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7년전인가 한참된 이야기인데
동네에서 친해진 언니가 피티 트레이너를 짝사랑하게 되었다고 털어놓았어요
워낙 웃기게 말하는 재주가 있어서
잘 생긴 연예인 좋아하듯이 그런 감정이겠거니
저도 웃으면서 들었어요
그런데 가끔 만날때마다 계속 그 트레이너 이야기를 자주, 오래 하길래
말은 안 했지만 좀 위험하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러다가 그 트레이너가 피트니스 중국 지점에 점장으로 가게 되어서
송별회를 했다는 말을 전하다가 갑자기 울음을 터트리는거예요
자기가 그 사람을 남자로 사랑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나요
이제 못 본다고 생각하니까 가슴이 찢어진다나뭐라나
어떻게 리액션을 해줘야 할지 당황스러웠지만
뭐 어쨌거나 그 사람이 중국으로 가면 못 보게 되니까 오히려 잘 됐다고 생각했죠
그런데 그 언니가 몇 달을 끙끙 앓더니
당시 초등학생이었던 아들 둘을 데리고 중국 어학연수를 간다는겁니다
남편을 어떻게 설득했는지 모르겠는데
6개월도 안 걸려 준비해서 그 트레이너가 있다는 상하이로 따라 가는거예요
상하이 도착해서 그 트레이너가 있는 피트니스로 찾아갔다
그 사람이 반가워했다
얼굴보니 이제야 살 것 같다
뭐 그런 연락이 왔는데
저는 내가 사람 잘 못 봤나보다 슬슬 손절해야겠다고 결심하고
그 언니 연락을 의도적으로 피하던 즈음
그 언니의 남편이 이 사실을 알게 되었어요
그 트레이너가 남편한테 연락을 했대요
당신 마누라가 나를 스토킹하고 있으니 제발 데려가라고
안 데려가면 경찰에 신고하겠다고 했대요
제가 그 언니를 손절하여 다른 지인으로부터 전해들었는데
남편이 그 길로 상하이로 달려가서 아이들 데려오고
이혼 진행시켰다더군요
동네에 소문이 파다하게 퍼져서
아이들 학교 생활이 너무 걱정되었는데
마침 코로나가 터져서 다행이었달까요 ㅠㅠ
저는 그 이후 이사해서 소식이 완전히 끊겼는데
그때 일이 너무 충격적이었는지
저는 피티받을 때 무조건 여자쌤한테만 받았어요
이번에 이사한 곳 피트니스에는 여자쌤이 없어서 헬쓰 말고 필라테스를 해야하나 고민입니다
나와 상관없는 그 사람으로 괜히 나만 이상한 징크스 생겼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