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은 고양이정수기였어요.
정수기에 물을 완전 한가득 채우면 커넥터 부분에 물이 닿으면서 고장이 나서
그렇게 하지 말라고 수없이 말을 했어요.
그럼에도 오늘 아침에 또 실수 해놓은 걸 보고는 드디어 폭발했습니다.
바깥으로 보이는 투명창에 눈금이 전혀 안 보여서 열어봤더니
한가득 채워져서 커넥터에 물이 닿기 직전이더라고요.
이빠이 가득...그냥 눈금도 안 보고 위에서 주전자로 줄줄줄 들이부은 거...
어떻게 보면 물 버리고 다시 끼어놓으면 되지만
그걸 보는 순간 뭔가 뇌에서 끈이 뚝 끊어지대요.
이 짓을 몇년을 했으니까요.
조금만 신경써서 눈금창 보면서 물을 넣으면 되는 걸..
결국 상대방이 자기 행동때문에 불편해지는 건 아무렇지 않게 생각하는 거 아닌가.
화도 내보고 부탁도 해봤는데 이정도면 그냥 이기주의 아닌가요.
그토록 좋아하던 고양이도 이제 못 키우겠다 했습니다.
정말 격렬하게 아무것도 신경쓰고 싶지가 않네요.
번아웃된 것 같아요...
고양이 당장 어떻게 해달라고,
입양을 보내던, 갖다 버리던 이제는 저도 모르겠다고..
미치도록 다 싫다고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