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깐 밤이 생겨서
약밥 만들기 시작 했어요.
한국산 대추도 없는 주제가
바퀴벌레같이 생긴 중동산 대추야자 물 우리고
중국산 호박씨
미국산이지만 괜히 내 친정엄마한테 미안한
엄청 큰 건포도
코젤맥주 사면 딸려오는 시나몬설탕 수십개
코스트코에서 산 호두씨기름
몽고간장 양조간장 프라임
비정제 갈색 설탕
물
찹쌀은 첫 판은 생쌀로 500그람
두 번째는 생쌀로 650그람
2009년산 C첸 전기압력밥솥 6인용
첫 판은 조심스레 해서 정말 내가 한 게 맞아?
모냥과 맛과 빛깔이 멋있다 못해 감동.
여기서 멈췄어야.
갑자기 위 아 더 월드 아이 메이드 약밥 모드
세계 모든 이들에게 나의 첫 약밥을 멕이고 싶은
범 우주적인 봉사정신에 불타올라,
C첸 밥솥 내솥에 보이지않는 MAX 선을 넘어 버렸..
밤은 역시 생밤 씹어 먹는 게 좋다고 누가 그러던데?
사각사각 그린하게 씹히는 호박씨와
달다 못해 쓴 맛?이 나는 건포도
군데군데 이태리 사람들 취향에 맞춘 알덴테 찹쌀까지
욕심이 과하면
내 뱃속의 평화도 지키기도 힘들다는..
두 번째 약밥을
억지로 먹느라
생목도 올라오고ㅜ
16년 결혼생활 남편보다 사고 덜 친
C첸 밥솥이모에게 미안하고ㅜ
내일은 퀴노아 및 병아리콩 넣고 해 보려던
유럽과 아메리카 시장을 타겟한
야심찬 약밥 여정,
여기까지가 끝인가보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