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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수다, 이야기를 만드는 공간

키친토크를 읽다보면

| 조회수 : 1,343 | 추천수 : 5
작성일 : 2005-06-11 00:13:50
전에 재미있게 읽었던 책들이 자꾸 생각납니다.
며칠전에 엔지니어님이 올리신 미트로프는 Polly Horvath라는 작가의 the trolls라는 책을 생각나게 했어요.
한국에도 소개가 된 책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미국에서 크게 인지도가 있는 책은 아닙니다.
미국이란 곳이 참 묘한게..키다리 아저씨를 모르는 한국사람들은 거의 없지만, 미국에서 자란 제 남편이나 시누이, 또 책 좋아하는 제 친구도 그 책을 한번도 들어본 적이 없는 책이라고 하니까요.

책의 스토리는 대략..어느날 멜리사, 어맨다, 프랭크의 엄마 아빠가 아주 싼 유럽행 비행기표를 사게 됩니다.아이들을 아빠의 큰 누나가 맡아줄 예정이었는데 그게 갑자기 여의치 않게 되고, 주변에 세 아이들을 맡아줄 사람이 전혀 없자.. 싸게 산 비행기표를 포기하든지, 아니면 의절했던 아버지의 작은 누나 샐리를 불러와야 할 상황이 벌어지죠.
엄마의 설득으로 아버지는 캐나다에 사는 자기 누나에게 몇십년만에 전화를 하게 됩니다.
부모가 떠나기 바로 전날 아이들은 그 존재를 몰랐던 고모 샐리를 첨으로 만나게 되지요.
캐나다에 살고 있는 그 샐리 고모의 도착은 무미건조한 아이들을 삶을 확 바꾸게 됩니다.
너무나 특이한 성격의 고모. 아이들이 싫어하는 음식을 갑자기 아이들이 너무나 먹고 싶어하는 음식으로 둔갑시키는.. 심리학자보다 더 뛰어난 고모의 재치들.
아이들의 아빠가 어렸을때의 가족이야기들을 맛있는 음식에 곁들여 소개해주는 고모.
너무나 재주가 많은 샐리고모와 지내는 짧은 기간동안 아이들은 아버지의 어린시절, 그리고 왜 아버지가 큰 고모를 뺀 다른 형제와 왕래가 없고, 고향에 돌아가지 않는지 등을 알게 되지요.
한번도 들어보지 못한 가족들의 이야기들.. 존재조차 몰랐던 사람들의 이야기.그림으로 그려서 보여주기도 하지요.
할로윈을 얼마 앞두고 고모는 다시 캐나다로 떠나고, 크리스마스에 아이들은 고모에게서 그림을 우편으로 받게 됩니다. 고모의 이야기속에 등장했던 사람들을 그린 그림들. 그 속엔 할로윈의상을 입은 자신들의 모습도 있습니다.
아이들의 의상을 보지도 않고 정확히 그려넣은 고모에게 아이들은 놀라면서 이야기는 끝이 납니다.

이야기를 통해 아이들이 평소에 싫어하던 음식을 정신없이 먹게 하는 샐리 고모.
샐리고모가 만든 많은 요리들중에 제 기억에 가장 남는것은 미트로프입니다.
미트로프속에 삶은 달걀, 올리브,삶은 당근, 훈제굴, 등을 넣어서 만들었습니다.
아이들 각자 속에 든걸 모르는체 원하는 부분을 받고 그 속에 들어있는 서프라이즈를 즐기게 되지요.
훈제굴을 싫어하는 아이의 불평에.. 샐리고모는... 굴이 얼마나 좋은건데..하면서 옛기억에서 굴을 따러 간 할머니이야기를 슬쩍 시작합니다...

요즘 요리이야기 나오는 만화가 인기지요?
이책에는 요리법도 나오지 않고.. 그냥 요리는 옛이야기를 끄집어 내게 하는 매개체의 역할만을 하지만..
너무나 재미있게 읽은 아이들 책 중 하나입니다.

내일은 저희집 큰 아이의 네번째 생일입니다.
오늘부터 청소도 하고, 시장도 보고, 요리를 시작해야 하는데.. 궁둥이가 넘 무거워서 컴퓨터앞을 떠나기가 힘이 듭니다.

아자 아자..
일어납니다.
좋은 주말 보내세요.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quesera
    '05.6.11 1:36 AM

    아이& 엄마(아이 낳았으니깐 ㅋㅋ) 추카드리구
    저도 컴 한번앉으면 엉덩이가 자석처럼 붙어있네요 ㅋㅋ
    저도 일어나서 자야하는데 ^^;

    책 스토리 잼나게 들었구요 기회되면 함 읽어봐야겠네요

  • 2. 별주부.
    '05.6.11 5:42 AM

    쉬울까요? 너무 재미있을거 같네요.영어소설도 함 읽어줘야 하는데 말이죠..

  • 3. 대전아줌마
    '05.6.11 8:17 AM

    어, 잼나게 잘 읽었습니다. 마플님에게 이런 재주가...^^
    전 걍 글을 읽다가 나중에 다 읽구 아뒤를 다시 볼때까지 런~님이 쓰신 컬쳐레시피 인줄 알았답니다.
    우~~~ 정말 재주도 많으신 82횐님들..부러워요.

  • 4. 미스마플
    '05.6.11 2:10 PM

    런~님이랑 같은 카테고리에 넣어 주시다니.. ㅋㅋㅋ

    저는 글을 읽는건 좋아하지만 그렇게 글재주가 있는 사람은 못 되고요.
    요즘 키친토크만 가면 전에 읽었던 책들이 자꾸 뛰쳐 나와서 .. 남의 글 답글로 생뚱맞게 구구절절 올려대는거 저 스스로도 한심해서 한번 여기에 올려봤어요.
    재밌게 읽어주셨다니 넘 기쁩니다.

    quesera님, 축하해주셔서 고맙습니다.
    아이 생일이라고 저녁에 무지개떡 만들다가 실패했습니다... 설었네요. 다시 앉혀서 해도 또 설고..
    걍 버렸지요. 집 청소 하다가 잠깐 인터넷 한다고 앉았는데 무건 궁둥이가 또 문제입니다.
    인제.. 자러 가야할 시간이네요.

    참.. 별주부님, 이 책 구하실수 있으시면 읽으세요.
    쉬운 영어입니다. 별로 무리없이 읽으실수 있을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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