나이도 먹을만큼 먹었죠... --+
그런데 저는 광선검도 그렇지만 다스베이더 목소리 나오는 헬멧도 너무 갖고 싶어요. ^^;;;16. 카푸치노
'05.5.22 1:42 AM저도 스타워즈 매니아입니다..
제가 여덜살즈음에 처음 봤나봐요..
백일지난 둘째 때문에 극장가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 고민이네요..
베이비 시터 비용까지 들여가며 가느냐, 마느냐..
남편과 고민중입니다..17. 찌진맘
'05.5.22 4:08 AM우리 남편 아들아이에게 레고스타워즈시리즈를 수십만원어치 사주면서 아이를 같은과(!)로 물들여 놓더이다.
아이 장난감을 사주는 건지 자기 수집욕을 채우는 건지... 하여튼 많이 다퉜네요.
우리 아들 요즘 목욕가운만 입으면 다스베이다 흉내 들어갑니다.
광선검 대신 켈*그씨리얼에 들어있는 광선스푼으로 지잉~지잉~하며 놀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