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글 저런질문
즐거운 수다, 이야기를 만드는 공간
나도 '그림'을 그릴수 있을까?-
'그림 그리기'와 '글쓰기' 랍니다.
초딩때 엄마손에 억지로 끌려가 사생 대회에 나간 기억이
아직도 저를 진저리 치게 합니다.^^
어제' 박정희 할머니'의 '나의 수채화 인생'을 읽고
문득 '나도 그림을 그리고 싶다' 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 이유는 노년을 허무하게 보내고 싶지 않기 때문이에요. 헤헤.
저는 20대 때부터 '늙어서 뭘하고 지내야 하나' 하는 고민을 많이 했어요.
주변의 할머니들 보면 참 무의미하게 시간을 보내는거 같아서요.
노인정에서 고스톱 치고, 며느리 흉이나 보고 자식들에게 여행 보내달라, 옷사달라
뭐 이런 노인네들만 많았어요. 제 외할머니를 포함해서.
그래서 시작한게 '고전 음악 듣기' 입니다.
왜 고전 음악이냐면
먼저 한곡 듣는데 엄청 시간이 많이 걸리구요(곡을 이해 하는데 시간이 걸리니 싫증 안나고 음악에 대한 공부도 할 수 있구요.)
음악회 같은데 가서 친구랑, 가족이랑 좋은 시간을 보내고 싶어서죠.
그래서 30세 되던 해부터 머리에 쥐나게 93.1에 주파수 고정 시키고 열심히 들은 결과
지금은 고전음악을 나름대로 즐기게 되었어요.
2번째가 '골프' 입니다.
네. 돈 좀 드는 운동 입니다.
내가 노후에 뭐하고 놀까 걱정하는 사람이 당연히 경제적인것도 준비해 뒀겠죠?
자식 하나 입니다. 자식에 별 취미가 없고 저 자신에게 투자하는게 더 즐거운 이기적인 성격이라.
그렇다고 자식에게 소홀히는 안합니다.
지가 원하면 머든 뒷받침을 해줄수 있느데
본인이 마다 하는군요.
골프를 하게 된것도
자식아이 과외를 끊으면서 시간이 나서 입니다.
학교 다니는 아이 있으면서 사실 골프할 시간 내기가 쉽지 않아 엄두도 못내었는데
도저히 공부에 취미 못부치는 아이 과외 끊고
차라리 그 돈을 즐거운데 쓰자 하며 시작한게 골프입니다.
내가 즐거우니 집안 분위기도 좋아지고
애도 덜 잡게 되고, 역시 나 자신이 중요 합니다.
이렇게 해서 70세 까지 놀 거리는 준비해 뒀는데
90세 까지는 뭐 하고 노냐는 겁니다.
'수채화 인생' 읽으면서
잠시 눈물 바람도 했습니다 .
그 할머니, 너무 질투나게 인생을 잘 사셨더군요.
좋은 가정에서 자라 좋은 가문에 시집가서 좋은 남편 만나고...
아무리 노력해도 운좋은 사람 못당하듯이
그 할머니 사람 운은 참 좋게 타고 나신거 같아요.
그림이 너무 좋더군요.
교육 받은 화가인 딸의 그림보다 할머니 그림이 더 좋은거에요.
얼마나 밝고 따뜻한지.. 그래서도 울었습니다.
울다가 문득 나도 그림을 배워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제 남편 학교때 그림 동아리에서 활동 했고 그림 잘 그리는데
같이 하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구요.
나이 들면 뭐든 남편과 같이 하는게 좋아요.
그래서 의논을 했더니
격려를 해주더군요.
그림은 테크닉이니 배우면 할수 있다면서요.
그러면서 아니나 다를까 '초'를 치는데( 저희는 농담을 아주 원색적으로 하는 부부 랍니다)..
근데 너 50에 죽으면 어떡하네요.
준비 다 해놓았는데
일찍 죽으면 어떡하네요. 글쎄.
'걱정마라 남푠아,
외할머니 90세 장수 하셨고
울 엄마 잔병 없이 잘 지내시고
내 손금 보니 너 새 장가 갈일은 없을듯 하다.'
제가 마음 먹는데 시간은 좀 걸리는데
일단 시작하면 끈기는 있거던요?
10년 쯤후에 'toto'가 '줌인 줌 아웃'에
그림 올릴지도 모르겠어요.
그때까지 82가 있어야 할텐데...
P.S. 이 글 읽으시는 분 중에 지금 힘든 시간을 보내고 계신 분들에겐
너무 배부른 글을 올린거 같아 죄송해요.
저도 2,30대는 참 힘든 때도 많았는데
나이 들수록 인생이 더 편해지네요.
큰 욕심 안내고 미래를 열심히 계획한 결과 인듯해요.
제가 뒤는 안돌아보고 열심히 앞만 보고 사는 성격인지라
제가 생각한 대로의 인생을 지금 살고 있어요.
그 점은 저도 참 운이 좋은 사람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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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냐옹닷컴
'05.5.15 12:05 PM저랑 비슷한 성격이신것 같아요.
저도 아기가 커도 아기보단 저에게 투자하고 싶어요.
