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앉아 책 읽고 있는데 옆에 할머니들이 얘기하고 있었어요. 목소리가 컸고 바로 옆자리에 앉아 있었기 때문에 대화 내용이 다 들렸습니다.
미국서 공부하는 누구누구(아마도 자식이나 손주들인 듯) 얘기하다가, 전시회인지 뭔지 문화행사 이야기하다가, 예전 소설가들 문인들 이야기하다가. 아는 것도 많고, 그 연배에 드문 지식 넘치는 고상한 분들 같았습니다. 차림새도 우아하고.
그러다가 한일 관계 얘기로 들어가더니 문재인 대통령 비난이 줄줄.
요지는
"일본을 공격하면서, 그게 사실은 다 한국에서 기득권 가진 사람들 공격하려고 하는 짓이다"
"그 시절에 친일파 아닌 사람이 어디 있었나, 다 친일 하면서 살았지. 그걸 문제삼으면 어떡하냐"
뭐 이런 것들.
제 할아버지가 독립유공자입니다. 한국전쟁 때 돌아가셨고 할머니는 혼자 고생고생하면서 울아버지 6남매를 키웠다고 합니다. 유공자 인정 받았는데, 대부분 아시겠지만 큰 혜택 없어요. 지원금 뭉텅이로 주길 원했던 적도 없고 요구한 적도 없습니다.
다만 평생 잘 먹고 잘 사셨을 것 같은 분들 이야기를 듣자니 화가 치밀더군요.
"할머니들 같은 분들 친일파 옹호하는 세상 만들자고 우리 할아버지는 일제 때 감옥까지 가면서 독립운동 하신 거네요"
이렇게 말하고 싶었지만... 간이 작아서 못 했어요. 그러고 며칠째 무의미한 후회를 하는 중. 확 말해버릴 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