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에 하천 따라 난 산책로를 걷고 있었어요
두 갈래 길로 갈라지는 그 가운데 둔턱에
왠 통통한 노란 줄무늬 고양이가
약간 실눈을 하고 또아리 틀듯 누워? 앉아? 있더군요
저랑 눈이 딱 마주쳤는데
어쩐지 무서워 ㅠㅠ.....
얼른 눈을 돌리고 가던 걸음을 이어갔죠
근데 이어폰 꽂고 있어 몰랐는데
제 옆에 난데없이 길죽한 꼬리가 서있어서 화들짝..
고양이가 어느새 내려와서
저랑 나란히 걷고 있었나봐요
거기까지도 오케이
근데 이제 고양이가 제 앞에서
오른쪽에서 왼쪽 대각선으로 슥 걸어가요
그럼 저는 길이 막혀 멈칫.
다시 걸으니 고양이가 또 제 앞에 서서
왼쪽에서 오른쪽 대각선으로 슥
그럼 저는 또 멈칫.
아니 왜 그러세요 ㅠㅠㅠㅠㅠㅠㅠㅠ
그래서 그걸 대 여섯번 반복하다가 벗어났는데
뒤를 돌아보니 고양이가 제가 멀어질 때까지
앉아서 저를 바라보고 있더라고요
'그래~ 잘가고~'
이런 느낌...ㅎㅎㅎㅎㅎㅎ
약간 어릴 때 우리 시골 할머니가
서울가는 우리 차 바라보며 배웅해주던 느낌으로...
고양이 키우시는 분들은
혹시 이 행동이 뭔지 아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