다행하게도 남편도 저랑 비슷한 성격이라서...^^;
아기에게는 기본적인 것만 해주고 그 돈으로 둘이 여행다니며 즐겁게 살자고 이야기했습니다.
근데 왜 이렇게 하고 싶은게 많죠...참...ㅠ.ㅠ
전 인생 목표가 악기는 3~4가지 정도 다를 수 있게, 운동은 4~5가지 정도,
외국어는 5개국어 이상, 뭐 기타 등등으로 설정되어 있어서 ^^;;;
저번주부터 비올라 레슨에 들어갔는데...마음과 달리 몸은 힘드네요 ^^;
아기가 크면 저도 뭘 배우러 다닐 수 있겠죠. 몸이 근질근질하네요.
열심히 하세요 화이팅! ^^2. toto
'05.5.15 12:52 PM정말 그러네요.
저도 외국어 몇가지 하고 싶었는데
불어, 일어 집적대다가 영어공부만 해요.
근데 잘 안느네요. 여전히 버벅버벅.
그치만 제가 할머니가 되면 손주에게 영어 동화책은 읽어 줄수 있을거에요.
악기는 포기 했어요. 단소 같은거 배우고 싶었는데...
저보다 욕심이 훨씬 많으시군요.ㅎㅎ
열심히 하세요!3. 아임오케이
'05.5.15 1:45 PM저도 그림 배우고 싶었는데, 결혼하고 타향으로 오고 보니까 넘 심심했어요. 첫 애는 아직 뱃 속에 있고.
그래서 그림을 배우러 갔었지요. 첫날 하얀 두루마리 화장지를 주면서 뎃생을 하라고 하던데 그때 너무 절망해서 딱 하루가고 그만 뒀어요.
toto님 그림 배우기 시작하면 그 과정도 올려주세요.
저도 마음 한번 내보게요.4. 헤스티아
'05.5.15 3:05 PM저는 다 커서 그림 조금씩 그리는데, 유화하고 아크릴하고 수채화하고.. 그냥 내킬때 내키는것 그리거든요.. 학원에서 배우는것은 기술;;인데, 그저 저는 제가 표현하고싶은것을 옮기고 싶었던 터라, 학원에서 배우지는 않았어요. 남보기에 그럴듯한것 전시할 계획도 없고, 그저 제가 즐기고 재미있으면 그만이거든요. 혼자 감동하고;; 헤헤
그림 조금 그릴 줄 알던 후배 하나 꼬드겨서 하루 화방같이 가서 물품 구입하고, 쓰는요령 배우고 지금까지 혼자 그리고 싶을때 그려요..
뭔가 내면의 움직임을 형상화 하는 창작의 즐거움을 느끼는 것이 목적인 저같은 사람은 그냥 그렇게 그려도 즐겁고 재미있더라구요.5. 레인트리
'05.5.15 6:03 PM저도 결혼하고 그림 시작했는데요.
하고 싶었던 걸 하게 되었다는 기쁨도 크지만
비슷한 걸 좋아하는 사람들끼리 모여서 함께 좋아하는 작업을 한다는 것에서도
참 많은 기쁨이 느껴지더라구요. 분명히 즐거운 나날 보내실 수 있으실 거예요.
응원 보내드립니다! :)6. toto
'05.5.15 8:07 PM격려 말씀 모두 감사 합니다.
제가 결심을 하는데는 시간이 무지 오래 걸립니다, 1년 이상이 될 수도 있어요.^^
그치만 시작하면 쉽게 포기는 안합니다.
제가 워낙 그림엔 소질이 없는지라, 요즘 초등 1학년보다 실력이 아래에요.
그래도 꾸준히 배우면 되겠죠. 손도 있고 눈도 있으니..
박정희 할머니 처럼 화가는 못되겠지만
그래도 함 시작해보고 싶어요.
제가 그림 그릴 생각을 했다는게 저는 참 신기해요.
책 한권의 위력이 참 대단함을 느낍니다.^^7. 생강나무꽃
'05.5.15 9:33 PM - 삭제된댓글아.. 박정희 할머니의 육아일기라는 책을 보면 그 할머니가 정신적 기틀은 너무나 좋지만 경제적인 면에서는 빵점에 가까운 함경도 시댁에 시집가셔서 '먹고 살기 위해서' 많은 고생 하시는 얘기가 나와요...그때는 다 못살았고 그 동네는 워낙 또 척박했으니까... 여하든둥 그러나 할머니의 친정이나 시댁이나 정신적인 가치면에서 참 많은 걸 물려주신 집이라 존경스럽고 부럽습니다.
8. 허진
'05.5.16 1:28 PM토토님 글 잘 읽었어요 저도 나이들어 가면서 (30대이지만) 혼자서라도 즐길 거리를 찾게 되더 군요
지금은 중국어를 공부하고 있어요 나름대로 재미가 있어서 지루한 지 모른답니다
요즘 도예에 관심이 생겨서 벼르고 있답니다 내년쯤 시작해 볼까하구요
그리고 아이가 바이올린을 하고 있어서 저도 클래식에 관심이 생겨 많이 접해 보려 노력중입니다
뭐든지 생활속에 활력이 되는 어떤 것을 찾아 열심히 하는 것이 가정과 나와 아이들에게 행복인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