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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정말 객관적으로 힘들었던 어린 시절

.. 조회수 : 1,835
작성일 : 2021-03-19 11:41:06
누구나 자신이 겪은 고난이 가장 크게 느껴지는게 당연한 일이지만
저는 아무리 객관화 시켜 보려고 해도 
저보다 더 힘든 어린시절을 겪은 경우를 별로 보지 못했어요.

“별로” 라고 쓴 건 저보다 더 힘들었겠다 싶은 경우가 있긴 있기때문인데요,
예를 들면, 학대 당하다가 결국 부모에의해 죽임까지 당한 경우, 
혹은 아기때부터 고아로 시설에 살다 폭력등에 항시 방치 되고 성인되면 아무도, 아무것도 없이 세상에 홀로 내팽개쳐진 경우,
이런 조금 극단적인 경우 말고는 저보다 더 힘든 어린시절을 보낸 경우를
이곳 82나 다른 인터넷사이트에서도 본적이 없어요. 

태어나면서부터 겪었던 그런 환경을 이겨내고 묻어두고 
20대엔 외롭고 힘들었어도 잘 살아냈다고 생각했는데
30대에 우울증이 찾아왔고 그 후로 다시 불행하게 살고 있어요.
( 제 경우엔 약으로 치료가 잘 안돼요) 

우울증 탓에 가슴 깊이 묻어 두었던 상처들, 어린시절 기억들을 자꾸 떠올리게 되고
( 어릴땐 잠시도 평범하고 멀쩡하게 살지 못해서 끄집어 낼 상처가 너무 많아요) 
내 삶이 너무 억울하게 느껴져 울분이 올라오기도 해요. 
저보다 더 힘든 사람도 있었을거야 하고 자기연민에 빠지지 않으려 마음을 다잡으려고 해도
사실 저만큼 함든 어린시절을 보낸 사람은 별로 없더라고요.

근데 현재는요, 그다지 나쁘지 않아요.
물론 좋지도 않아요. 우울증으로 10년 넘게 헤매고 있으니 현실을 제대로  잘 살고 있을리가 없잖아요.
경제적으로 쪼들리기도 하지만 밥 먹고, 옷 사입고 할 돈은 있고요,
결혼도 해서 남편도 안 맞는 부분도 있지만 , 그래도 착하고 성실해요. 

지금부터 다시 시작하면 되는데
이 우울증 ( 최근엔 불안장애도 생김)이 
제가 긍적적으로 생각하고 능동적으로 행동하는걸 자꾸 방해해서 
또다시 어린시절 불행했던 시간들로 빠져들게 만들고
아주 작은 어려움에도 그냥 다 포기하고 삶을 관두고 싶게 만들어요.

최근에는 몸이 아파지니까 우울증이 다시 또 악화되네요.
병원에 가서 차근차근 치료하고 하면 될텐데
왜 자꾸 사는게 너무 힘들다, 이겨내고 극복하는거 이제 그만 하고 싶다, 지쳤어, 그만 살고 싶다 
하는쪽으로 생각이 가는지 모르겠어요.

...그냥 끄적여봤습니다. 




IP : 121.44.xxx.73
1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ㅡㅡㅡ
    '21.3.19 11:42 AM (70.106.xxx.159)

    큰 병원가서 다시 약도 바꿔보시고
    운동도 한가지만 더 배워보세요
    꼭요

  • 2. ...
    '21.3.19 11:55 AM (175.192.xxx.178)

    지나간 과거에 살지 마세요.
    과거는 흘러갔어요.
    백날천날 상기해봤자 나만 손해예요.
    아는데 잘 안 된다고요?
    뜨거운 물건 들고서 뜨겁다고 울고 있는 꼴이에요.
    어떡하냐고 못한다고 웁니다.
    그냥 그 뜨거운 걸 놔버리세요.
    방법은 따로 없어요.
    내게 그런 과거가 있었지.
    너무 힘들었지만 지나갔구나.
    정말 정말 고생 많았다.
    너였으니 이겨낼 수 있었던 거였지 다른 사람은 못 견뎠을 거야.
    대견하고 훌륭하다.
    이렇게 다독여 주세요.
    그리고 떠나 보내주세요.
    뗏목으로 강을 건넜으면 뗏목을 버려야 해요.
    그래야 갈 길을 갈 수 있죠.
    그런데 강을 건너게 해준 뗏목이 고마우니 이고지고 들고 길을 가려고 하면 얼마나 어리석나요?
    갈 길 가려면 그 고마운 뗏목 버리고 편안히 걸어야 하거늘
    하물며 고통스러운 과거를 뭐하러 지고 가려고 하세요?
    물론 고통스러운 과거가 있었기에 원글님은 남들보다 더 성장한 부분도 있을 거예요.
    그걸 자신의 자산으로 삼고 앞으로 나아가세요.
    과거에 붙잡혀 살고 미래를 걱정하며 살고
    다 부질 없어요.
    지금 이 순간밖에 우리는 못 삽니다.
    원글님
    기운 내시고 저도 응원할게요.
    정말 고생 많으셨어요. 토닥토닥 안아드려요.
    앞으로는 행복한 사람이 되시길 기원합니다.

