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적으로 중장년과 노년으로 구분되는 시기는 60세이나 현대 사회에는 통용되지 않는다고 해요.
또한 노년이 길어진 요즘은 young old/mid old/old old 의 세 시기로 구분한다고 할수 있으며,
심리적으로는 스스로 노인이라고 생각하는 시기부터 노년이라고 할 수 있는데
여러 정의에 따라 노년의 의미가 달라지므로 현대 사회에서는 노년에 대한 구분 자체는 중요하지 않게 됩니다.
인생의 마지막을 잘 장식하기 위해 노년기에 꼭 해야하는 일은 “화해” 혹은 “용서” 입니다.
인생이라는 여행을 지내며, 나의 지나온 삶과 화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속상하고 안타까웠던 마음, 회한 등 여러 가지 감정을 그대로 마음속에 쌓아두고 간다면
인생의 마무리를 준비할 수가 없습니다.
삶 가운데 있었던 감정의 응어리, ‘한’을 해결할 필요가 있는 것입니다.
한은 보통 ‘맺힌다’라고 표현하는데,
“맺힌다”라는 표현은 보통 이슬이 맺히거나 눈물이 맺히는 것처럼
어떤 한 겹의 커버로 그안에 무언가가 쌓여 있음을 말합니다.
한 또한 마찬가지로, 이 맺힌 한을 풀어주는 것이 바로 노년에 해야할 중요한 일입니다.
이 노년의 화해 작업으로 인해 더 이상의 한이 없어지는 것이 “여한이 없는” 상태가 됩니다.
노인들이 보통 과거에 대해 이야기하며 “회상”을 하게 되는데 (생애 개관)
보통 일상 가운데 과거 이야기를 반복하는 형태로 나타납니다.
젊은이들은 이것을 노인들이 시간이 많고 할 일이 없어서 라고 생각하지만,
자신의 과거에 대해 자꾸만 거듭해서 언급하면서 감정의 응어리를 푸는 필요한 작업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로써 부정적 감정은 긍정적 감정으로 바뀌게 됩니다.
한을 풀기위한 중요한 자정작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어느 할머니가 평생 돌아가신 남편의 바람으로 힘들었던 이야기를 결혼한 딸에게 이야기를 했습니다.
처음에는 딸이 엄마를 공감하였지만, 이 이야기가 매번 반복되니 딸이 힘들어 졌습니다.
하루는 “엄마 그만해! 이제 아버지 돌아가셨잖아. 이제 마음 좀 편하게 지내세요”라고 하니
엄마는 속상하고 서러워서 말을 못하다가 우연히 한 교회의 노인 모임을 찾아가서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그 모임에서 각자 자기 이야기를 하고 서로 공감하고 위로가 되니 점차 하시는 말씀이
“그래도 우리 영감이 허우대는 멀쩡했어.. 사람이 마음이 여려서 그랬지. 꼬리친 여자들이 나쁜 년들이지.”
라고 이야기하게 되고 미웠던 남편에 대해 무거웠던 마음이 해소가 되면서,
이 후 마음이 조금 편하게 남편의 산소를 찾아갈수 있었다고 합니다.
노인들이 똑같은 이야기를 반복할 때 주제는 똑같지만, 감정의 세기는 점점 잦아들게 됩니다.
부정적 감정이 줄어들고 긍정적 감정이 올라가게 되지요.
한이 풀리는 과정입니다. 평생 객관이라고 굳게 믿었던 자신의 주관이 녹아들게 되는 것입니다.
그렇게 점차 긍정적인 새 안경을 찾아쓸 수 있게 됩니다.
하지만 이런 노인을 가까이서 만나는 가족내의 중장년 혹은 젊은이들은 노인을 이해하지 못합니다.
중장년의 자녀는 또한 미래의 자신 모습으로 부모를 동일시하기 때문에 더 마음이 힘들기도 한데요,
노년기의 이런 생애개관 작업에 대해 알게 된다면 조금더 편안하게 노인들을 바라볼 수 있게 될 것입니다.
고려대 심리학과 한성열교수 강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