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www.facebook.com/sonminho.629601/posts/pfbid0R1qcbgUN5MrKWqdeyLzXjWq79...
(전략)
그 수많은 자칭 리뷰와 코멘트에는 가장 중요한 게 없었다. 노래 얘기가 없다. 가수가 컴백 공연을 했는데, 노래 얘기를 안 한다(또는 못 한다). 사회적 비용이 어떻고 공간의 역사성과 상징성이 어떻고 하는 얘기만 있다. 왜 아티스트 얘기는 안 하고 소속사 사장 얘기만 하나? 왜 콘텐츠 얘기는 없고 플랫폼 얘기만 있나?
아재들은 도대체 방탄의 컴백 공연에 무엇을 기대했던 것인가. 그들이 공연에서 무엇을 보여주길 바랐는가. 민주화의 성지니까 임을 위한 행진곡이라도 불러주길 바랐는가, 아니면 왕조의 유산이니까 강강수월래라도 하길 원했는가. 광화문 광장씩이나 내줬으니, 그래, 니들이 얼마나 잘하나 보자 하고 팔짱끼고 1시간을 지켜본 건 아닌가.
(중략)
Let me, honey, talk about the business / Everybody know now where the K is / 어디까지 가니 이런 제길 / 저주하니 아직? 흉즉대길
Pardon 김구 선생님 tell me how you feel / 영어는 또 나밖에 못 해 but that is how we kill / 눈만 또 허벌나게 큰 너희가 말하길 / Are they for real? For real?
방탄의 새 앨범 'Arirang'에 들어간 'Aliens'의 가사 일부다. 신랄하다. '눈만 허벌나게 큰' 서양인에게 자신들은 외계인이라고 노래한다. 이 얼마나 강력한 카운터 펀치인가? '눈 작은' 한국 청년들이 '눈만 큰 너희'라고 서양인을 부른다. 이 노래에는 다음 대목도 있다.
'From the 가나 to the 하 / 우리 보고 배워놔 / Yeah we aliens / If you wanna hit my house / 신발은 벗어놔 / Yeah we aliens // 어쩜 그래 shameless / 예의를 차려 we aliens / 해는 동쪽에서 risin' / Aliens, aliens'
서양에 진출해 서양인의 눈에 들어야 하는 청년 아티스트가 서양인에게 가나다라를 가르치고, 우리집에 오려면 신발 벗고 들어오라고 꾸짖고, 해는 동쪽에서 뜬다고 노래한다.
서양문화에 이렇게 정면으로 맞선 한국인을 본 적이 있는가. 이 정도 메시지면 무서울 정도로 한국적인 것 아닌가? 이 노래 덕분에 전 세계 아미들이 한국인 집에 들어오려면 신발부터 벗지 않을까? 김구 선생님이 누구인지 챗gpt에 물어보는 아미들도 수두룩할 테고. 밥 딜런이 무슨 별난 퍼포먼스를 했는가. 가수가 제가 말하려는 바를 노래로 부르면 되는 것 아닌가.
공공재 얘기를 자꾸 하던데 이 시대 BTS만큼 글로벌한 한국 콘텐츠가 또 어디에 있는가. 내가 모르는 장르는 공공재가 아닌가. 뉴욕 타임스퀘어와 파리 에펠탑광장은 공공재 아니었던가. 한국 청년들이 거기에서 한 공연에 그래 무슨 공공의 메시지가 있었나. 왕이나 드나들던 길이라고? 하고한 날 온종일 외국인으로 그득하던데?
넷플릭스만 돈을 벌어줬다고? 넷플릭스 덕분에 오징어게임의 뽑기와 구슬치기가, 케데헌의 김밥과 갓이 서양에 알려진 건 아니고? 넥플릭스를 뭐라 할 게 아니라 그만큼 강력한 플랫폼을 갖지 못한 우리를 탓해야 하는 건 아닌가. 넷플릭스는 우리에게 없는 언로를 한방에 뚫어줬다.
공연의 완성도는 아마도 연출진을 따로 만나면 어마어마한 얘기를 들을 것 같다. 이건 이래서 안 되고 저건 저래서 안 되고 그래서 결국 타협한 꼴이 어제 공연이었을 것이라고 나는 확신한다. 한국의 공무원은 테러를 걱정하고 있었으니까. 나는 광화문 광장에 깐 저 의자들부터 마음에 안 들었다. 아미들은 오빠들 생일이라고 돈 모아 묘목을 사서 나무를 심는 청년들이다.
허접했다는 뇌피셜만 읊지 말고 해외 반응을 보시라. 방탄 신곡이 점령한 전 세계 음원 차트가 속속 올라오고 있다. 청년들이 열심히 살아서 여기까지 왔다. 어른이라면 대견하게 여기고 너그럽게 봐줘야 옳다고 나는 생각한다.
그래, 언젠가도 포스팅했지만 방탄 니들은 얼른 해외로 나가라. 가서 돌아오지 말아라. 제 나라보다 더 높이 쳐주는 외국에서 잔소리 안 듣고 눈치 안 보고 하고 싶은 거 다 하고 살아라.
=======
찾아보니 동아일보 기자같던데 (틀릴 수도 있습니다) 마지막 문단은 그냥 속상해서 한 말이겠죠. 예전 김연아 선수 불의한 성적 땜에 속상해하며 팬들이 연아의 유일한 단점은 국적이라고 했던 것처럼 말이죠) 암튼 우리 탄이들 해외에 며칠만 있어도 한국 오고싶어 힘들어하는 토종소년단인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