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안시성을 뒤늦게 보았습니다.
일찍 보고 싶었는데 여차저차해서 끝물에 극장에 가서 보았는데,
제 소감은 일단 고구려 영화가 무척이나 반가왔다는 겁니다.
고구려를 좋아하는 저로서는 고구려를 다룬 드라마나 영화를 거의 못 봐서(주몽은 제외할게요. )
가뭄에 단비랄까요~~~
고구려의 무사들이 말에 철갑을 씌우고 힘차게 달리는 장면,
몇십만 대군이 성을 둘러싸는데도 그 기세에 전혀 기눌리지 않는 고구려의 기세,
남자들 못지않게 씩씩하고 활달한 고구려 여성 전사들,
너무나 불리하고 패배가 예상되는 비극적인 상황에서도 투지를 잃지 않고 끝까지 해내는 모습들이
감명깊었고요.
아쉬운 단점들이 여럿 보이긴 합니다만,
고구려 갑옷에 대한 고증이 부족한 점, 기록이 별로 없다 보니 스토리 구조가 풍부하지 못하고 단선적인 점,
캐릭터도 다양하지 못한 점, 뻔하고 식상한 이야기 구조들이 보이긴 했습니다만,
그래도 영화 안시성은 천만을 넘었다는 영화 명량보다 훨씬 감명깊은 작품입니다!
우선 명량의 이순신 역할의 최민식은 정말로 미스캐스팅이었습니다.
배우 최민식 개인의 연기력을 따지는 게 아니라 그 배우최민식에게서 풍기는 고유의 분위기와 아우라가
이순신 장군과는 정말 맞지 않았습니다. 원래 무과가 아닌 문과를 준비할 정도로 문인 선비의 맑음과
지혜로움을 지닌 이순신 장군 역에 최민식은 지금 생각해도 에러입니다.
그리고 영화도 새로운 시도도 없었고 그냥 한 마디로 이순신 장군 그 이름에 힘입어 흥행한 영화입니다.
그러나 영화 안시성은 천만에는 훨씬 부족한 흥행이지만,
기술적으로 로봇암, 팬텀 고속 카메라 등으로 고구려 무사들의 액션을 최대한 돋보이게 표현한 점,
역사 기록에 거의 남아 있지 않는 안시성 전투를 삼국사기 고구려본기, 당서 등 제한된 역사서를 최대한
참고하여 영화로 복원해 낸 점 등은 높이 평가하고 싶네요.
조인성이 비판을 받기도 했지만, 우리가 많이 봤던 장수 역할을 맡았던 배우가 아니라서
신선하게 다가왔고 젊고 힘찬 고구려 장수의 새로운 모습을 재현해 낸 게 아닌가 해요.