  • 3. ...
    '21.3.19 11:58 AM (175.192.xxx.178)

    툴툴 털고 일단 몸부터 추스르세요.
    매일 햇빛 보고 1시간 정도 산책하시고 병원에서 검진 받으시고요.
    죽는다는 생각은 그 다음에 해도 늦지 않아요.
    딱 3개월만 노력해 보시면 세상이 달라질 거예요.

  • 4. 현재에만 집중
    '21.3.19 11:58 AM (121.162.xxx.29) - 삭제된댓글

    지나간 일은 일도 아니다.
    오래 전 신춘문예 공모전에 입상한 20대
    초반 젊은 시인의 표현인데 오늘 이 구절이
    생각나더라구요.
    옛날 기억나면 몰라, 괜찮아 이렇게 자신에게
    말해보세요. 그 효과는 직접 확인하시길

  • 5. ...
    '21.3.19 12:01 PM (175.192.xxx.178)

    일부러 긍정적인 생각을 해야지 하는 것보다는
    내게 이런 생각이 떠올랐구나 하고 직면하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그러다 보면 또 이런 생각이 났구나 하는 순간 멈출 수 있어요.
    더 이상 생각이 꼬리를 물로 이어지지 않게 끊어주는 거죠.
    그리고 생각이란 그냥 놔두면 지구 멸망까지 갑니다.
    어리석은 것이니 집착 마세요.
    죽는다는 생각은 무겁고 의미 있고
    지금 바로 먹고싶거나 화장실 가고 싶다는 생각은 가볍고 의미 없는 생각같지만
    그렇지 않아요.
    그 생각의 무게는 같아요.
    내가 괜히 의미를 다르게 두는 것 뿐이죠.
    그 모든 생각은 다 변합니다.
    붙잡지 마시고 편해지세요.

  • 6. ..
    '21.3.19 12:20 PM (121.44.xxx.73)

    “옛날 기억나면 몰라, 괜찮아 이렇게 자신에게 “

    제가 20대때 사용했던 방법이네요.
    지금은 잘 안되더라고요...

  • 7. ..
    '21.3.19 12:23 PM (121.44.xxx.73)

    “너무 힘들었지만 지나갔구나.
    정말 정말 고생 많았다.
    너였으니 이겨낼 수 있었던 거였지 다른 사람은 못 견뎠을 거야.
    대견하고 훌륭하다.
    이렇게 다독여 주세요.”

    이것도 20대때 이렇게 생각하면서 버텼었어요.
    그때는 우울증이 없었거든요 ㅠㅠ

  • 8. ...
    '21.3.19 1:30 PM (175.192.xxx.178) - 삭제된댓글

    우울증이 있다는 것도 생각이에요.
    20대엔 괜찮았는데 지금은 안 된다도 생각입니다.
    지금은 우울증 때문에 안 되다는 생각만 놓으면 돼요.

    병원도 가고 상담도 받으시고 빨리 행복해 지세요.

  • 9. ...
    '21.3.19 1:32 PM (175.192.xxx.178)

    우울증이 있다는 것도 생각이에요.
    20대엔 괜찮았는데 지금은 안 된다도 생각입니다.
    지금은 우울증 때문에 안 되다는 생각만 놓으면 돼요.
    다 해봤지만 지금은 더 이상 안 된다는 것도 생각
    이제는 못한다 그게 원글님에게는 가장 큰 장애물이에요.
    왜 못해요?

    병원도 가고 상담도 받으시고 빨리 행복해 지세요.

  • 10. ..
    '21.3.19 1:43 PM (118.46.xxx.14)

    저 하늘에도 슬픔이..
    이윤복님의 일기를 바탕으로 한 영화를 봤는데요.
    제가 나름 넘넘 힘든 어린 시절을 겪었지만 이윤복님 실화에는 한참을 못 미치는거더라고요.

  • 11. ..
    '21.3.19 1:52 PM (121.44.xxx.73)

    저는 어릴때 집에 책이 있어서 봤어요.
    저도 엄마 없는건 같은데 그렇게 가난하지는 않었어요.
    제게 가장 힘들었던건 가난이 아니라 폭력이었거든요.
    이윤복 아저씨는 부모님 세대라...

  • 12. ㅁㅁ
    '21.3.19 5:58 PM (110.13.xxx.92)

    휴 저도 가정폭력으로 힘든 어린시절 보내긴 했는데 쓰신글 보니까 원글님이 더 힘드셨을 거 같아요
    저는 아직 미혼인데 결혼이 잘 안되어서 계속 안될 때마다 내가 이렇게 망가진 사람이라 아무리 노력해도 안되는건가 하고 돌아보고 자책하거나 부모 잘못 만난 운을 탓하게 돼요

    원글님 행복하시길 바라요 힘내세요 ㅠ

  • 13. ..
    '21.3.20 5:33 AM (121.44.xxx.73)

    ㅁㅁ 님도 행복하시길 바래요.
    우리 모두 행복해졌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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